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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그래? 정운찬이 이회창 닮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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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그래? 정운찬이 이회창 닮았다고?

[김종배의 it] 정운찬이 살아남는 방법

정운찬은 '제2의 이회창'이 될 수 있을까? 대통령과 각을 세워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굳히고, 나아가 민심을 등에 업고 당심까지 틀어쥐는 기적을 연출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 없다. 여권 일각은 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으면서 "대통령을 넘어서는 총리가 되어서는 안 된다(안상수)"고 견제구를 날리지만 쓸데없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라는 격이다. 솥뚜껑은 솥뚜껑일 뿐, 자라가 될 수 없다.

얼핏 봐선 색깔은 같다. 홀홀단신으로 정계에 입문한 점, 입문 당시의 정치적 위상이 높은 점, 그리고 캐릭터가 뚜렷하다는 점에서 두 사람은 닮았다.
▲ ⓒ프레시안

하지만 다르다. 한 사람은 풀린 상태에서 출발하고, 다른 사람은 갇힌 상태에서 출발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한 사람은 생물 총리로 출발하지만, 다른 사람은 무생물 총리로 출발한다는 점에서 결정적으로 다르다.

이회창 총리는 청문회를 거치지 않았다. 검증과정에서 만신창이가 되는 불상사를 피할 수 있었기에 보존할 수 있었다. 도덕성을 '무결' 상태로 보존할 수 있었고, 정치적 소신을 '미공개' 상태로 남겨둘 수 있었다. 덕분에 적절히 활용했다. '무결' 상태의 도덕성을 '대쪽' 이미지의 거름으로 활용했고, '미공개' 상태의 정치적 소신을 능수능란한 정치적 처신의 알리바이로 활용했다.

정운찬 총리는 이런 '복'을 누릴 수 없다. 이회창 총리와는 달리 청문회 과정에서 생채기가 날대로 나 버렸다. 도덕성엔 '비리 백화점'이란 딱지가 붙어버렸고, 정치적 소신엔 'MB코드 맞추기'란 꼬리표가 달려버렸다.

이런 상태에선 옴짝달싹할 수 없다. '권한 없는 총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원칙주의를 내보이면 '너나 잘 하세요'란 말이 돌아오기 십상이고, 상황에 따라 정치적 소신을 내보이면 '말 바꾸기'란 비판이 쇄도하기 십상이다. 어떤 경우에도 정치적 에너지, 즉 국민 지지를 끌어모을 수 없다.

정운찬 총리가 살아남는 방법은 따로 없다. 그가 정녕 '대권'을 꿈꾼다면 외길로 내달려야 한다. 대통령과 각을 세우는 게 아니라 대통령을 충실히 보좌하는 것이다. '파워 총리'를 포기하고 '반쪽 총리'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도덕성과 소신은 일찌감치 접고 실무 행정능력만 부여잡는 것이다. 그렇게 주어진 소임에 충실히 임하면서 이명박계의 '간택'을 기다리는 것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보증수표는 아니다. 이런 '조용한 길'이 '대도'를 열 것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두 가지 단서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첫째, 이명박계가 존속해야 한다는 단서다. 형태만의 존속이 아니라 여권 내 최대 계파의 위치를 유지하면서 '이명박의 가치' 또한 보존해야 한다는 단서다.

둘째, 국민이 변덕스러워야 한다는 단서다. 지금은 도덕성에 혀를 끌끌 차지만 대선 때가 되면 2007년에 그랬던 것처럼 '능력'에 솔깃해 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단서다.

* 이 글은 뉴스블로그'미디어토씨(www.mediatossi.com)'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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