턴키 낙찰률 93.4%, 최저가제 낙찰률 62.4%
2일 경실련에 따르면, 정부가 지금까지 발주한 41건의 4대강 관련 사업 중 턴키발주가 17건(4조4000억 원), 가격경쟁방식은 24건(1조2000억 원)에 이른다. 턴키(설계시공일괄)입찰은 설계부터 시공까지 공사를 따낸 업체가 모두 책임지는 방식으로 주로 고도의 기술을 필요로 하는 공사에 쓰인다. 반면 가격경쟁방식은 가장 낮은 금액으로 입찰한 업체에 공사를 맡기는 방식이다.
경실련은 "4대강 사업은 하천의 수질을 개선하고 홍수피해를 예방하고자 추진하는 복합준설사업으로, 고도의 집약된 기술이 필요한 사업이 아니기 때문에 일반 재정사업으로 발주해도 충분하다"며 정부가 턴키발주를 고집할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의 최근 3년간의 조달청과 공기업들이 턴키방식으로 발주한 189건 사업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입찰 참여업체가 2~3개사로 제한되는 등 상위 10개사가 전체 낙찰금액의 79%(8.5조 원)를 독식하고 있었다. 또 평균 낙찰률은 91.6% 수준으로 매우 높고, 1~2위간 투찰금액 차이가 1%도 안 되는 사업이 101개, 투찰금액이 아예 똑같거나 1000만 원 이내 범위인 사업이 16개 등 가격 담합 구조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이제까지 진행된 4대강 입찰에서도 확인된다. 1일 현재 입찰이 완료된 15건의 턴키 발주의 경우 평균 낙찰률은 93.4%, 낙찰금액은 4조1000억 원이다. 반면 가격경쟁방식 16건의 평균 낙찰률은 62.4%, 낙찰금액은 0.7조원이었다.
턴키와 가격경쟁방식의 평균낙찰률 차이는 31%나 됐다. 턴키 발주가 아닌 가격경쟁방식으로 입찰했더라면 공사비의 31%를 아낄 수 있었다는 얘기다. 경실련은 이제까지 입찰된 턴키 발주액 4조4000억 원 중 1조3700억 원이 낭비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 돈은 현대건설, 삼성물산, 대림산업, 대우건설, SK건설, GS건설, 포스코건설 등 공사를 따낸 재벌 건설사들에게 돌아가게 된다고 강조했다.
<4대강 사업 입·낙찰현황 및 턴키공사 예산낭비 추정>
구분 | 내 용 | 턴키발주 | 가격경쟁 | 합계 | |
4대강사업 | | 2009년분(1차) | 17건 | 24건 | 41건 |
완 료 | 15건 | 16건 | 31건 | ||
진 행 중 | 2건 | 8건 | 10건 | ||
2010년분(2차) | 4건 | 미확인 | | ||
계 | 21건 | - | | ||
2009년 | 총예정금액 [①] | 44,151 | 11,904 | 55,245 | |
총낙찰금액 [②] | 41,237 | 7,424 | 48,661 | ||
평균낙찰률 [③=②÷①] | 93.40% | 62.40% | 평균낙찰률 차이 | ||
턴키를 최저가로 발주했을 경우 | 27,550 | | |||
턴키로 낭비되는 예산 | 13,687억원 | 2009년도 |
지난달 민주당 이석현 의원이 4대강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들이 사전에 회의를 가진 사실을 폭로하는 등 담합 정황을 제시한 바 있다. 이 의원은 이를 근거로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대우건설, GS건설, 대림산업, SK건설 등 6대 대형건설사들이 4대강 턴키 1차 사업 선정 과정에서 입찰 담합해 총 15개 공구 가운데 12개 공구를 나눠먹기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정호열 공정거래위원장도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4대강 사업에 대해 "담합과 관련된 정황들이 포착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발언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자 '일반적인 턴키사업에 대한 발언'이었다고 말을 바꿨지만 4대강 사업 입찰 과정이 권력형 비리 사건으로 변질된 가능성은 한나라당 내에서도 제기되는 우려다.
경실련은 "내년에도 정부가 4대강 사업과 관련해 턴키방식으로 4건, 3조 원을 발주할 예정이며, 그대로 된다면 1조 원의 예산이 더 낭비될 것"이라면서 턴키 제도를 폐지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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