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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 하도급 폐해, 하도급 업체 실적으로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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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 하도급 폐해, 하도급 업체 실적으로 반영

경제개혁연구소 "대기업 실적 격차, 하도급업체에도 그대로 반영"

하도급 폐해가 가장 심각한 것으로 알려진 건설 산업에서 대기업의 성과가 하도급업체에도 고스란히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좋은 성과를 내는 대기업 산하 하도급업체가 상대적으로 낮은 성과의 대기업 산하 하도급업체보다 실적지표가 우월했다.

이는 상위단계 기업의 하위기업에 대한 '불공정한 지위 남용 행위'가 건설 산업 전체에 만연했음을 입증한다는 평가다.

7일 경제개혁연구소(소장 김우찬,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하도급 거래에 있어서 불공정한 지위남용 행위에 관한 실증연구-건설 산업' 보고서를 통해 이와 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1998년부터 지난해까지 11년간 원도급기업(대기업) 10개사와 이에 속한 하도급기업 1628개사의 재무제표를 분석해 작성됐다.

대기업 10개사는 지난해 자산규모와 매출액을 기준으로 3개 그룹으로 나눴다. 가장 규모가 큰 I그룹은 △현대건설 △GS건설 △삼성물산이며 II그룹은 △대우건설 △대림산업 △포스코건설, III그룹은 △SK건설 △롯데건설 △금호산업 △현대산업개발이다. 이들 산하 하도급기업은 각각 566개, 486개, 566개였다.

먼저 3개 그룹의 유형자산증가율 분석 결과 I그룹 산하 하도급기업들의 연평균 유형자산증가율이 16.18%로 나타났으나, II그룹과 III그룹은 각각 11.96%, 11.74%에 그쳤다. 대기업의 지배력 순서에 따라 하도급기업들의 성장성도 차이가 난 셈이다.

부채비율 역시 I그룹 소속 하도급기업들의 평균이 153.09%로 II그룹 산하(165.19%), III그룹 산하(168.63%)보다 낮아 그만큼 안정성이 높았다. 이와 같은 결과에 대해 경제개혁연구소는 "최상위 그룹 하의 1차 하도급기업은 대기업과 마찬가지로 그 하위단계의 하도급기업에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그 하중을 하위 단계에 전가했을 개연성이 높다"고 추정했다.

▲3개 그룹 별 각종 지표 추이(단위 %). 안정성지표인 부채비율과 유동성비율을 보면 가장 우량한 대기업 산하 하도급업체 묶음인 I그룹이 뛰어나다. 노동소득분배율을 보면 가장 쳐지는 III그룹이 가장 나빴다. ⓒ프레시안
단기안정성 지표인 유동비율 역시 I그룹 산하 하도급기업이 가장 뛰어났다. 수익성과 총자본투자효율 역시 마찬가지였다. 다만 III그룹의 유동비율은 예외적으로 I그룹보다 높았다. 경제개혁연구소는 "III그룹 산하는 부채비율과 유동비율이 모두 높았다"며 "다른 그룹보다 원도급자의 시장지배력 영향이 낮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다만 생산성 지표의 하나인 부가가치율은 I그룹 산하 하도급기업이 가장 낮았다. 그 이유로 경제개혁연구소는 "일반적으로 외주 비중이 증가하는 경우 부가가치유발이 낮다"며 "대기업과 하도급기업 간 차이는 물론, 하도급기업 간에도 다단계 하도급 구조가 형성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제개혁연구소는 "대기업의 시장지배력에 따른 우월적 지위는 1차 하도급기업에 동일한 영향을 준다"며 "이로써 건설 산업에 하도급기업의 혁신과 창의력이 반영되는 공정한 시장경쟁 규율이 작동하지 않고 있음을 짐작 가능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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