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자랑스럽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말대로라면 우리나라는 "위대한 대한민국"이 됐습니다. "남이 짜놓은 국제질서의 틀 속에서 수동적인 역할에 만족했던 우리가 새로운 틀과 판을 짜는 나라가 된 것"입니다.
마땅히 바꿔야 합니다. 우리나라가 국제사회의 주역이 됐으니까 국민 한 사람 한 사람도 이명박 대통령의 주문대로 "변방적 사고에서 중심적 사고로" 바꿔야 합니다. '위대한 국민'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 이명박 대통령이 9월 30일 G20 정상회의 유치 국민보고 특별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청와대 |
근데 웬일일까요? 자꾸 '호사다마'란 말이 떠오릅니다. 방정맞은 생각이라고 고개를 도리질해도 영 떨쳐낼 수가 없습니다.
1996년 10월 11월이었습니다. 이 때 우리나라는 선진국이 됐습니다. 선진국들만 가입이 허용된다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이 확정되는 순간 우리나라는 세계 일류국가가 되었습니다. 김영삼 정부가 그렇게 선언했습니다. "이제 우리나라도 선진국 대열에 합류하게 됐다"고 분명히 선언했습니다.
지금도 기억이 또렷합니다. OECD 가입은 큰 결실로 인식됐습니다. 김영삼 당시 대통령이 주창했던 '세계화' 구호가 일군 알찬 결실로 평가됐습니다.
하지만 1년을 가지 못했습니다. 이듬해 우리나라에 외환위기가 닥쳤고 수많은 직장인과 자영업자가 길거리로 내몰렸고, 수많은 가정이 파괴됐습니다. '세계화' 구호가 거품 꺼지듯 쇠퇴하면서 '양극화' 현상이 본격적으로 대두했습니다. 이런 광경을 지켜본 외국사람들은 "한국이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렸다"고 비아냥댔습니다.
이번에는 다를까요? 10여년 전의 '장밋빛 신기루'와는 다르게 정말 '빅 코리아'를 열 수 있을까요? 대한민국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빅맨'이 될 수 있을까요?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확인합니다. 대통령의 벅찬 선언으로도 채우지 못한 추상성을 극복하기 위해 주위를 살피며 구체적 증좌를 살핍니다. 'G(roup)20'의 구체적 증거를 찾아봅니다.
근데 어찌된 일이죠? 이런 게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변방적 삶'과 '중심적 삶'이 확연히 구분돼 있습니다. '위대한 대한국민'이 G2로 나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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