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00여 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수도권과밀반대전국연대와 분권균형발전전국회의는 이날 서울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 기관을 이전하지 않는 수정안은 행정중심복합도시(행복도시) 백지화 선언이자 국가균형발전 포기 선언"이라고 주장하며 세종시 건설을 원안대로 추진하라고 요구했다.
"수정안, 세종시 건설 목적에 대한 문제의식 없다"
▲ 전국 100여 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수도권과밀반대전국연대와 분권균형발전전국회의는 ""정부 기관을 이전하지 않는 수정안은 행정중심복합도시(행복도시) 백지화 선언이자 국가균형발전 포기 선언"이라고 주장하며 세종시 건설을 원안대로 추진하라고 요구했다. ⓒ프레시안 |
변창흠 세종대 교수는 "참담한 마음"이라며 "6년간 논의되고 25퍼센트(%) 이상 진척된 사업을 두고 불과 몇 달만에 수정안을 만들 수 있다고 하는 것 자체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변창흠 교수는 "가장 핵심적인 문제는 중앙 행정 부서를 이전하지 않는 것"이라며 "이번 수정안에는 왜 세종시를 만들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의식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행복도시의 목적은 중앙 행정 부처를 이전해 수도권 과밀을 해소하고 지역 균형 발전의 거점을 삼는데 있었다"며 "그러나 수정안에 따르면 지역 균형 발전 효과와는 아무 관계없이 막대한 재정 투자만 해서 총량만 증가시키는 꼴이 되어 버렸다"고 비판했다.
김민영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사회적 합의, 정치적 합의를 새로운 정권이 들어섰다는 이유만으로 일방적으로 폐기할 수 있다는 것이 이명박 정부의 개념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민영 사무처장은 "또 정부는 야권과 시민사회, 심지어 한나라당 내부에서조차 비판이 나오는 시점에서 수정안을 내놓았다"며 "미래 권력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현재 권력을 위협하는 정치적 세력으로 부상하니까 이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로 활용한 것이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한 나라의 백년지대계를 정치적 게임에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정권의 논리인가"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수정안이 대한민국 미래를 위한 결정이 아니라는 것은 상식적인 결론"이라며 "결국 이번 수정안은 이건희 전 삼성 회장 사면처럼 재벌은 특혜로 살려주고 정부 스스로 생색을 내면서 자신들은 살고 지방은 피폐해지게 만드는 결정"이라고 성토했다.
"유래 없는 수도권 과밀 집중, 지역 불균형 그대로 둘 수 없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정부는 행정도시를 충청권에 대한 시혜적인 사업으로 왜곡·축소하고 있다"며 "정부는 행정 비효율과 자족성을 명분으로 행정도시를 백지화하려 하지만, 수도권 과밀 집중과 지역 불균형을 그대로 두고 행정 비효율을 운운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명박 정부가 진정 국가의 백년대계를 위한다면 행정도시 원안 추진이 대안이며, 그것이 부족하면 지난 6년 간 합의하고 추진한 행정도시를 단 2개월의 조사로 백지화할 게 아니라 원안을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국회 합의, 헌법재판소 판결, 그리고 수백 회의 공론화 과정을 거쳐 추진한 국가 정책을 손바닥 뒤집듯 일방적으로 백지화시키는 것은 민주주의를 부정하고 국민을 무시하는 행위"라며 "지금이라도 세종시 수정안을 폐기하고 행정도시 원안 추진을 선언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같은 시간 역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는 반핵반김국민협의회, 대한민국어버이연합 등 극우·보수 단체들도 기자회견을 열고 "행정부처 이전 백지화와 세종 과학경제도시 건설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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