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황식 감사원장 후보자는 2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감사원의 KBS 감사와 관련해 "표적감사라 이름짓기는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그는 "경영부실에 관한 문제가 (KBS) 사내에서 제기되고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이슈가 됐으니 감사원이 감사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것은 당연하다"며 "내 자신이 직접 경험한 것은 아니지만 현재 감사위원들을 신뢰한다"고 말했다.
그는 청문회 앞서 "KBS 사장 임명권에는 해임권이 포함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서면으로 밝힌데 대해서도 "KBS 사장 해임권 문제는 법률 문제로 법률가로써 피하는 것은 온당하지 않기에 소신을 밝힌 것"이라고 굽히지 않았다.
또한 "2004년 KBS 감사당시에는 방송위에 경영상의 현저한 책임을 물을 근거에 관한 법을 마련하라고 했지만 2008년도에는 감사원이 경영상 책임 있으니 해임해야 한다며 방송위를 제치고 법의 집행자가 됐다"는 민주당 박선숙 의원의 지적에 "(두 감사 결과가) 충돌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김 후보자는 "2004년도에 (감사원이) 요구한 것이 경영책임을 물을 수 없는 근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75년 공포된 긴급조치 9호에 따른 판결에 참여했던 이력을 들어 "당시 희생자에게 사과할 생각이 있느냐"는 민주당 안규백 의원의 질문에 그는 "그때 긴급조치가 헌법상 근거가 있는 실정법 효력이어서 관여를 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시대상황을 고려해도 결과적으로 적절치 않았다"고 답했다.
한편 촛불집회 참가자 무더기 연행, 사이버 모욕죄 신설 등 현 정국에 대해 김 후보자는 "표현의 자유 등에 의해서 최대한 보장 되는 것이 맞지만 그것이 다른 사람의 인권을 침해할 때는 무한정 인정될 수 없다"고 말했다.
전윤철 전 감사원장 및 감사위원들이 사퇴 종용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내가 정확히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며 "공직자의 임기는 원칙적으로 존중되어야 하며 다만 본인 의사에 의해 결정된 것도 존중되어야 한다"고 답했다.
"자녀 교욱비 부당공제 잘못"
개인적 의혹에 관한 질의도 계속됐다.
김 후보자의 사돈이 운영하는 '일자리 방송'이 산업인력관리공단의 직업방송사업자 선정에 탈락한 후 공단에 대한 특별감사가 시행된 의혹에 대해 김 후보자는 "대법관 사무실에 온 감사원 직원들에게 그런 사안이 있으니 조사해달라고 부탁하는 일은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오히려 감사원이 내정자와 인척관계 있어서 그 뒤에 자제했다고 전했다"고 해명했다.
김 후보자는 또한 자녀 대학원 교육비 부당 공제 의혹을 인정했다. 그는 "2006년에는 몰랐지만 결과적으로 잘못되었고, 2007년에는 알고 (공제를) 안 받았다"고 밝히며 공제분을 반납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누나에게 차용한 2억원에 대해 민주당 백원우 의원이 "서울지방법원 판사로 있을 때 이자 변제가 약정되지 않은 금액을 차용하는 것은 이자에 대한 뇌물죄가 성립된다고 판결한 적이 있는데, 후보자는 이자를 지급한 적이 없다"고 공격하자 김 후보자는 "퇴임 후에 퇴직금으로 변제할 생각이었다"고 답했다.
한편 '민주적 사법개혁 실현을 위한 국민연대회의'는 성명을 내고 "김황식 감사원장의 임명 동의를 반대한다"고 밝혔다. 연대회의는 "이번 인사는 감사원장과 대법관의 헌법상 임기규정을 모두 중단시킨 것으로 시도나 절차 모두 부적절하다"고 지적하고 "사법부 독립에 대한 처신, KBS사장 해임요구에 대한 감사원 권한에 대한 인식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연대는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새사회연대, 사법피해자모임으로 구성됐고,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 등이 참여했다.
민주당 안규백 의원은 청문회자리에서 "대법관 임기가 6년인데 반도 못 채우고 그만 둔 것은 국회 권한을 무시하는 처사이자 3권분립에 대한 훼손"이라며 이번 정부의 인사조치를 비난하기도 했다.
지난 2005년 11월에 대법관에 임명된 김황식 감사원장 후보자는 임기 2년 8개월만인 지난 7월 감사원장 후보로 내정됐다. 대법관 임기는 6년이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