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환 국토해양부장관이 분양가 상한제 폐지, 지방의 임대주택 사업지구를 보금자리주택 사업지구로 변경 등 사실상 지방도 아파트값을 올리는 정책을 시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주목된다.
정 장관은 또 4대강 사업의 적절성을 사전에 검증하기 위한 예비타당성 조사에 대해 "시간 낭비"라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4대강 사업의 예비타당성 조사는 시간 낭비"
정 장관은 19일 오후 부산시청에서 가진 부산상공회의소 초청강연에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사업을 하는데 왜 예비타당성 조사에 1~2년을 허비해야 하느냐"면서 야당이 요구하고 있는 예비타당성 조사의 필요성에 대해 일축했다.
정 장관은 "4대강 사업은 토목사업이 아니라 친환경사업이자 물 확보, 홍수예방, 수질개선, 친수공간 확보, 지역경제 활성화 등 1석5조의 사업"이라고 주장했다.
예비타당성 조사는 국가재정법상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 국고 지원규모가 300억 원 이상인 건설사업 등을 대상으로 사업의 적절성을 사전에 검증하는 것이다. 예산 낭비를 위해 도입된 이 제도를 이명박 정부는 올해 3월 법 개정을 통해 대폭 완화했다. 예비타당성 조사 제외사업에 재해예방·복구, 국가정책사업으로서 기획재정부장관이 정하는 사업 등을 명시했다. 이에 따라 준설, 제방보강 등 4대강 사업의 상당 부분이 예비타당성 조사를 받지 않게 됐다. 때문에 이명박 정부가 4대강 사업을 염두에 두고 법 개정을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정 장관의 이날 발언은 이같은 의구심을 더욱 짙게 만드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분양가 상한제 의미 없어"
정 장관은 또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도 "분양가 상한제가 의미 없다"는 등 '파격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정부정책은 수요에 맞춰 공급을 꾸준히 늘리는 것인데 특별히 의미 없는 분양가 상한제로 민간이 공급을 안하고 있다"면서 "지금 신경 쓸 것은 규제가 아니라 민간이 공급하게 하는 것"이라고 분양가 상한제 폐지 입장을 밝혔다.
정 장관은 이어 "지방의 15개 국민임대주택단지 사업지구를 보금자리주택 사업지구로 바꿔 지방에서도 합리적인 가격으로 서민에게 주택을 공급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해 임대주택정책의 대폭 후퇴를 예고했다. 임대주택 대신 보금자리주택을 지어 지방의 아파트 가격을 올려주겠다는 약속을 한 셈이다.
또 정 장관은 노골적인 야당 비하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그는 "제가 기관장으로서 국정감사를 이번에 10번째 받는데 이번같이 어려운 것은 처음"이라며 "합리적인 이유로 논란이 되면 상관없지만 정말 어처구니 없는 얘기로 흠집내고, 발목잡으려고 할 때 맥 빠지고, 지치게 된다"고 했다.
홍희덕 의원 "국민 우려 무시하고 4대강 사업 추진하겠다는 것이냐"
한편 정 장관 발언에 대해 홍희덕 민주노동당 의원은 '망언'이라고 강도높게 비난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인 홍 의원은 "4대강사업은 예비타당성 조사만이 아니라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신중하게 평가하고 검증하는 단계를 거쳐야 하는 것"이라며 "이같은 사실은 국토해양부장관이 모를 리가 없음에도 불구, 4대강사업과 관련해 망언을 계속하는 것은 오히려 국민들을 비롯한 각계각층의 우려를 무시하고서라도 4대강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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