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열린 서울시교육청 국정감사에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시교육청의 부실한 행정을 지적하는 질타가 쏟아졌다.
이날 국감에서는 유독 '전국 최하', '전국 최저', '무책임' 등의 용어가 많이 나왔다.이런 지적은 특히 급식, 특수교육 등 교육 복지 분야에 집중됐다. 권영길 의원(민주노동당)은 "다른 시도교육청에는 없는 서울시만의 '담임교사 추천 10% 제한 지침' 때문에 4556명 학생에 대한 급식 지원이 중단될 위기에 놓였다"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은 자체 지침을 통해 기초생활수급자 등 제도적으로 무료 급식을 제공받을 수 없는 학생 가운데 담임 교사의 추천을 통해 무료 급식을 받게 하는 인원수를 제한하고 있다. 이에 대해 권 의원은 "지침이 유지될 경우 내년부터 4500여 명의 학생이 급식을 못 받게 된다"며 "급식대란이 예고된다"고 우려했다.
이상민 의원(자유선진당)은 "서울시 학부모들의 급식비 부담률이 74.9%로 전국 평균 67%보다 8% 가까이 높다"며 "또 급식비 연체자도 2008년 4661명으로 전년에 비해 47%가 폭증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또 무료 급식을 하는 비율이 전국 평균 13%인데 반해 서울은 8.9%로 전국 최저치"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서울시교육청은 2008년 절감 예산 가운데 영어교육 강화를 위해 모두 267억 원을 사용한 반면 저소득층 자녀 학비 지원은 26억 원, 저소득층 자녀 급식비 지원은 38억 원에 불과했다"며 급식 분야 예산 확충을 주문했다.
한편, 서울시교육청의 특수교육 예산이 "전국 꼴찌 수준"이라는 지적도 이어졌다. 안민석 의원(민주당)은 "전국 평균 특수교육대상자 1인당 특수 교육비가 2178만 원이지만 서울은 1650만 원으로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며 "또 특수학급 미설치 유치원 828곳 가운데 향후 5년간 특수학급 신설을 계획하는 유치원은 1곳에 불과했다"고 비판했다.
이상민 의원 역시 "시도교육청의 총 교육예산 대비 특수교육 예산 비율이 전국 평균 3.9% 수준인데 비해 서울은 3.3%에 불과해 16개 시도 가운데 15위"라며 "현 교육감이 지난해 선거에서 특수교육 예산을 6% 확보하겠다는 공약은 공염불이었다"고 질타했다.
임해규 의원(한나라당)은 "서울시교육청의 유치원 취원율이 40.1%로 전국 최하위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임 의원은 "2008년 정부는 유아 및 특수교육 등의 사업을 국고보조사업에서 지방사업으로 이양하고 시도교육감의 재량으로 편성하도록 했다"며 "그러나 유아 교육 재정 규모는 2007년 국고보조금 지원 당시와 큰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현재 서울시교육청의 유아교육 예산 비율은 1.58%로 경기도교육청의 3.3%나 인천교육청의 2.69%에 비해 매우 낮은 편이다.
그러나 일련의 질의에 대해 공정택 교육감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시정하도록 노력하겠다" 등의 답변으로 일관했다. 권영길 의원은 "선거법 위반 판결을 받은 교육감 손에 의해 해직된 일제고사 징계 교사들은 오랫동안 거리에 나가 교단에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며 "그런 교육감 앉혀두고 국감 질의를 하려니까 가슴이 먹먹해진다"고 말하기도 했다.
국감장 밖 또 다른 '국감'…시교육청 행정 질타 기자회견
한편, 국감이 진행되는 시교육청 밖에서도 유례없이 잇따라 시민·사회단체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서울장애인교육권연대는 "장애인등에대한특수교육법이 시행되고 1년 5개월이 지난 지금, 여전히 서울 특수교육은 전국 최하위라는 오명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이번 서울시교육청 국정감사는 특수교육에 대한 국정감사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는 "서울시교육청이 학원 수강료 상한제를 폐지하는 내용을 담은 규칙 개정안을 제출한 것을 반대한다"며 침묵 시위를 진행했다. 일제고사를반대하는시민모임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도 기자회견을 열고 "파행으로 얼룩진 일제고사를 중단하고 교육 공공성 강화를 위해 중대 결단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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