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레시안 |
크리스마스트리 아래서 즐거운 파티가 시작된다. 드로셀마이어가 마리에게 선물로 준 호두까기인형. 한밤중에 마리는 자신의 호두까기인형이 걱정돼 아래층으로 내려온다. 마리의 꿈속에서 드로셀마이어가 마법사가 돼 나타난다. 이때, 갑자기 거실 안의 크리스마스트리가 자라기 시작한다. 트리 밑에 놓여있던 각 나라의 인형들도 생명을 얻어 살아 움직인다. 호두까기인형도 움직인다. 이제 마리와 호두까기인형의, 아니, 우리와 호두까기인형의 모험이 시작된다. 크리스마스 랜드로의 환상적 여행. 그 길에 마법의 눈송이들을 만나 함께 춤추고, 배를 타고 해저의 나라를 지나 하늘로 오른다. 하룻밤의 꿈으로 부서져버리기에는 너무나 아름다운 이 여행을 '구경'하는 사이, 어느새 관객도 그들과 함께 동행 하며 꿈을 꾼다.
호두까기왕자와 병장들을 바라보고 있는 작은 마리. 사진 속에는 크리스마스트리와 그 앞에 회전목마를 연상시키는 하얀 말이 있다. 롯데월드보다 현실적인 꿈의 풍경이다. 트리에 별처럼 박혀 작게 빛나는 노란 촛불이 평범한 집의 거실을 우주의 세계로 만든다. 이 신비로운 빛깔의 여행은 무용수들의 아름다운 동작으로 더더욱 다채로워진다. 마리와 호두까기인형의 춤은 아름답다. 마치 무대장치처럼 움직이는 군무진들은 끊임없이 대열을 변화시켜 시각적으로 화려하면서도 웅장한 느낌을 준다. 앙증맞으면서도 현란한 발레 '호두까기인형'의 안무는 아이들은 물론, 아이들의 손을 잡고 무표정하게 착석했던 어른들도 설레게 만든다.
마리가 잠을 깨보니 모든 것은 꿈이었다. 공연이 끝나보니 두 시간 동안의 모험이 꿈이었다. 호두까기인형을 품에 안은 마리는 지난밤의 환상적인 꿈을 생각하며 크리스마스 아침을 맞는다. 공연장을 나오는 관객들은 차가운 바람에 몸을 움츠리면서도 달콤했던 두 시간의 여행을 생각하며 새 날을 맞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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