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썽사납지만 이해한다. 단속해야 한다. 계파 내에서 이탈자가 나오면 전열이 헝클어진다. '아군'의 결속을 도모하려면 '적군'을 쳐야 한다.
확인한다. 가족이 아니다. 이명박계와 박근혜계는 '한 지붕 두 가족'이 아니라 '피아'다. 싸움의 성격은 전면전이다. 승리와 패배의 경계선이 모호한 소모전이 아니라 한쪽은 완승하고 다른 쪽은 완패하는 사생결단의 승부다.
이것이 규정한다. 한나라당은 악순환 궤도에 올라섰다. 전장을 세종시에서 늪으로 옮겨 싸움을 계속해야 하는 무한전쟁에 빠져들었다.
여권 주류가 속도전을 꾀하는 사실, 세종시 수정안 마련을 연내로 앞당겨 조기에 사태 해결을 꿈꾸는 사실은 그리 중요치 않다. 그래도 2월이다. 세종시 수정안이 국회 본회의장 표결 안건에 오르는 건 2월 국회다.
이 점이 규정한다. 여권은 세종시 내전의 후유증을 치유한 계기를 확보할 수 없다. 2월에 조기 전당대회를 열어 당 지도부 개편과 분위기 쇄신을 꾀할 수 없다. 그때는 죽기살기로 세종시 수정안 처리에 매달려야 할 때다.
시점은 7월이다. 정몽준 대표의 임기가 끝나는 7월에 전당대회를 열어 당 지도부를 개편해야 한다. 헌데 공교롭다. 그 전에 지방선거가 있고, 또 그 전에 세종시 수정안 국회 처리가 있다.
이게 문제다. 7월 전당대회가 순탄하게, 평화롭게 치러질 수 없는 이유가 이 일정에 담겨있다.
▲ ⓒ청와대 |
상기하자. 세종시 내전에서 무승부는 없다. 어느 한쪽은 다치게 돼 있다. 이 싸움의 성격이 지방선거에 영향을 미친다. 세종시 내전에서 패한 쪽이 지방선거 지원을 방기하거나, 정반대로 죽기살기로 공천에 매달려 패배를 벌충하려 할 것이다. 세종시 내전이 계파 논리 촉진제로 작용하는 것이다.
7월 전당대회는 이 와중에 열린다. 계파 논리가 정점에 도달했을 때, 상대 계파와의 공존보다는 자기 계파의 안위를 우선시하는 분위기 속에서 치러진다. 칼날 위에서 전당대회가 개최되는 것이다.
촉진제가 하나 더 있다. 터닝 포인트다. 이명박 정부의 집권 기반이 변곡점을 맞는 시점, 박근혜 전 대표의 대권행보가 개시되는 시점에 전당대회가 열린다. 이 요인이 더욱 부채질 할 것이다. 칼날을 더욱 벼릴 것이다.
원인과 결과는 이렇게 뒤섞여 있다. 계파 논리가 감정대결을 불사케 하고, 감정대결이 계파 논리를 강화하고 있다. 세종시 내전이 전당대회 승부를 규정하고, 전당대회 승부가 세종시 내전 지형을 조성하고 있다.
그래서 악순환 궤도에 올라섰다고 말하는 것이다. 한나라당이 늪 속의 무한전쟁에 빠져들었다고 규정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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