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유럽발 악재에 연중 최저수준으로 밀려났다. 외국인이 장을 빠져나감에 따라 전 업종이 하락했다.
5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49.30포인트(3.05%)가 하락해 1567.12로 장을 마쳤다. 사흘 전(2일)에 이어 두 번째로 1600선이 밀려났으며, 지난해 11월 30일(1555.60)이후 가장 낮다. 하락폭도 작년 11월 27일(75.02포인트) 이후 석 달 만에 가장 컸다.
외국인이 이날 하루 동안에만 2955억 원을 순매도했다. 지난 2일부터 소폭이나마 다시 매수량을 늘리던 외국인들이 이날 순매도로 돌아서고 개인과 기관이 그 물량을 받아냈으나 하락장세를 되돌리기는 역부족이었다.
전 업종지수가 푸른색(하락)으로 도배됐다. 금융과 철강·금속이 4% 넘게 빠졌고 통신, 기계, 전기·전자 등도 3%가 넘는 하락률을 기록했다. 외국인 보유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 포스코, 한국전력 등 업종 상위주들이 일제히 급락했다.
산재한 악재들이 너무 많아 밝은 전망은 당분간 어려우리라는 의견이 나온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그 동안 잠잠했던 변수들이 한꺼번에 터져 나왔다"며 "남유럽 국가들의 재정문제가 해결 기미를 찾지 못하고 미국의 금융규제와 중국의 긴축 전환 등이 맞물려 당분간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올해 대부분 선진권 국가들은 경제위기 이후 지속된 유동성 확장 정책을 끝내고 출구전략 시행을 본격화하리라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이는 전세계적인 경기선행지수(장·단기금리차, 기업심리지표 등) 하락으로 이어지는만큼, 앞으로도 증시가 힘을 받기는 어려우리라는 평가다.
류 연구위원은 "중국의 경기선행지수들은 두달 째 하강 추세이고 미국도 조만간 하강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코스피는 역사적으로 펀더멘털과 무관하게 경기선행지수 하강시 고점대비 15%가량 조정을 받아왔다"고 평가했다.
역사적 분석만을 놓고 보면 지수 1500선도 위협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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