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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발레단 주역 무용수들을 만나다, 발레리노 김현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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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발레단 주역 무용수들을 만나다, 발레리노 김현웅

[人 스테이지] 발레 '왕자호동' 릴레이 인터뷰 5

오는 18일 발레 '왕자호동'이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오른다. 발레 '왕자호동'은 신비한 북 자명고를 둘러싼 낙랑공주와 호동왕자의 슬픈 사랑 이야기로 우리나라의 설화를 바탕으로 한다. 드림팀이라 할 만한 연출진들이 모여 제작한 이 작품은 우리나라 최고의 무용수들이 무대를 채운다. 그 중에서 호동왕자 역을 맡은 김현웅을 만났다.

▲ ⓒ프레시안

김현웅은 뮤지컬 배우 집안에서 성장해 무대에 대한 애착이 큰 발레리노다. 뛰어난 신체조건이 큰 장점인 김현웅은 1999년 고등학교 3년 시절 발레협회 콩쿠르에서의 수상을 계기로 이름을 알리게 됐다. 이후 국립발레단의 발레 '돈키호테', '호두까기 인형'에서 객원 출연하며 국립발레단과 인연을 맺었다. 그는 2000년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입학하여 발레 '세레나데', 'Prince of Pagoda' 등을 비롯한 정기 공연의 주역을 맡았다. '한국을 빛내는 발레스타' 공연에 참가했으며 2004년 러시아 바가노바 발레 아카데미를 졸업했다. 국립발레단 입단 후 발레 '백조의 호수', '해적', '고집쟁이 딸', '돈키호테', '호두까기 인형', '해설이 있는 발레' 등 모든 공연의 주역으로 활동하며 차세대 재목으로 인정받았다. 2007년에는 '스파르타쿠스'를 통해 감명 깊은 무대를 선사하며 그만의 테크닉과 연기력을 통해 위치를 확고히 했고, 2007년 한국발레협회 당쉬르 노브르상을 수상한 바 있다. 발레 '왕자호동'에서 호동의 고독과 외로움, 사랑을 표현하고 싶다는 무용수 김현웅. 그가 얼마 남지 않은 공연의 연습과정에 대해 전했다.

- 발레 '왕자호동' 공연이 얼마 남지 않았다. 소감이 어떤가?
제가 1년 전에 수술을 했어요. 수술하기 전에 발레단에 왔었는데 저에게 두꺼운 대본을 주시더라고요. 병원에서 읽어보라고. 그 대본을 받을 때 공연에 관련된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수술을 하고 병원에서 굉장히 많이 읽었죠. 그게 발레 '왕자호동'의 대본이었어요. 그래서 호동을 맡게 된다고 들었을 때는 어떠한 사명감 같은 것을 느꼈죠. 소름 돋는 듯한 전율도 있었고요. 지금도 그런 마음으로 작품에 임하고 있어요. 능력을 최대로 끌어올려 보여드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 연습하면서 힘든 점은 없는가?
솔직히 정신없어요. 어떻게 해야 할까를 항상 고민하고 있어요. 몸이 힘들지는 않은데 정신적 문제죠. 그래도 여태껏 했던 작품들이 많이 도움이 돼요. 표현해왔던 감정들을 한국적 색채로 드러내는 과정이 재밌기도 하고 생각도 많이 들게 하고. 저는 춤을 추고 있으니까 객관적으로 저를 바라볼 수가 없는데 기대가 많이 돼요.

▲ ⓒ프레시안
- 호동은 어떤 인물인 것 같나?
호동에 관한 여러 가지 설들이 많아요. 호동이 나라를 점령하기 위해 낙랑을 이용한 마음도 있었겠지만 어쨌든 사랑에 빠진 거잖아요. 안타깝게도 그 나라의 공주였던 것뿐이죠. 북을 찢으라고 칼과 편지를 전했을 때의 심정이 짧게 표현됐지만 굉장히 마음이 아플 것 같아요. 결국 낙랑이 왕에게 죽임을 당하는데 호동은 그 생각까지는 못했어요. 다른 무용수들은 호동을 어떻게 연기를 하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1막에서는 왕자의 불안함과 고독 등을 표현하려고 애쓰고 있어요. 2막에서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고 싶어요. 어떻게 보면 호동은 철부지인 것 같기도 해요. 젊으니까 생각대로 되는 줄 아는 거죠.

- 김주원, 김현웅 팀만의 장점이 있다면?
장점이라면 저희가 제일 먼저 안무를 받았어요. 저희 위주로 듀엣 등도 많이 짜였죠. 솔로도 그런 부분이 있고요. 처음부터 계속 작업에 참여했어요. 오랫동안 연구하고 안무 선생님께 많이 묻고 그랬어요. 즉 연습할 수 있었던 시간이 조금 더 길었던 거죠. 시간을 벌었어요. 조금 더 연습 했다는 거, 그래서 그만큼 자연스럽게 보이지 않을까 해요. 오랫동안 연습을 해서 그런지 편해요.

- 연습장면을 보니 태권도가 나오더라
의견이 분분해요. 갑자기 태권도가 나오니까. 저는 긍정적로 생각해요. 또 처음보다 많이 바뀌었어요. 태권도를 춤으로 표현하려고 노력 했거든요. 어쨌든 우리나라의 무예니까 작품에 반영하는 것에 대해 좋게 생각해요.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도 됐는데(웃음).

- 연습 과정은 어떤가? 특별한 점이 있는가?
기본적인 틀만 잡아주시고 그 안에서 주역 배우들이 만들어가는 부분이 많아요. 그래서 무용수들마다의 표현이 조금씩 다르죠. 지금 연습했던 것들이 무대 위에서는 또 달라질 수도 있어요. 감정에 따라 바뀌는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내가 이 동작을 했었는지 기억이 안날 때가 많아요. 다들 연기하다가 슬쩍 남을 봐요. 그러니까 물어보는 거죠. 자유도가 높으니까 서로가 서로를 봐주고 이야기해야 해요. 그 과정에서 좋은 것이 있으면 공유하면서 점점 순서가 똑같아져요. 실제 공연에서도 어제와 내일의 동작이 다를 수 있어요. 틀려도 모르실 걸요?

- 머리가 길어졌다. 불편하지는 않은가?
호동을 맡은 주역 배우들이 함께 미용실에 가 머리를 붙였어요. 지금도 조금씩 머리가 빠지고 있는데(웃음) 처음부터 익숙하지가 않아 어색했어요. 오늘도 연습을 하고 나니 점점 빠져서 머리가 길어져있더라고요.

- 마지막으로 공연을 보러 오는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오랫동안 잠자고 있던 발레 '왕자호동'의 부활을 꿈꾸며 많은 사람들이 엄청난 노력을 들였어요. 홍보도 많이 하려 했고요. 그러나 첫술에 배부를 수 없잖아요. 조금 너그러운 마음으로 공연을 관람하셨으면 좋겠어요. 어떻게 만들었나 한 번 보자, 라는 마음보다는 애정을 가지고 오셨으면 해요. 애정 속의 칭찬과 질책으로 인해 더 발전해나가는 발레 '왕자호동'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많이 사랑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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