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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창호·문승욱·김성호·윤태용·전계수 신작 한꺼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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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창호·문승욱·김성호·윤태용·전계수 신작 한꺼번에

[이슈 인 시네마] '영화, 한국을 만나다' 프로젝트 제작발표회 개최

'영화, 한국을 만나다' 프로젝트의 영화 다섯 편을 소개하는 제작발표회가 오늘(2일) 오후 광화문 미로스페이스에서 열렸다.

'영화, 한국을 만나다'는 한국의 아름다움을 알린다는 취지하에 한국의 도시 다섯 곳을 주제로 다섯 명의 감독이 참여한 프로젝트다. 이 중 가장 먼저 만들어진 전계수 감독의 <뭘 또 그렇게까지>는 14회 부산영화제 경쟁부문에 출품돼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애초 TV물로 기획해 장편영화로 만들어진 프로젝트인 만큼, TV와 영화간 융합의 시대를 위한 새로운 실험적 콘텐츠라는 점, 그리고 자기 세계가 또렷한 감독들이 상업적 고려 없이 자신의 개성을 최대한 밀어부쳤다는 점에서 주목을 모으고 있는 프로젝트다.

▲ '영화, 한국을 만나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다섯 감독. 왼쪽부터 윤태용 감독, 문승욱 감독, 김성호 감독, 전계수 감독, 배창호 감독.ⓒ프레시안

춘천을 주제로 한 전계수 감독의 <뭘 또 그렇게까지> 외에도, '영화, 서울을 만나다' 프로젝트는 서울을 주제로 한 윤태용 감독의 <서울>, 인천을 주제로 한 문승욱 감독의 <시티 오브 크레인(City of Crane)>, 부산을 주제로 한 김성호 감독의 <그녀에게>, 그리고 제주를 주제로 한 배창호 감독의 <제주 3부작>으로 구성돼 있다. 각각의 영화들이 특정 도시를 배경으로 하는 만큼, 영화 속에서 중요한 배경이 되는 각각의 도시 그 자체가 또 하나의 중요한 주인공이라 할 수 있다.

<서울>은 청춘 로맨스 영화를 찍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일종의 '영화에 대한 영화'다. <배니싱 트윈>, <소년, 천국에 가다>를 연출했던 윤태용 감독이 연출을 맡은 이 영화는 영화를 찍기 위해 고군분투 하는 감독과 배우 및 스탭들의 이야기와 함께 영화 속 영화가 펼쳐진다. 가수와 연기를 겸업하고 있는 박지윤이 주연을 맡아 영화의 주인공으로 캐스팅된 여배우와 영화 속 영화의 '고국을 찾은 입양아'로 1인 2역의 연기를 선보인다.

▲ 서울

<시티 오브 크레인>은 <이방인>으로 데뷔한 뒤 <나비>, <로망스>를 만들며 독특한 영화세계를 보여온 문승욱 감독의 오랜만의 신작. 최근 다큐멘터리 감독과 이주노동자 역 전문배우로 활약하고 있는 마붑 알엄과 경인방송의 실제 리포터인 유예진이 각각 자기 자신으로 등장하는 페이크 다큐멘터리다. 한 이주노동자의 뒤를 쫓는 방송을 제작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이 영화에서, 문승욱 감독은 "시나리오 상에 만들어진 캐릭터와 배우들의 실제 캐릭터가 충돌하고 융합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이 즐거웠다"고 밝히기도 했다. 문승욱 감독이 인천에서 중점을 둔 것은 바로 '갯벌'과 '건설현장'.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공사가 많이 진행되는 곳이 인천인 만큼, 상충되는 두 특징을 영화 안에 잘 녹여내고 싶었다는 것이 문승욱 감독의 설명이다.

