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민관합동위원인 강용식 한밭대 명예총장이 이명박 정부가 세종시를 기업중심도시로 만드려고 하는 것에 대해 "기업들에게 토지를 저가로 공급하고 세제혜택을 준다고 하더라도 통제 기능이 없기 때문에 땅 장사만 하고 돌아갈 수 있다"고 문제를 지적했다.
이명박 정부는 세종시에 입주하는 기업에 산업용지를 인근 산업단지보다 낮은 수준에 공급하고 3년 동안 법인세와 소득세를 면제해주는 등 세제혜택을 부여하기로 하는 등 엄청난 특혜를 대가로 기업 유치 활동을 벌이고 있다.
"서울 세계 최고 과밀도시…뉴욕, 상하이에 행정부처 있나"
도시공학 전문가이자 세종시 자문위원장 출신인 강용식 명예총장은 17일 SBS 라디오 '이승열의 SBS전망대'에 출연해 정부가 세종시를 행정중심복합도시에서 기업도시로 수정, 추진하려는 것에 대해 "지난 5년 동안 수백 번의 공청회와 토론회를 거쳐서 해온 것을 3개월 동안에 그냥 졸속으로 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강 명예총장은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2007년도에 인구밀도를 세계 125위까지 내놓은 것을 보면 서울이 OECD 국가 중 제일 높다"면서 "서울은 평 킬로미터당 1만6700명인데, 미국의 뉴욕은 2050명, 일본 도쿄와 요코하마 쪽이 4750명, 파리가 3550명, 베를린이 3750명, 시드니가 2100명"이라고 밝혔다.
그는 "OECD 2006년도 보고서에도 서울이 국가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수도권의 인구 과밀화 해소를 가장 먼저 지적했다"며 "그렇기 때문에 뉴욕이나 상하이에서는 중앙 행정부를 안 갖고 있으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서울은 완전히 교통마비와 환경 때문에 국가경쟁력을 상실한 도시"라며 "앞으로 국가경쟁력은 도시 간의 경쟁력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행정부는 빨리 내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통제력 없는 기업도시"
강 명예총장은 정부가 특혜를 주면서 기업들을 세종시로 유치하려는 데 대해 "기업이 서울로 다시 가고 싶으면 갈 때 누가 붙잡을 사람도 없고 거기에 대한 통제기능이 없다"며 "그렇기 때문에 땅 장사만 하고 돌아갈 수가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주민들이 행정부가 오겠다고 하니까 땅을 팔았지, 다른 것이 온다면, 도시가 발전할 수 없는 것이 온다면 팔지를 않았을 것"이라며 향후 주민들의 법적 대응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정부가 세종시 수정안을 추진하는 명분으로 제시한 '비효율성' 문제에 대해 강 총장은 "행정효율이 나쁘니, 자족기능이 나쁘니 이런 얘기들을 하는데 지금 세종시 오송역에서 정부청사까지 온다면 한 시간이면 된다. 서울역까지 40분 걸린다. 서울 변두리보다 더 빠르다"고 반박했다.
그는 "서울을 경쟁력 있는 도시로 만들려고 하면 앞으로 과감히 행정부를 이전해야 한다"며 "산하기관, 정부투자기관들도 이전을 해야지 서울이 뉴욕과 상하이 같이 경쟁력 있는 금융상업도시가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종시는 가장 인프라가 잘 구축이 되어있기 때문에 통일을 대비해서라도 빨리 이전을 해야 된다고 본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현대차-LG도 세종시 이전 검토
한편 롯데가 일부 계열사를 세종시로 이전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힌데 이어 현대차, LG 등 다른 대기업도 정부의 파격적인 특혜 제공에 계열사 이전을 검토하는 쪽으로 돌아섰다.
현대기아차가 그린카 연구센터를, LG가 차세대 자동차용 배터리 공장을 각각 세종시에 세우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도 계열사를 통한 투자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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