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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간 '남친' 면회가는 영화='청소년 유해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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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간 '남친' 면회가는 영화='청소년 유해 영화'?"

영화 <친구사이?> 등급 논란…김조광수 감독 "명백한 차별"

동성애를 다룬 영화를 두고 영상물등급위원회(영등위)가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판정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영화는 김조광수 감독의 <친구사이?>다. 앞서 <소년, 소년을 만나다>로 밝은 동성애 영화를 선보였던 감독은 이번에도 남성 동성애자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인 군대 문제를 다루면서도, 가벼운 로맨스와 뮤지컬 형식을 도입해 영화를 밝고 경쾌하게 만들었다.

영화는 군 복무 중 외박을 나와 함께 시간을 보내려 한 게이 커플인 두 주인공이 뜻밖에 면회를 온 어머니를 만나 겪게 되는 일과 고민을 그렸다. <친구사이?>는 지난 10월 부산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돼 좋은 반응을 얻었으며 오는 12월 17일 극장에서 개봉할 예정이다.

그러나 영등위는 지난 4일 이 영화의 예고편에 대해 선정성을 이유로 '유해성 있음'이라는 판정을 내린데 이어, 본편에 대해서는 9일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내렸다. 영등위의 판정 사유를 보면 "성적 행위 등의 묘사가 노골적이며 자극적인 표현이 있다"며 "청소년이 관람하지 못하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영화"라고 나와 있다. 또 이 영화 주제의 유해 정도를 '다소 높음'이라고 판정했으며, 선정성과 모방 위험을 두고서는 '높음'이라고 판정했다.

이에 대해 제작진을 비롯한 문화·인권단체에서는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성적 표현 정도를 놓고 봤을 때 '15세 이상 관람가' 판정을 받은 다른 이성애 영화와 비교해 절대 수위가 높지 않다는 것.

제작사인 청년필름 측은 "최근 15세 관람가 등급으로 개봉한 <불꽃처럼 나비처럼>과 비교해 애정신의 수위가 낮고, 또 역시 15세 관람가인 <마린보이>의 마약 투약 장면처럼 청소년 모방 위험도 없다"고 반박했다.

김조광수 감독은 "영화에는 높은 수위의 노출 장면도, 비속어나 욕설 사용도 없다"며 "결국 이성애 영화와 동성애 영화의 기준이 다른 것이고, 이는 동성애에 대한 명백한 차별"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동성애 영화만 심의에서 너그럽게 봐달라는 얘기가 아니다"라며 "2006년 제작한 <후회하지 않아>의 경우 노출 수위나 욕설 등이 많은 이유로 청소년관람불가로 신청했다"고 밝혔다.

김조광수 감독은 "영등위에 메이킹필름을 더해 본편에 대한 심의를 15세 관람가로 다시 신청하겠다"며 "또 국가인권위원회에 동성애 차별을 진정하고, 법적 소송을 진행하는 한편 영등위에 심의 과정에 대한 정보 공개를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 동성애를 그린 영화 <친구사이?>에 대해 영등위가 '청소년 관람 불가'를 판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 ⓒ청년필름

"영등위 행위야말로 청소년에 유해하다"

사회단체들의 반발도 거세다. 동성애자인권연대는 성명을 통해 "영등위의 판정은 동성애 혐오에서 비롯한 차별"이라며 "무엇보다 이 영화의 모방 위험 정도가 높다고 규정한 것은 동성애에 대한 무지와 편견을 드러낸다"고 지적했다.

동성애자인권연대는 "동성애 차별과 편견 때문에 수많은 청소년 동성애자들이 혼란과 자괴감으로 고통받을 뿐 아니라 동성애 혐오에 의한 폭력에 시달린다"며 "청소년 동성애자들의 우울 정도와 자살률이 높다는 사실은 동성애 차별이 낳는 결과를 극명하게 보여준다"고 밝혔다.

문화연대 역시 성명에서 "동성애를 '청소년유해매체'로 규정했던 '청소년보호법시행령'의 조항은 이미 지난 2004년 인권위의 권고에 따라 삭제됐다"며 "영등위의 행위야말로 동성애에 대한 사회적인 편견을 조장하는 유해한 행태"라고 지적했다.

문화연대는 "또 이번 결정은 청소년의 성적 자기 결정권을 무시하는 조치"라며 "청소년들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당연히 마주할 수밖에 없는 문제들에 대해 차단하고 금기할 때 오히려 청소년들은 사회적인 편견에 갇혀버리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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