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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새로운 변신, 뮤지컬 '더 매지션스(The Magicia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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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새로운 변신, 뮤지컬 '더 매지션스(The Magicians)'

[난장 스테이지] 영화와 뮤지컬의 '적절한' 조화

그야말로 무비컬(영화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의 홍수시대다. 뮤지컬 '싱글즈', '내 마음의 풍금', '라디오스타', '마이 스케어리 걸', '댄서의 순정', '주유소 습격사건', '미녀는 괴로워', '금발이 너무해' 등 관객들은 범람하는 창작 무비컬에 쓸려 정신이 없을 지경이다. 앞으로도 무비컬 제작은 계속될 예정이다. 이 쏟아지고 넘쳐나는 무비컬 속에서 조용하게 개막해 매일 저녁 작은 소극장을 울리는 공연이 있다. 바로 뮤지컬 '더 매지션스(The Magicians)'다.

▲ ⓒ프레시안

1990년대 디즈니는 미녀와 야수, 라이언 킹 등의 애니메이션을 뮤지컬로 만들어 지금까지도 수익을 거둬들이고 있다. 한국에서도 몇 년 전부터 '붐'이라 할 만한 무비컬은 익숙한 스토리를 가지고 관객을 찾아온다. 이는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친숙함과 인지도라는 장점으로 가지게 된다. 검증된 스토리는 관객들의 선택에 있어 유리하게 작용하기 마련. 반면 무비컬은 잘하면 본전, 못하면 욕먹기 십상이다. 뮤지컬 '더 매지션스(The Magicians)' 역시 송일곤 감독의 영화 '마법사들'을 원작으로 한다. 이 작품의 연출을 맡은 위성신은 "원작이 있으니 새로운 스토리를 만들어 내야 한다는 측면에서는 자유롭고 편하다. 그러나 원작이 있을 때 갖게 되는 부담감이 있다. 우선 영화나 만화 등을 만든 상상력의 공간이 다르기 때문에 시간적, 공간적 제약이 굉장히 강하다. 또 원작이 잘 알려져 있거나 자기 힘을 가지고 있는 작품들은 새로운 장르로 재탄생 시켰을 때 혹시 실패하지 않을까에 대한 연출가로서의 부담감이 있다. 이어 장르와 그 소재가 잘 어울릴까에 대한 것, 원작을 최대한 살려야 한다는 것, 더불어 다시 그려지는 작품은 원작보다 더 재밌어야 한다는 것에 대한 부담감 등이 있다"고 전한 바 있다.

그러나 뮤지컬 '더 매지션스(The Magicians)'는 주로 대극장에서 공연됐던 이전의 무비컬과는 다르다. 이는 상업영화라기 보다 마니아들을 확보한 뚝심 있는 영화다. 영화 '마법사들'은 기타리스트의 자살이라는 아픔을 가지고 있는 밴드의 이야기로, 영화는 그들의 기억과 사랑, 상처와 치유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모든 것은 음악과 연결된다. 또한 영화는 마지막 밴드가 부르는 노래 '실비아'를 향해 조금씩 나아가는 느낌이다. 주인공들이 '밴드'의 멤버라는 설정은 '노래하는 극'이라는 뮤지컬의 특성과 잘 맞아떨어진다. 실제로 뮤지컬 속 배우들은 직접 연주를 하며 노래하기에 밴드라는 소재를 부각시켜 더 활기 있는 작품으로 만들었다.

▲ ⓒ프레시안

무엇보다 독특하고 몽환적이면서도 우울한 이 영화의 가장 큰 특징은 '원 테이크 롱 컷'이라는 것에 있다. 즉 한 신 안에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96분을 집어넣은 것이다. 이는 공간의 전환과 시간의 변화가 자유로운 영화의 특성에 위배된다. 공간의 제약은 관객들이 배우들의 동선 하나하나를 눈으로 따라갈 수 있게 되고 이는 연극, 혹은 뮤지컬과 비슷하다. 영화 '마법사들'에서 명수 역을 맡았던 배우 장현성은 "영화 촬영 당시 한 공간에서 벌어진다는 것 때문에 연극을 한다는 생각으로 임했다. 그것을 실제 공연장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만나게 되니 새롭다. 한 공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들을 밀도 있게 잘 만들어낸 것 같다"고 말했다. 즉 영화를 봤더라도 작품의 부자연스러운 짜맞추기나 생뚱맞음으로 인한 거부감이 줄어든 것이다.

그렇다고 영화를 그대로 무대에 옮겨놓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뮤지컬 '더 매지션스(The Magicians)'는 뮤지컬이라는 장르에 맞게 확장하고 축소하고 줄이고 덧붙였다. 뮤지컬인 만큼 당연히 노래로 드러내는 심리묘사가 많아졌다. 또한 영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마법사밴드의 첫 만남과 결성과정 등이 전해진다. 무대는 소극장에 맞게 조금 더 아기자기해졌다. 무엇보다 가장 큰 특징은 캐릭터들의 변화라고 할 수 있겠다. 뮤지컬 '더 매지션스(The Magicians)'는 영화보다 밝고 경쾌하다. 이는 캐릭터로 인한 요인이 가장 크다. 그 중심에 '스님'이 있다. 늦은 밤 이들의 주 무대인 카페를 찾은 스님은 3년 전 맡기고 떠났던 보드를 찾으러 왔다. 영화 속 스님은 조용하고 침착하며 그 속을 알 수 없는 표정을 짓고 있다. 반면 뮤지컬 속 스님은 같은 상황의 설정임에도 밝고 유쾌하다. 뮤지컬 '더 매지션스(The Magicians)'의 웃음을 유발하는 핵심 코드이기도 하다. 이 공연에서 스님 역을 맡은 배우 김종원은 "작지만 중요한 역할이기에 그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엉뚱하고 즉흥적인 면을 부각시켰다"고 전했다.

백만 관객을 끌어들인 상업 영화도 아니고 스타캐스팅도 없다. 뮤지컬 '더 매지션스(The Magicians)'는 영화의 뚝심과 비슷한 성실함으로 관객들을 찾아온다. 요란스럽게 대중들 사이를 떠돌았던 무비컬 작품들과는 그 모양새가 조금 다르다. 그래서 더 의미 있는 무비컬 '더 매지션스(The Magicians)'. 현재 창조아트홀 2관에서 공연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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