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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즐길 줄 아는 배우 '여운', 그 무한한 가능성이 빛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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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즐길 줄 아는 배우 '여운', 그 무한한 가능성이 빛나다

[人 스테이지] 뮤지컬 '더 매지션스(The Magicians)', 가장 긴 여운을 남기는 배우!

시간이 지날수록 후회되는 일들이 쌓여간다. 새롭게 시작하고 싶지만 너무 늦은 것 같고, 당장 현실에서 이뤄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어디론가 훌쩍 떠나버리고 싶다. 이를테면 아르헨티나 같은 곳으로. 명수는 아픈 추억을 뒤로한 채 아르헨티나로 떠날 결심을 하고 있다. 친구들과의 마지막 밤이 될지도 모르는 12월의 마지막 날, 뒤늦은 후회 속에서 사랑 고백을 하는 명수의 망설임과 머뭇거림은 우리를 닮았다. 뮤지컬 '더 매지션스(The Magicians)' 속 명수가 돼 매일을 살고 있는 배우 여운, 우리의 모습을 하고 있는 그를 만났다.

▲ ⓒ프레시안

우리는 누구나 주인공이 되길 꿈꾼다. 그러나 우리는 복잡한 세상 속 보이지 않는 곳에 웅크리고 있고, 주인공은 다른 곳에 서서 빛나는 것만 같다. "명수라는 캐릭터는 굉장히 수동적인 인물이에요. 어떤 상황에 중심이 돼서 이끌어나가는 것이 아니라 환경의 영향을 받는 인물이지요. 사람들은 누구나 환경에 영향을 받잖아요. 또한 명수는 극을 받쳐주는 역할이에요. 재성, 하영, 스님 등의 등장에 있어 그들을 받쳐주죠. 그래서 어쩌면 현실과 가장 가까울지도 몰라요." 명수는 작품 속 관객과 가장 근접해 있고 삶의 리얼함에 닿아있는 인물이다. 우리의 모습을 하고 있는 명수는 여운의 모습과도 별반 다르지 않다. 게다가 음악에 대한 열정은 다른 어떤 특징보다 더 비슷하다. "명수는 누구보다 음악, 밴드에 대한 애정이 가장 많아요. 마지막에는 열쇠를 쥐어주는 역할을 하죠. 열쇠로 문을 열어주는 게 아니라 손에 쥐어주는 거예요. 스스로 문을 열게끔 도와주는 캐릭터 같아요." 여운은 TIME의 일원으로 실제 음반 작업도 하고 있다. "시간이 지났음에도 사그라지지 않는 열정이 저와 닮았죠. 저도 노래를 시작하기까지 굉장히 긴 시간이 있었고 힘들었어요. 그래서 공감이 많이 가요." 그는 지금도 힘들다며 너스레를 떨었지만 즐거운 기운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 밝은 에너지 때문에 친구의 자살과 후회라는 무거운 소재의 공연이 보다 가볍고, 그래서 더 리얼하게 표현된다.

▲ ⓒ프레시안
극중 명수는 하영을 짝사랑한다. 음악에 대한 미련과 말 못한 사랑으로 가슴이 답답한 명수. 배우 여운 역시 오래 동안 짝사랑을 해본 경험이 있는지 물었다. "짝사랑을 해 본 경험은 있지요. 그런데 명수처럼 오랫동안 해본적은 없어요. 저는 표현을 잘 하는 편이거든요. 답답한 걸 싫어해요. 참지 못하고 말을 해버려요."

배우 여운은 이전 뮤지컬 '클레오파트라'에서 시저 역을 맡아 열연한 바 있다. 뮤지컬 '더 매지션스(The Magicians)'와는 공연의 규모도 다르고 시대도 다르며 인물의 캐릭터 또한 상당한 차이가 난다. "사실 저는 클레오파트라 공연이 되게 어려웠어요. 제가 처음 뮤지컬 데뷔한 것은 2005년도인데 그 후로는 뮤지컬 무대에 서질 않았어요. 그러다가 클레오파트라를 하게 됐는데, 시저 역할이 50대의 위엄 있는 모습에 연륜이 묻어나야하는 캐릭터잖아요. 제게 조금 버거웠던 것 같아요. 그렇다고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는 것은 아니죠. 현재 하고 있는 이 작품이 현대극이라 그런지 조금 더 자연스럽고 자유로워요. 일단 시대극은 어투 자체가 딱딱하잖아요. 전 작품이 어투나 시대 등의 차이 때문에 갇혀 있는 부분이 좀 있었다면 이번 작품은 개인적으로 조금 더 편안해요." 여운은 무엇보다 창작 초연이라는 것 때문에 무대 위에서 찾아가는 것들이 많아 즐겁다고 한다. "뮤지컬 클레오파트라는 일단 초연하셨던 분들이 정말로 굉장한 선배님들이셨잖아요. 제가 김법래 선배님과 비교를 많이 당했습니다(웃음)."

