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대우건설 매각주간사 역할을 포기한다. 대신 인수금융(자금대출) 지원에 주력키로 했다. 산은은 지난 6월부터 공동매각 주간사를 맡아왔다.
24일 산은은 "대우건설 본 입찰 이후 이해상충 논란 등 여러 가지 사항으로 인해 금호아시아나그룹과 협의, 지난 18일자로 대우건설 공동매각주간사 역할을 자진 철회했다"고 밝혔다.
산은이 공정한 매각이 이뤄지는가를 심판하고 매각 기준 이행을 감독해야 할 주간사 역할을 스스로 포기한 이유로 업계는 산은이 이해관계자인 대우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에게 자금을 지원키로 약속했기 때문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모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나서면서 산은이 인수자금을 지원키로 물밑 협의를 했다"는 소문이 오래 전부터 나돌았다. 물건을 제 값 받고 팔아야 할 입장(주간사)인 산은이 엉뚱하게도 사는 사람의 편에 섰다는 얘기다. 이 추측이 사실일 경우, 산은은 도덕적 책임 논란이 불가피하다.
산은은 이와 같은 지적에 대해 "특정 주체와 어떠한 합의도 한 적이 없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산은은 보도자료에서 대우건설 매각이 연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자베즈 파트너스와 TR 아메리카 등 2개 컨소시엄에 대한 인수금융 지원 여부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산은의 표현대로라면 "앞으로 자금지원을 하는 것은 맞지만, 주간사 역할을 할 당시는 아니다"라는 뜻이 된다. 대출 지원 규모는 최대 2조 원가량에 달할 것으로 추측된다.
자베즈 파트너스와 TR 아메리카는 아직 그 실체도 드러나지 않는 등, 대우건설 인수 자격을 두고 논란을 빚고 있다. 대우건설 노조는 산은 체제 하에서 회사부터 정상화 한 후, 보다 신뢰가 가는 인수 후보자가 나타날 때 매각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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