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자베즈파트너스가 투자제안서에 콜옵션을 요구하는 한편 구속력이 없는 상태로 딜에 참여해 협상 자체가 깨질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26일 금융계 등에 따르면 자베즈파트너스는 대우건설 인수를 위한 투자제안서에 대우건설 인수 후 주가가 오르면 미리 정해진 가격에 추가로 주식을 살 수 있는 콜옵션을 제시했다. 풋백옵션 조항은 추가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매각에 참여한 관계자는 "자베즈파트너스 측의 제안 내용을 보면 주가가 일정 수준을 밑돌면 주식을 되사주는 풋백옵션 조항은 없지만 추후에 주식을 더 살 수 있는 콜옵션 조항은 들어가 있다"며 "다만 협상 과정에서 이런 조항들은 변경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자베즈파트너스는 대우건설 인수가격으로 주당 2만 원 이상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관계자는 "콜옵션이 포함된 것은 파는 쪽이나 사는 쪽이나 나쁘지 않은 조건"이라며 "협상만 잘 이뤄지면 매각이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금융권 안팎에서는 현재까지 금호아시아나그룹과 우선협상대상자 간 협상이 논바인딩(nonbinding) 오퍼(예치금을 넣지 않아 구속력이 없는 제안) 상태에서 진행되고 있어 딜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예컨대 지금까지 협상 자체가 구속력 없이 진행되고 있는 데다 우선협상대상자들이 제안한 확인실사 기간도 통상 3주보다 1~2주 더 길어 인수의 진정성도 의심스럽다는 얘기이다.
한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우선협상대상자들이 협상을 진행하다 MOU를 체결하지 않거나 이행보증금 등을 예치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며 "통상의 딜의 형태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언급했다.
매각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본입찰 때 투자자들에 바인딩 비드(구속력 있는 입찰)를 내라고 했으며 추후 MOU를 맺을 것이나 우선협상대상자들이 제시한 몇 가지 조건들은 불확실해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며 "우선협상대상자가 제시한 확인실사 기간도 너무 길다"고 말했다.
자베즈파트너스는 지난 6월 자본금 5천만 원으로 설립된 법인으로 아직 투자펀드도 조성하지 않은 상태로, 현재 투자자를 모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베즈파트너스의 최원규 대표는 옛 제일은행에 재직할 당시 사모펀드인 뉴브리지캐피털과 제일은행 매각 협상에 참여한 공로로, 경영권이 뉴브리지캐피털로 넘어간 뒤 부행장으로 초고속 승진한 바 있다. 자베즈파트너스의 사내이사는 미국계 한국인 등으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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