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질과 도덕성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는 백희영 여성부 장관 후보자를 두고 청와대가 28일 국회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재요청했다. 임명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셈이다.
이런 가운데 46명의 여성학자가 공동 명의로 성명을 발표하고 "여성정책 전문성 없는 여성부장관 후보자 임명을 반대한다"라고 밝혔다. 여성단체와 여성계 원로들이 임명 반대 성명을 발표한 데에 이어 학자들이 의견을 공개적으로 표명하고 나선 것.
이들은 "식품영양학과 교수인 백희영 교수가 여성부 장관으로 내정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어떤 근거인지 황당했지만 청문회 이후 백 내정자의 여성정책에 대한 이해뿐 아니라, 젠더인식이 거의 없는 것을 보면서 더욱 황당해졌다"고 밝혔다.
이들은 "혼인빙자간음, 간통죄, 군가산점 등 여성계 주요 쟁점 현안에 대해 아예 알고 있지 못할 뿐더러 개인적 의견을 밝히는 것이 옳지 않다는 대답을 했다"며 "성차별 진정, 시정권고 업무를 하고 있는 국가인권위 축소 견해를 묻는 질문에도 답변을 회피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누구보다 여성현안에 대해 성인지적 관점을 가지고 사회전반을 설득해야 할 자리에 앉아야 할 사람이 개인적 의견을 밝힐 수 없다는 것은 성평등 문화를 정착시켜야 할 여성부 장관의 역할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을뿐더러 그 전문성, 추진력조차 없다는 것을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이들은 "청와대가 밝힌 백희영 교수의 임용 배경은 여성정책이 식품, 영양, 가정학과 연관되어 있다는 전근대적 사고를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기 때문에 더욱 분노스럽다"며 "여성부 수장이 될 사람이 여성정책의 일상화를 가정생활 영역 정도에서 추진한다면 국민 전체가 체감할 수 여성정책이 될 수 있을 지 매우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는 '여성정책=가정정책' 구도로 후퇴시키는 중대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며 "또한 일-가정 양립의 어려움, 어머니의 역할 등의 발언은 이런 관점에서 앞으로 여성의 사회진출과 돌봄 노동의 공백에 따른 돌봄서비스의 사회화가 어떤 방향으로 진행되게 될지 의심이 가는 부분"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아들의 병역문제와 부동산 투기 문제에 대해서도 "백희영 후보자가 국민의 의혹을 풀어주지 못했다"며 "공직자로서 이러한 도덕성 의혹 문제 역시 부적절한 부분"이라고 지적한 뒤 거듭 임명 철회를 촉구했다.
다음은 성명에 참여한 여성학자 명단이다.
공미혜 신라대 교수, 권귀숙 제주대 사회학과 강사, 권숙인 서울대 인류학과 교수, 권혁범 대전대 정치언론홍보학과 교수, 김경희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김미주 울산과학대학 사회복지학과 교수, 김성례 서강대 종교학과 교수, 김수진 서울대규장각한국한연구소 HK연구교수, 김신현경 이화여대 여성학과 박사과정, 김언순 이화여대 강사, 김현미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교수, 김혜경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 남수영 경희대 강사, 남인숙 대구가톨릭대학교 교수, 민경희 충북대 사회학과 교수, 박기남 한국여성연구소 연구원, 박은진 연세대 문화학 협동과정, 박진숙 이화여대 한국여성연구원 연구위원, 박혜숙 경상남도 건강가정지원센터장, 방혜신 한국여성학회 회원, 백영경 Johns Hokins University 교수, 송명희 부경대학교 교수, 안미수 한국여성학회 회원, 유정미 이화여대 강사, 육천숙 한국여성상담센터 상담원, 윤선희 서울대 박사과정, 이경순 전남대 영문학과 교수, 이귀우 서울여대 영문과 교수, 이나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이박혜경 이화여대 한국여성연구원 연구교수, 이선이 경희대 비교문화연구소 연구교수, 이성은 여성학자, 이숙진 연세대 강사, 이영자 경기대 중문과 교수, 이정순 이화여대 강사, 이현재 서울시립대 HK 교수, 이혜숙 경상대 사회학과 교수, 장순란 서강대 독일문화학과 교수, 정고미라 여성학자, 정영애 서울사이버대학 교수,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준표 제주대 사회학과 강사, 허성우 성공회대학교 NGO 실천여성학과정 교수, 손이덕수 전 효성가톨릭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민경자 여성학자, 김정화 부산대학교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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