<그녀에게>는 죽기 전 딸을 찾기 위해 부산을 찾은 시한부 인생의 남자와, 시나리오를 쓰기 위해 부산을 찾은 감독의 이야기를 교차한다. <거울 속으로>로 장편 데뷔를 한 이후 그간 옴니버스 영화에서 단편 작업만 해온 김성호 감독이 오랜만에 내놓은 두 번째 영화다. 실제 자신의 경험을 모티브로 삼아 영화를 만들었다. <거울 속에서>도 그랬듯, 이 영화는 몽환적이고 초현실적인 이야기와 화면을 담은 김성호식 판타지가 될 예정이다.

▲ 제주 3부작

<제주 3부작>은 '돌아온 거장' 배창호 감독이 각각 세 개의 에피소드를 이어붙인 옴니버스 영화로, 러닝타임이 90분에서 100분 사이인 다른 영화들과 달리 150분에 달한다. 배창호 감독은 "한국의 아름다운 자연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처음 제안이 왔을 때 흔쾌히 응했다. 제주는 서울에서 가장 멀면서도 가장 가보고 싶어하는 여행지"라고 밝히기도 했다. <제주 3부작>은 먼저 젊은 20대 커플의 풋풋한 사랑을 담은 <여행>과 제주를 벗어나고 싶어하며 엄마를 찾아 나서는 여고생의 이야기 <방학>, 그리고 딸과 남편을 두고 홀로 제주도에 여행을 온 중년 여성의 작은 일탈의 기록을 담은 <외출>로 구성됐다. 특히 <외출> 에피소드에서는 그의 영화 <러브스토리>, <정>에 출연했던 실제 배창호 감독의 부인 김유미 씨가 출연했다.

한국의 다섯 도시를 보여준다는 취지에서 기획된 영화인 만큼, 제작보고회 자리에서 가장 집중적으로 제기된 질문은 '관광홍보'라는 기능과 '영화 미학'의 충돌을 어떻게 해결했는가였다. 그러나 다섯 감독은 모두 "한 도시의 특징과 얼굴을 보여준다는 것은 원래 영화감독으로서는 굉장히 매력적인 작업"이라 밝히면서, 그림엽서 식의 영화를 만들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배창호 감독은 "<로마의 휴일>은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걸작 영화이면서 모두에게 로마로의 여행을 꿈꾸게 만드는 영화 아닌가. 내 영화 역시 그런 영화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태용 감독 역시 "<로마의 휴일> 뿐 아니라 아녜스 바르다 감독의 <5시에서 7시 사이의 클레오>, 우디 앨런의 <맨하탄>, 그리고 최근 마이클 윈터보텀 감독의 <제노바>까지 모두 특정 지역을 전면에 내세우며 그곳의 아름다움을 담고 있는 영화다. 우리 역시 그 점을 염두에 두고 영화를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각 영화들은 편당 8천만 원에서 1억원 가량의 초저예산으로 만들어졌다. 3부작으로 구성된 배창호 감독의 영화만 약 2억 원 가량의 예산이 들어갔다. 전계수 감독이 <뭘 또 그렇게까지>의 촬영에서 제작비 절감을 위해 일반 HD카메라가 아닌 캐논 OD Mark II라는 DSLR의 동영상 기능을 사용했다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져 화제가 된 바 있다. 그러나 감독들은 "예산이란 언제나 상대적인 것이다. 그 공간에서 찍어야 한다는 조건 외에 다른 제약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오히려 전적인 자유권을 갖고 즐겁게 작업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특히 문승욱 감독은 "상업영화가 아닌 영화에 펀딩되는 일이 거의 없는 요즘, 전혀 다른 경로의 자금이 투여돼 작가로서 전적인 창작의 자유를 누리며 작업할 수 있어 오히려 소중한 돈이었다. 앞으로도 이런 식의 다양한 펀딩과 제작이 좀더 활발해졌으면 좋겠다"며 예술영화 만들기의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영화, 한국을 만나다'의 다섯 작품은 내년 1월경 일반 극장에서 개봉된 뒤 아리랑TV에서 방영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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