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전격적인 재할인율 인상으로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여론이 점차 힘을 받고 있다.
그러나 가계 빚이 수년 간 급증해온 것으로 조사돼, 대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기준금리 인상은 대출로 의존하는 가계에 직격탄이다.
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저축은행 등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해 11월말 현재 137조66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달보다 2조1080억 원(1.5%) 늘어났으며, 지난해 4월 이후 8개월 연속 증가했다. 지난 한 해 가계대출 총잔액(은행+비은행)은 546조7000억 원에 달한다. 지난해 11개월 간 증가 규모만 30조7000억 원이다.
이처럼 가계 빚이 꾸준히 늘어남에 따라 전체 예금기관(은행+비은행) 대출 중 가계대출 비중은 참여정부 말기인 2007년 1월 21.7%에서 지난해 11월 25.2%로 커졌다.
특히 비은행기관은 시중은행에 비해 높은 대출금리를 적용한다는 점이 문제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릴 경우, 전 예금기관의 대출금리 인상이 이어져 시중 유동성이 흡수되기 때문이다. 이 경우 서민가계나 자영업자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게 된다.
저축은행의 일반대출 금리는 지난해 평균 12.0%. 은행 대출금리(5.65%)보다 무려 6.35%포인트나 높다. 뒤집어 보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된 저금리 기조가 서민가계에는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했음을 짐작 가능하다.
이처럼 서민가계에 부담이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은 금리 인상론을 압박하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다. 정부도 기업활동 지원 논리에 이와 같은 여론을 등에 업고 지난해부터 이어진 금리인상 여론을 묵살해왔다.
일단 금융당국은 고정금리 대출 확대, 비과세 예금혜택 확대 등을 해법으로 내놓고 있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금리인상에 따른 사회적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파산한 자영업자 등을 구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보완하고 중소기업 신용평가 방식을 개선해 기업인들이 담보대출 대신 중소기업신용대출을 이용하도록 유도하는 방안 등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관련 기사 : '빚더미' 가계대출 심각…지난해 30조7천억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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