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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구 "MB, 세종시 못지않게 4대강도 '백년대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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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구 "MB, 세종시 못지않게 4대강도 '백년대계' 필요"

"중도실용 알맹이가 중요…MB는 개발주의자"

서울대 이준구 경제학과 교수가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친서민-중도실용주의 정책을 강조하고 나선 것에 대해 "4대강 정비사업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가 지금 정부가 내걸고 있는 중도실용이 무늬에 불과한 것인지 아니면 알맹이가 있는지의 여부를 판가름하는 중요한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 ⓒ이준구 교수 블로그
이 교수는 22일 자신의 블로그에 '알맹이 있는 중도실용이 중요하다'는 제목의 글을 올려 최근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상승한 것에 대해 "정책 기조로 내걸고 있는 소위 '중도실용'이 어느 정도 민심을 얻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2년 전 인수위원회 시절의 서슬 퍼런 신자유주의 투사의 이미지에 비추어 볼 때, 중도실용이라는 기치가 '상전벽해'(桑田碧海)의 느낌을 주는 것은 사실"이라며 "똑같은 입에서 나온 말인데 그때와 지금이 너무나 달라 어느 쪽이 진심에 더 가까운지 판단이 어려울 정도"라고 이 대통령의 '변신'에 대해 평가했다.

이 교수는 "이 와중에도 정부가 한사코 포기하기를 거부하는 정책"으로 감세정책과 4대강 사업을 꼽았다.

"4대강, 신자유주의와도, 중도실용과도 아무 관련 없어"

이 교수는 특히 4대강 사업에 대해 "사실 이것이야말로 개발주의자로서의 이 대통령의 본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면서 "이 사업은 신자유주의와도 아무 관련이 없고 중도실용과도 아무 관련이 없다. 토목사업을 통해 경제를 활성화시킬 수 있다는 케케묵은 개발주의가 유일한 뿌리"라고 비판했다.

그는 "세종시의 장래를 얘기할 때 이 대통령은 '백년대계'라는 말을 썼다. 그런 중요한 사업은 긴 안목에서 보아야 한다는 말이고, 이에 대해 단 한 점 이의도 없다"면서 "그런데 어떤 이유로 4대강 정비사업은 3년만에 후딱 해치워야 하는 초단기적 사업이 되고 말았냐"고 세종시와 4대강 사업을 대하는 이 대통령의 상반된 태도를 지적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생태계 전반에 심대한 영향을 주게 될 4대강 정비사업도 세종시 못지않은 백년대계가 필요한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세종시 문제는 국민의 완벽한 합의를 얻지 못하고 추진된 사업이 후일 얼마나 큰 난관에 부딪치게 되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면서 "이 정부는 자신의 임기 안에 사업을 모두 끝내 다른 정권이 들어와 중단하는 비극(?)을 막고 싶을지 모르지만 4대강 사업이 명백하게 잘못된 것임이 드러나는 순간 공사의 완료 여부는 아무런 고려 대상이 되지 못한다. 유럽 여러 나라에서 애써 만든 제방을 미련 없이 허물어 습지로 되돌리는 사례가 한, 둘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정말로 4대강 정비사업의 타당성에 대해 확신을 갖고 있다면 오히려 서둘지 말고 천천히 반대파를 설득하는 태도를 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MB는 시장주의자가 아니라 개발주의자"

이 교수의 글에서 또 흥미로운 대목은 이명박 대통령의 경제노선에 대한 평가다. 이 교수는 "현 정부의 정책은 이미 진정한 의미에서의 시장주의로부터 많이 벗어나 있었다"며 "요란한 팡파르를 울리며 내놓았던 '비즈니스 프렌들리' 정책은 이제 그 흔적만 찾아볼 수 있다. 투자할 수 있는 적절한 환경을 만들어 주는 일보다 머뭇거리는 기업의 팔을 비트는 데 더 열심인 것 같은 모습을 보인다"고 비판했다.

이명박 정부가 초기에 밀어붙이려 했던 공기업 개혁 문제에 대해서도 이 교수는 "정부가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공기업 임원들을 제 식구들로 교체하는 일처럼 보인다"며 "4대강 사업에 들어가는 막대한 예산이 문제 되자 한국수자원공사로 하여금 8조원이나 되는 부담을 떠안긴 일은 공기업 개혁에 아무 관심이 없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라고 주장했다.

"부동산 투기억제 장치를 줄줄이 풀어나가다가 주택가격이 오를 기미가 보이자 재빨리 주택관련대출 규제를 부활시킨 것", "보금자리주택" 등 부동산 정책도 시장주의적으로 평가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내가 보기에 원래 이 대통령은 철저한 시장주의자가 아니었다"면서 "시장주의자라기보다는 개발주의자라고 보는 게 맞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애당초 신자유주의적 개혁에 깊은 신뢰를 갖고 있었다면 그렇게 쉽사리 중도실용으로 갈아탈 수 없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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