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레시안 |
"언제 어디서나 보여줄 수 있는 춤을 추고 싶어요." 172cm의 껑충한 키에 무릎까지 내려오는 헐렁한 후드 티셔츠, 화장기 없는 맨 얼굴에 질끈 동여맨 머리. 스물넷이라는 나이만큼이나 앳되고 소탈한 외양의 이지선 무용수는 무용이 아닌 춤을 추고 싶다며 말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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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비전에 나오는 가수들의 춤을 따라 추길 좋아했다는 그녀가 본격적으로 무용을 시작한 건 초등학교 4학년 때. "처음 무용을 접하게 된 건 일곱 살 때였어요. 그러다가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제대로 발레를 배우기 시작했죠. 근데 지겨웠어요. 발목도 안 좋고, 토슈즈도 아프고. '내가 굳이 이걸 신고 해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들었죠. 발레로 계원예고에 입학했다 고2때 현대무용으로 전과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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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란 소리 들어요." 특이한 이력에 사람들에게 오해 살 여지도 있을 것 같다는 말에 그녀는 얼굴을 붉히며 실상을 털어놓았다. "어쩔 때는 나이를 너무 넘어서거나 어쩔 때는 너무 바닥을 치고 들어가서 '제 왜 저래?'하는 소리도 많이 들어요. 낯을 가리긴 하는데 되게 빨리 친해지려고 노력을 하다보니깐 교수님들이나 윗분들에게도 서슴없이 다가가는 편이거든요. 이번 공연 참여하시는 분들이 거의 중대 출신인데 반해 전 한예종(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이라 괜히 어색하고 했는데요. 한 번은 교수님께서 연습 마친 뒤 집에 어떻게 가냐는 질문에 '교수님 심심하시죠? 저 좀 데려다주세요!'해서 좌중을 경악케한 사건이… 그런 면에서 오해도 많이 받는데 결국 바보란 소리를 듣게 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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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향과 몽룡의 사랑을 그려낼 '사랑의 방'은 실제로 안지 않아도 정말 가슴과 가슴으로 안는 느낌으로 표현돼요. 사람과 사람이 합쳐졌을 때의 그림이 몸짓으로 나타나죠. 연습할 때 사람과 사람이 겹쳐진다는 느낌보다는 그 사람에게 빨려 들어가서 하나가 된다는 느낌이 들도록 노력해요." 이번 공연의 관전포인트로 '사랑의 방'을 꼽은 그녀는 관객들이 있는 그대로 공연을 즐겼으면 좋겠다는 말을 덧붙이는 것을 잊지 않았다.
무용쪽 관련 종사자나 가족들이 아닌, 일반 관객들이 공연장을 찾는 문화가 많이 생겨나길 바란다는 이지선 무용수. 그녀에게선 이미 프로의 기운이 물씬 풍겨 나왔다. 그녀의 바람이 부디 조금이나마 관객들에게 전해지기를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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