▲ ⓒ프레시안

이 작품은 송일곤의 영화 '마법사들'을 원작으로 한다. 영화 속 배우 장현성의 명수와 여운의 명수는 비슷한 성격을 지녔지만 그 색은 완전히 다르다. 영화와 다른 그만의 명수를 찾아낸 여운을 관객들은 반긴다. "송일곤 감독님께서 보시더니 달라서 좋다고 하시더라고요. 영화에서 명수 역을 맡았던 장현성 선배님도 같은 말씀을 하셨어요. 저만의 캐릭터를 찾는 게 중요하다고도 하셨고요. 그러면서 자신은 옛날 배우고 요즘의 명수 전문가는 여운씨라고(웃음)."

▲ ⓒ프레시안
극중 명수는 후회로 점철돼 있지만 어둡지만은 않다. 엉뚱하면서도 천진한 구석이 있다. 마지막 자신이 작곡한 곡을 내밀며 다시 시작하길 원하는 명수, 마법사밴드에게 새 길을 제시하는 동시에 관객에게 새 노래 부를 것을 권유한다. "캐릭터 분석에 대한 고민이 많았어요. 꼭 영화와 똑같이 해야 할까, 생각도 했고요. 이 극에 어울릴만한 캐릭터를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 결과가 지금의 명수에요. 명수와 저는 약간의 엉뚱한 면, 그러면서도 긍정적인 부분이 꽤 닮았어요. 이런 것들을 살려 나만의 명수를 탄생시키면 어떨까 생각했어요." 실제로 밝은 모습을 하고 있는 여운은 긍정적인 배우로 보였다. "네. 저 꽤나 긍정적이에요." 기분 좋은 그의 웃음은 더욱더 그를 명수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뮤지컬 '더 매지션스(The Magicians)'는 지난 10월 16일에 공연을 시작했다. 창작 뮤지컬에 초연되는 공연이라 무대 위 실수 경험이 있을 것 같았다. "스님께 맥주를 건네는 신에서 그만 엎어버렸어요. 진짜 맥주가 아니기 때문에 병뚜껑을 그냥 막아놓는데 이게 벌어지면서 너무 쉽게 따지는 거예요. 안 그래도 이전에 현성 선배가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어요. 너무 쉽게 따지니까 사람들의 기대심리 같은 게 떨어지는 것 같다고. 그래서 연기라도 진짜인 것처럼 해야겠다 싶어 혼신의 힘을 다해 연기하다가 너무 힘이 들어가 엎어버렸어요. 다행히도 스님 역의 김종원씨가 애드립을 잘 받아주셨죠. '이 아까운 맥주를….' 하면서 관객들의 웃음도 유발했고요. 몇몇 관객 분들은 그게 실수가 아니라 연출이라고 생각하시더라고요." 무대 위 실수는 라이브만의 매력이기도하다. 과하면 인상을 찌푸리게 되지만 그 실수를 공연의 일부로 자연스럽게 흡수하는 것도 능력이 아닐까 싶다. "그것 때문에 배우가 흔들리면 안 되죠. 실수한 상황 속에서도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여유를 찾아 자연스럽게 넘겨야죠. 그 외에는 실수한 적 없어요. 정말이에요(웃음)."

▲ ⓒ프레시안
공연에 대한 기대감과 설렘으로 가득 차 있는 것 같은 여운. 그는 이 작품을 통해 관객과 소통하기를 꿈꾼다. 무대 위의 그만 즐거운 것이 아니라 관객도 함께 즐기기를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전체적인 내용이나 전하고자 하는 것들은 영화와 비슷해요. 하지만 똑같은 주제를 가지고도 다르게 이야기 할 수 있잖아요. 저는 그거라고 생각해요. 사랑에 대해 이야기를 해도 누가 어떠한 방식으로 전하느냐에 따라 느낌이 굉장히 다르죠.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도 물론이구요. 사실 영화에서는 말하고자 하는 것들이 무겁고 또 강렬하게 다가온다면 저희 뮤지컬은 조금 더 가볍고 밝게, 또 유쾌하게 전해지는 것 같아요. 그게 저희 작품의 매력이 아닐까요? 이 유쾌함과 아픔까지도 관객들이 함께 느끼고 또 즐기고 가셨으면 좋겠어요. 함께 즐기고 가신다면, 그것이 저희에게는 가장 큰 기쁨이자 칭찬이 아닐까 생각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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