서울시민이 '여유 있는 생활'의 조건을 묻는 설문조사에 "월평균 344만 원가량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23일 서울시는 서울시민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와 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서울시와 서울시 복지재단이 시정에 맞는 복지모델 수립을 위해 도입한 '서울시 복지패널 조사'의 일환으로 처음 실시됐다. 지난해 3월~5월 사이 서울시 25개 자치구에서 3665가구의 15세 이상 가구원 7761명(평균 가구원수 3.09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전체 패널 3665가구 중 '근로소득이 있다'고 응답한 3029가구의 월평균 근로 소득은 330만 원이었다. 가구주가 남성인 경우 월평균 소득은 351만 원이었으나 여성인 경우는 232만 원에 그쳤다.
전체 가구(3665가구)는 '조금 여유 있는 생활을 위한 최소한의 생활비 액수'를 묻자 평균 344만4000원이라고 응답했다. 서울시는 "서울시민 대부분이 현재 자신의 소득을 불만족스럽게 생각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여전히 최소한의 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소득도 올리지 못하는 가구가 많았다. '지난 1년(2008년) 동안 돈이 없거나 부족해 생활비 충당을 위해 돈을 빌린 가구'는 전체 응답가구 중 7.3%에 달했다. 응답자 중 4.0%는 '지난 1년 동안 돈이 없어 추운 겨울에 난방을 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돈이 부족해 공과금을 기한 내에 납부하지 못한 가구도 전체의 7.2%에 달했다.
지난 1년 동안 가구원 중에서 일자리를 그만두거나 사업상 커다란 손해를 본 가구는 전체의 11.6%에 달했다. 시는 "서울에 사는 10가구 중 1가구 꼴로 일자리를 잃거나 사업상 손해를 봤다"며 "최근의 경제위기 여파가 시민생활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전체 가구의 7.3%가 국민기초생활보장 급여를 신청했는데, 이 비율이 장애인 가구는 25.3%, 노인가구는 13.3%로 늘어났다. 기초생활보장급여 신청 이유로는 '기본적인 생계문제 해결'(64.3%)이 가장 많았다. 수급자 선정에서 탈락한 가구들은 부양의무자나 친지의 도움으로 살거나(32.2%) 빚을 내 생활하고 있었다(12.6%).
이들 기초생활보장급여 수급자들의 절대다수인 72%는 수급자 생활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시는 "우리 사회의 양극화가 매우 심각하며, 한편으로는 빈곤층의 빈곤탈출 의지가 부족하다고도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최저생계비 200% 이하(4인 가족 기준 월 265만 원 이하) 가구의 57.9%가 '현재 수입으로 생활하기 어렵다'고 응답했다. 이들 중 20.8%는 '현재 일자리를 곧 그만두게 될 것 같다'고 답변했다. 양극화로 인해 저소득층의 일자리가 매우 불안정함이 입증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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