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김동성 의원이 대표 발의한 '국회법 일부개정법률안'에는 국회의원의 회의장 내 폭행·협박·손괴에 대해 국회의장이 '고발'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조항이 있다. 여야 간의 본회의장 몸싸움 같은 사태가 발생했을 경우 국회의장이 해당 국회의원을 법적으로 제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김 의원 등은 "의장은 의원 등이 회의의 진행을 방해할 목적으로 회의장에 침입하거나 폭행·협박·손괴 등의 행위를 한 경우에는 고발하도록 함(안 제151조의2 신설)"이라는 내용이 포함된 개정안을 22일 발의했다.
개정안은 이 외에 △본회의장의 사용목적을 의회민주주의의 구현을 위한 것으로 제한하는 규정을 둔다 △회의장으로의 출입이 허용되는 사람이라도 회의진행을 방해할 목적으로 출입하지 못하도록 한다 △위 사안을 위반하여 본회의장을 출입하거나 무단점거한 때에는 국회의 의결 없이 의장이 직권 경고, 사과, 출석정지의 징계를 할 수 있도록 한다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김동성 의원측은 "실제로 형사 고발이 이뤄지지 않겠지만, 형사고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그는 "프랑스 사례에 '회의장에서 폭행이 있을 시 의장이 해당 의원을 고발할 수 있다'는 조항을 포함한 여러 강제 규정들이 있고, 이를 참고해 강력한 문구를 넣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 측은 "고발이라는 문구를 넣는 것에 대해 국회 법제실과 상의를 했고, 크게 부정적인 의견이 없어 우리 측에서 넣을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고 밝혔다.
국회법 개정 의지를 여러 차례 보여준 홍준표 원내대표도 이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국회의원은 임기 중에 면책특권, 불체포특권이 있기는 하지만 범죄로부터 해방된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 측은 "홍 원내대표가 국회법 개정을 거론하기 전부터 우리 측에서 추진하고 있었던 것이고 지난 17일에 회람 문서로 돌렸으니 홍준표 원내대표도 법안의 내용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주도권 잡기?
국회의원의 내부 징계에 관해 김 의원 측은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의 사례를 충분히 검토해서 입안을 했다. 프랑스의 경우 의장단이 개별 의원을 임시 직권정지 시킬 수 있다"고 거듭 해외 사례를 강조했다.
홍준표 원내대표도 "영국 의회 같은 경우에 의장이 독자적으로 국회의원에 대해 출석 정지라든지 권한 정지를 바로 그 자리에서 시킨다"며 "영국국회의 모델을 보고 우리 국회도 모델을 도입하는 것이 옳지 않겠느냐"고 말한 바 있다.
그는 또 원구성을 하지 못할 경우 국회의원들과 보좌관들에게 '무노동무임금' 원칙을 국회법에 넣겠다는 뜻도 여러차례 밝혔다. 홍 원내대표는 "다른 곳에서는 '무노동 무임금' 하라고 하면서 국회만 무노동 무임금을 실시 안 하는 것이 국민들로부터 비난을 받는 큰 문제가 되고 있어 그 문제(무노동 무임금 법제화)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같은 일련의 움직임은 한나라당이 본격적으로 국회 주도권 잡기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172석의 압도적인 수적 우위를 편안하게 활용하기 위해 야당의 '물리적 저지'나 '장외 버티기' 등의 수단을 원천봉쇄하려는 의지의 반영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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