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인권문제가 민주노동당 지도부 경선의 핫이슈로 떠올랐다.
민노당 선관위가 후보등록 직후 각 진영에 배포한 △비정규직 문제△북한 인권 문제 △대표 당선 직후 던질 대국민 메시지 등 3가지 항목의 공통질의서에 대한 답변에서 유독 북한인권 항목에서 '평등파'와 '자주파'가 상반된 입장을 내놓은 것.
"북한 인권문제를 이야기하는 것은 미국과 수구세력에 동조하는 행위"로 보는 '자주파' 진영과 "보수 세력과는 다른 관점에서 비판할 것은 비판해야 한다"는 '평등파' 진영의 시각이 극명하게 엇갈리기 때문이다.
'자주파'가 주도한 전임 지도부 체제 하에서 북한 인권문제에 대한 당의 미온적 대응을 비판해 온 '평등파'는 이번 당 대표 선거를 계기로 이 문제를 공론화시킨다는 방침이다.
***문성현, "분별없이 동조하는 것은 위험천만한 행동"**
문성현 당 대표 후보는 북한 인권문제를 이야기 하는 것 자체가 수구보수 진영과 부시 행정부의 의도에 따르는 것이라는 '자주파' 진영의 논리를 전했다.
문 후보는 "적극적으로 발언해야 한다"고 답변을 시작했지만 "북한인권 문제는 미국이 대북적대정책의 근거로 삼던 북핵문제가 효력을 잃자 등장시키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해 사실상 문제 제기 자체에 부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문 후보는 "미국과 냉전수구세력이 벌이는 북한 인권문제에 분별없이 동조하는 것은 남과 북 모두를 전쟁이라는 최악의 인권상황으로 몰고 가는 위험천만한 행동"이라며 "진정으로 북한인권에 관심이 있다면 경제봉쇄와 정치군사적 압박을 풀고 교류 협력을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승수, "비판적 입장 견지해야 미국의 적대정책 제어 가능"**
반면 '평등파'로 분류되는 조승수 당 대표 후보는 "현존하는 북한 인권 문제를 인정하지 않거나 축소·은폐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조 후보는 "인류가 지난한 역사와 투쟁을 통해 만들어낸 숭고한 정신으로서의 인권을 존중하고 수호하는 것은 진보정당이 당연히 지켜야 할 가치"라며 '보편적 인권보다 특수성이 중요하다'는 논리와 분명히 선을 그었다.
조 후보는 "당은 북한의 인권문제 그 자체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분명히 해야 북한 인권 문제를 대북 적대정책에 이용하려는 미국에 대해 외교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조 후보는 "유럽연합의 사례에서 보이듯이, 적극적으로 북한과의 인권대화를 추진하며 북한의 인권개선을 위한 정책 대안들을 제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역시 '평등파'인 주대환 당 대표 후보도 "(북한 인권문제에 대해) 침묵하면 세상은 민주노동당에 대해 오해를 할 것"이라며 "오히려 우리가 주장하는 남북화해와 교류, 평화적인 통일의 설득력이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 후보는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 매우 보편적인 가치에 입각해 비판할 것은 비판하되, 사실 관계는 극히 신중하게 확인해야 한다"며 "그러한 문제 제기가 남북 화해와 평화를 깨거나 활발한 교류나 경제 지원을 멈출 핑계는 아니라는 점 또한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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