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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연극 '막무가내들'은 마음껏 내달리는 재미있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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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인터뷰] "연극 '막무가내들'은 마음껏 내달리는 재미있는 작품"

[人 스테이지] 연극 '막무가내들'의 제작사 마루컴퍼니 이주용 대표 인터뷰

소극장 창작 공연의 위기는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대형 라이선스 뮤지컬과 스타 출연 연극 속에서 연예인 없이 살아남기란 이제 하늘의 별따기와도 같다. 이런 상황 속에 "돈도 벌고 싶고, 건강하게 살고 싶기도 하지만 관객 모두가 즐겁게 볼 수 있는 공연을 만드는 게 꿈"이라고 말하는 마루컴퍼니 대표 이주용은 대학로 연극계의 현실에 "힘들지만 버틸 수 있을 때까지 버텨봐야죠"라고 답한다. '영웅을 기다리며'의 작가라는 화려한 필모그라피를 갖고 있지만 아직도 글을 쓰고 기획, 제작에 여념이 없는 그는 현재 대학로 소극장 창작 연극 '막무가내들'을 공연 중에 있다.

▲ ⓒNewstage

- 희곡은 언제부터 쓰기 시작했나요?

정식적으로 공연화가 된 거는 95년도인 25살 때부터라고 말 할 수 있고, 실제적으로 대본이라는 걸 쓰기 시작한 건 91년도부터였어요. 스무 살이었죠.

- 어떤 계기로 쓰게 되셨나요?

특별한 계기는 없었던 것 같아요. 전공은 전혀 다른 토목공학과였고, 한 번 써보고 싶어서 썼던 것 같아요. 실은 대학 때 영화를 하고 싶었어요. 영화 동아리였는데 연극 동아리를 같이 하면 영화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서 가입했어요. 그랬던 게 지금은 이렇게 됐죠. 연극 동아리 생활 하면서 자연스럽게 쓰게된 것 같아요.

- 그 때부터 쭉 지금까지 작품을 써오셨나요?

네. 계속 쓰긴 했는데 전문 작가가 아니기 때문에 발표하지는 못했어요.

- 직접 대본을 집필한 '영웅을 기다리며'나 '막무가내들'은 모두 코믹 장르인데요. 특별히 코미디 소재를 좋아하시는 편인가요?

저는 제가 쓴 작품들을 코믹한 장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쓰다 보니까 코미디 쪽으로 많이 가 있는 거지. 글을 쓸 때 코미디라는 장르를 특별히 염두에 두고 쓰지 않아요.

- 쓰다 보니까 코믹이 된 경우라는 말씀인가요?

제가 글을 그리 많이 쓴 편은 아닌데 어릴 때 쓴 글을 보면 되게 침울하고 어둡고 무거웠어요. 20대 초반의 그 날뛰는 정신을 가다듬지 못하니까 밖으로 표출해내는 것들이 강하면서 극단적인 느낌이 많았어요. 그러다가 조금씩 나이를 먹다 보니까 성향이 바뀌더라고요. 어느 날 '나 혼자만 좋아하고 사람들은 못 읽는 글을 쓸 필요가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계기가 된 거죠. 모든 사람들이 다 즐겁게 볼 수 있는 공연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코미디든 심리극이든 드라마든 사극이든 너무 무겁지 않으면서 관객들이 편하게 볼 수 있는 공연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거예요.

- 직접 집필한 작품 중에 실제로 대학로에 올라간 작품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아프리카' '영웅을 기다리며' '막무가내들'이 있어요. '아프리카'는 다른 두 작품처럼 코믹적인 요소가 전혀 없는 연극이에요.

- 앞으로 구상중인 작품이 있나요?

앞에서도 말씀드렸던 것처럼 꼭 코믹이라는 작품을 고집하는 건 아니에요. 소재에 따라서 글을 쓰는 거지 장르에 따라서 글을 쓰는 건 아니에요. 7월에 올라갈 예정인데 의뢰 받은 작품이 있어서 대본을 이미 하나 썼고 뮤지컬도 하나 올라갈 예정이에요. 단군 시대 때 얘기 하나, 교도소 이야기 하나, 젊은이들의 사랑 이야기 하나, 복잡하게 얽혀있는 스릴러물 하나, 이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콘텐츠는 굉장히 다양해요.

- '영웅을 기다리며'로 잘 알려진 '난중일기에는 없다'라는 작품은 어떻게 쓰게 되셨나요?

