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승장구하던 포스코 주가의 급락은 물론 전반적인 주가 하락의 영향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미 은행 추가 규제안과 중국 긴축 정책에 대한 우려 등 악재가 겹치면서 지난 주말 뉴욕 증시가 2% 이상 하락한데 대한 영향으로 25일 코스피도 2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기록, 1670.20으로 마감했다.
여기에 또 하나의 변수가 있었다. 바로 투자의 귀재라 불리는 워렌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발언에 대한 오역 소동이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지난 18일(현지시각) 미 오마하 버크셔 해서웨이 본사를 찾아 버핏 회장을 만났다. 포스코는 19일 정 회장과 버핏 회장의 면담 사실을 알리면서 "버핏이 '포스코는 세계 최고의 철강사'라고 극찬하면서 '현재 390~400만주의 포스코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데 더 늘려야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버핏은 2009년 2월 기준 포스코 발행주식의 약 4.5%를 갖고 있다.
이같은 보도자료가 나온 뒤 포스코의 주가는 상승했다. 보도자료가 나온 19일에는 1%, 20일에는 2.98%가 올랐다.
문제는 버핏 회장이 미국 경제 전문 방송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은 발언을 부인하고 나선 것. 그는 '포스코 지분을 늘리겠다는 것이 사실이냐'는 질문에 "더 매입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정 회장과의 대화에서 통역자의 실수가 있었다면서 "지난해 경제위기로 포스코 주가가 내렸을 때 더 많이 샀더라면 좋았을 것이지만, 지금 팔 생각도 없고 살 생각도 없다"고 말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진 22일 포스코의 주가는 급락했다.
다른 사람도 아닌 정준양 회장과 면담 자리에서 나온 발언이 '오역'됐다는 것도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일처리이지만, 더 문제가 되는 것은 그 이후 포스코가 보이는 행태다.
▲ 워런 버핏과 정준양 회장의 기념 사진. 버핏은 정 회장의 기념 촬영 제안에 "재미있게 찍자"며 자신의 지갑을 꺼내 함께 맞잡고 환하게 웃으며 포즈를 취했다고 한다. ⓒ포스코 |
버핏 회장의 발언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그의 발언에 대한 오역이 가벼운 실수라고 하기는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도적이지는 않은 '해프닝'으로 끝맺음할 수 있었다. 하지만 공식적으로 사실관계를 밝히지도 않은 채 본인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포스코 주식을 사겠다"는 버핏 회장의 발언을 수정하지 않는 포스코의 태도는 "세계 최고의 철강회사"라는 극찬에 걸맞지 않아 보인다.
포스코 관계자는 이에 대해 "보도자료를 바탕으로 언론에 기사가 나가면서 버핏이 지금 당장 포스코 주식을 사겠다는 발언을 한 것처럼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는데 보도자료에는 그 시점을 명시하지 않았다"며 "버핏이 오역이라고 밝힌 부분도 지금 당장 포스코 주식을 매입하겠다는 식으로 자기 발언이 해석된 부분"이라고 해명했다. 즉, 포스코 주식을 사겠다는 버핏 발언은 분명 있었지만, 그 시기를 명시하지는 않았다는 것. 언론 보도 과정에서 '오해'가 생긴 만큼 회사가 공식적인 해명을 하기엔 부적절하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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