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법안 강행통과의 후폭풍이 국회 안팎에서 거세지고 있다. 민주노동당 의원과 당직자들은 28일 오전부터 법제사법위위원회 회의실을 점거하고 농성에 돌입했다. 이와 함께 민노당 문성현 대표는 당원들에게 정치총파업 조직과 3월2일 총궐기를 독려했다.
***민노, 회기 종결될 때까지 농성 불사**
민노당은 이날 오전부터 환경노동위에서 넘어온 비정규직 관련법을 다루게 될 법사위 회의장을 점거하고 농성에 돌입했다. 다음달 2일로 2월 임시국회 회기가 종료되는 만큼 그 때까지 농성을 벌인다는 게 민노당의 기본 입장.
전날 민노당은 환경노동위의 질서유지권 발동 움직임을 간파하지 못해 허를 찔렸다고 판단하고 "모든 수단을 동원해 법사위와 본회의의 법안처리를 저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법사위 회의장은 단병호 천영세 권영길 심상정 등 민노당 의원들과 당직자들이 점거해 안에서 문을 잠그고 봉쇄한 상태다.
안상수 법사위원장은 천영세 민노당 의원단 대표를 만나 "오늘 법사위 전체회의에서는 성폭력 특별법 등만 처리하고 금산법과 비정규직 관련 법안은 처리하지 않겠다"며 농성 해제를 요구했다. 민노당은 안 위원장의 제안의 수용 여부를 두고 논의 중이지만 쉽게 농성을 풀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 오후 2시로 예정된 법사위 전체회의 개의 여부도 불투명하다.
***문성현 "노 대통령 만찬장 선물로 비정규 생존권 바쳐"**
문성현 민노당 대표도 이날 최고위원단과 함께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합법적으로 똑같은 일을 시키고도 그 비용이 절반도 되지 않는 계약직 노동자를 쓸 수 있는데 비용이 더 들어가는 정규직을 쓸 기업은 없다"며 "이제 대한민국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가득한 사회가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문 대표는 "합의처리를 위한 노력과 정치적 타결을 위해 법안처리 전 비공개 토론회를 갖자고 약속했던 우리당이나 2월내에는 강행처리 하지 않는다고 다짐한 야4당 간의 약속을 저버린 한나라당 모두 마지막까지 합의처리를 기대했던 국민들의 기대를 저버렸다"며 양당의 말바꾸기를 싸잡아 비난했다.
문 대표는 "우리당은 노무현 대통령과의 만찬장 선물로 850만 비정규직 노동자의 생존권을 진상품 보따리에 싸서 갖다 바쳤고 한나라당은 성추행범인 동료 의원을 구하고 한나라당에 대한 국민적 지탄을 호도하기 위해 노동자 생존권을 팔아먹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섰다"고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전 당원은 3월2일 총궐기에 나서라"**
문 대표는 아울러 "민주노총 지도부와 조합원 동지들에게 이번 총파업이 어물어물 대충 마무리할 수 없는 절체절명의 투쟁임을 명심하고 단호한 각오로 임할 것을 당부한다"고 이례적으로 민주노총에 강경 대응을 촉구하기도 했다. 민주노총은 긴급 중앙집행위원회를 통해 이날 오후부터 총파업에 돌입하기로 결정했다.
문 대표는 "노동조합원인 모든 당원들은 자신이 소속된 단위사업장에서 비정규직 개악법안의 통과에 항의하는 정치총파업을 조직할 것과 3월2일 전국 당원들의 서울집중총궐기를 호소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민노당 박용진 대변인은 "호소라는 말을 사용했지만 민노당 대표로서 최고수준의 명령을 내린 것과 다름없다"고 설명했다.
박 대변인은 "문 대표가 기자회견 이후 민주노총, 한국노총 지도부와 연쇄 회동해 구체적 투쟁계획을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한길 "우리는 앞만 보고 나아간다"**
한편 열린우리당 김한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고위정책회의에서 "토론만 있고 결론은 없는 정치를 국민들은 원하지 않는다"며 "한나라당과 민노당의 입장차이가 너무 컸고 경영계와 노동계의 입장차이가 컸던 상황에서 이번 비정규법에 최대한의 것을 담았다고 자부한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우리당은 앞만 보고 나아가겠다"고 덧붙였다.
문병호 제5정조 위원장은 "조속한 통과를 위해 한나라당과 협조한 결과로 어제 비정규 3법이 통과됐다"며 "민노당이 끝까지 같이 했으면 국민적 박수를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웅래 공보부대표도 비정규직 법안과 금산법 개정안 상임위 처리 등을 거론하며 "앞으로는 욕을 좀 먹더라도 할 일은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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