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레시안 |
고독하지만 반짝반짝 빛나는 유코가 거기 있다. 아름답게 빛나는 배우 이지하가 여기 있다. "이 작품을 처음 시작할 때만해도 좋은 여건이 아니었어요. 지금은 어느 정도 안정이 됐지만 당시만 해도 모험이나 마찬가지였죠. 그 모험의 이유는, 유코가 나를 건드렸어요. 나를 움직인 거죠. 사실 배우가 그런 대본과 역할을 만나기란 쉽지 않아요."
- 매번 환호와 버림을 동시에 받는 곳, 무대
연극 '억울한 여자'의 유코는 정말로 억울하다. 사람들은 끊임없이 말꼬리를 잡고 늘어지는 유코를 질려하며 기이한 행동을 하는 그녀를 비웃는다. 미치고 팔짝 뛸 정도로 사람 말을 잘 믿는 유코는 마을 사람들의 조롱을 받는다. 게다가 소문 속의 '떨매미'를 찾아 나서며 점점 사회와 멀어진다. 그러나 잘 생각해보자. 유코가 원하는 것은 '수수께끼의 매미'와 '남편의 진심' 뿐이다. 이 얼마나 단순명료한가. 남편의 동화에 등장하는, 요리사가 되고 싶어 하는 사자처럼 얼마나 진실하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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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피곤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유코를 사랑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누군가가 갖고 있는 그만의 특별함이 사라지는 게 안타까울 때가 있어요. 나이가 들고 사회에 발맞추면서 보석처럼 빛나던 어느 순간이 사라지는 것 같을 때가 있거든요. 비록 그것 때문에 세상과 어긋나긴 했을지라도 말이죠. 조금 이기적이긴 하지만 유코가 너무 변하면, 너무 잘 적응하면 섭섭할 것 같아요. 제 주변의 사람들은 제가 아무리 가난하고 힘들더라도 끝까지 연극을 해주길 바라요. 자기들은 안하면서. 그런 것과 비슷한 거 아닐까요? 마음속의 순수함을 느끼고 그대로 행동하고 싶지만 용기는 없어요. 그런데 누군가 그걸 대신하고 지켜주길 바라는 욕심. 나대신 누군가가 갖고 있길 바라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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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무는 것을 용서하지 않는 곳, 무대
배우 이지하는 공연 마니아들 사이에서 소리 없이 잔잔한 파장을 불러일으킨 여배우다. 그녀의 차분함과 힘 있는 언어는 작은 체구에서 나오는 에너지가 실로 엄청난 것임을 알려준다. 그리고 피부처럼 어쩔 수 없이 붙어있는 성실함이 보인다. 성실한 배우 이지하는 유코를 처음 만나자마자 철저하게 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모든 작품을 입맛대로 고를 수는 없다. 배우이기 전에 삶을 살아내야 하는 한 여자니까. "아직 저는 그렇게 여유 있는 배우가 아니에요. 연기적으로 그렇고 환경적으로도 그렇죠. 사실은 내 마음에 꼭 맞는 작품만을 선택하지 못해요. 너무 현실적인 대답이지만 돈을 벌기 위해서, 어느 누군가를 위해서, 또 어느 때는 내가 가지고 있는 한계를 깨기 위해 완벽한 공감을 이루지 못했지만 시도해 보는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죠." 그렇다면 그 인물들과 하나가 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배우로서 끊임없이 맞닥뜨리는 지점인데…." 잠시 동안 생각에 잠긴 이지하가 대답했다. "답이 없는 것 같아요. 사실 지금도 매일 힘들거든요. 그 인물을 본질적으로 이해하는 것 말고는 답이 없는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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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을 향해 달리기를 멈추지 않을 배우 이지하, 그리고 사람 이지하. 그녀는 인간과 인간이 다른 형식으로 만나는 연극 무대에 자신을 걸었다. 그리고 관객들이 그것을 느끼길 바란다. "여기서 살아 움직이는 배우 이전에 사람이라는 것을 생각하시고 인간과 인간이 만나고 있다는 걸 조금 더 많이 느끼셨으면 좋겠어요. 관객과 배우, 서로가 특별한 시간과 공간을 선택해서 공유하는 거잖아요. 공연을 관람하는 사람도 연극의 3요소에 들어가죠. 공연을 함께 만들어가는 즐거움을 조금 더 찾아가시면 전보다 풍부하게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물론 관객들에게 무언가를 줄 수 있는 공연의 수준을 이루기 위해서 최선을 다해야겠죠?" 유코가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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