처음에는 이순신 이야기를 생각하고 쓴 게 아니었어요. 제가 사극을 좋아해서 전쟁 때 임진왜란이 일어났을 때 조선 무사와 일본 무사가 서로 '이런 상황'에 의해서 도망다니는 이야기를 쓰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해서 쓰다보니까 점점 확장된 거죠. 등장하는 무사가 그냥 무사가 아니라 계급이 있었으면 좋겠다 하다가 계급이 있을 바에는 그냥 이순신을 쓸까?하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나중에는 난중일기도 찾아보고 그랬어요.

- 난중일기도 찾아보셨어요? 정말 난중일기에는 그런 얘기가 없죠?(웃음)

네. 난중일기 읽어봤는데 그런 내용은 없어요. (웃음)

- 연극 '막무가내들'은 어떤 작품인가요?

이 작품은 그냥 마음껏 달리는 작품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관객들이 오셔서 아무런 부담감 없이 보고 가셨으면 좋겠어요. '개그콘서트'와는 분명히 다르겠죠. 굉장히 재밌는 하나의 드라마를 보여주고 싶다고 만든 게 바로 이 작품이었으니까요.

- 요즘 소극장 공연이 어렵습니다. 스타가 한 명쯤은 나와 줘야 관객들도 눈길 한 번 주는 실정인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 부분은 정말 잘 모르겠어요. 억지로 이런 상황을 돌파하려고 해서 되는 것도 아니잖아요. 연극계에서 연예인들이 많이 나왔던 그런 사이클이 옛날에도 있었어요. 그러다가 연극에서 스타들이 쫙 빠지고 연극배우들이 전성기를 이루던 시기들이 있었고, 요즘 들어 다시 연예인이 돌아오는 상태예요. 그렇게 보면 유행 아닐까요? 관객들이 연예인들을 보다가 어느 순간 다시 연극배우들이 하는 정통 연극을 찾아보는 것처럼. 하지만 되게 안이한 생각이죠. 사실 이 부분은 지금 당장 무언가를 사람들이 모여서 돌파할 수 있는 구석이 없어요. 실제로 공연을 기획 제작하는 사람들 자체가 그런 방향(스타마케팅)으로 흘러가는데 그걸 역행해서 자기 혼자 고집 부린다고 해서 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이런 여건 속에서 "작품만 좋으면 된다"는 말은 먹히지 않아요. 지금 힘들고 어렵지만 버텨야죠.

- '막무가내들'에 대한 기대감은 어떠신가요?

잘 자라줬으면 좋겠어요.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인큐베이팅하는 과정은 아기를 낳기 위해서 여러 가지 작업을 하는 과정이에요. 처음에 막무가내들이라는 작품은 출발이 좋았어요. 그러다가 관리를 잘못해서 비행청소년으로 빠졌죠. 엄청 속 썩이다가 이제 가다듬고 다시 시작하려고 합니다. 더 이상 비행청소년으로 안 빠지고 잘 자라줬으면 좋겠어요.

- 잘 자라게 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신가요?

일단은 좋은 배우들을 찾는 거고, 관객과의 쌍방향 소통을 할 수 있도록 계속 공연 모니터링을 하죠. 관객들이 싫어하는 장면, 부담스러워하는 장면, 관객들이 봤으면 하는 장면을 수정 보완해 나가는 작업을 공연 와중에도 끊임없이 해요.

- 대본 집필도 하시고 공연도 제작하시는 입장에서 어떤 게 더 재밌으세요?

똑같이 재밌어요. 똑같은데 좋아하는 마음이 상황에 따라 조금씩 조금씩 비중이 달라지죠. 어떨 때는 제작이 더 재밌고 어떨 때는 글 쓰는 게 더 좋을 때도 있고요.

- 글을 쓰는 입장에서 바라는 점과 제작하는 입장에서 바라는 점 각각 부탁드립니다.

돈 많이 벌고 싶고, 글 많이 쓰고 싶고, 행복했으면 좋겠고, 건강하고 싶고 그런 바람이 있습니다. 내 작품이 관객에게 사랑 받았으면 좋겠고 마루컴퍼니가 큰 공연을 하는 기획사는 아니더라도 정말 저 기획사에서 만드는 공연이 재밌더라 하는 말을 들었으면 좋겠어요.

- 관객에게 한 말씀!

연극 관람에 대해 관객들이 부담을 안 가지셨으면 좋겠어요.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연극 관람이 어떤 특권이나 우월함이 아니라 영화 보러 가듯이 놀이공원 가듯이 공연 보고 가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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