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은 24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를 보면, 2005~2009학년도 수능에서 평준화 지역은 비평준화 지역에 비해 고득점자의 비율이 높았으며, 저득점자의 비율은 비평준화 지역보다 낮았다.
외국어 영역의 경우 평준화 지역의 1~2등급 비율은 5년 평균 10.5%인 반면, 비평준화 지역은 7.8%에 불과했다. 또 8~9등급의 비율을 비교했을 때 평준화 지역은 6.7%, 비평준화 지역은 12.3%로 나타났다. 언어, 수리-가, 수리-나에서도 이 같은 성적 분포는 비슷한 추세였다.
▲ 2005~2009학년도 수능 성적 분석 결과, 전국 지역 가운데 평준화 지역이 비평준화지역에 비해 고득점자의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권영길의원실 |
▲ 수능 8~9등급의 비율을 비교했을 때 평준화 지역은 6.7%, 비평준화 지역은 12.3%로 나타났다. ⓒ권영길의원실 |
뿐만 아니라 평준화 지역의 성적 향상도가 비평준화 지역보다 월등히 높다는 분석 결과도 제시됐다. 이는 2003년, 2004년, 2006년에 각각 고등학교 1학년 학생 5%를 대상으로 실시한 표집형 학업성취도 평가와, 이들이 치른 수능 성적을 연계해서 살펴본 결과다.
이 분석에 따르면 평준화 지역은 고등학교 1학년 당시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평균 이상의 점수를 받은 학생 가운데 고등학교 3학년 수능에서 평균 이하를 받은 비율이 비평준화 지역에 비해 더 낮았다. 즉, 평준화 지역에서 성적이 오른 학생이 더 많고, 성적이 떨어진 학생이 더 적다는 것.
외국어 영역의 경우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평균 이상의 점수를 받았다가 수능에서는 평균 이하의 점수를 받은 학생의 비율이 평준화 지역에서는 25.4%였지만, 비평준화 지역에서는 28.8%였다.
또 평준화 지역에서는 1학년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평균 이하의 점수를 받았다가 수능에서 평균 이상의 점수를 받은 학생이 17.5%인 반면, 비평준화 지역에선 13.3%에 불과했다.
이번 분석은 최근 '고교 다양화'라는 명목 아래 자율형사립고, 특수목적고 등의 학교를 대대적으로 설립하고 지원하는 현 정부 교육 정책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정책은 사실상 "고교 평준화가 '하향 평준화'의 결과를 낳았다"는 보수층의 주장을 반영한 것으로, 고교 입시를 부활하는 '평준화 해체 정책'이라는 비판을 받아 왔다.
권영길 의원은 "앞으로 고교평준화를 두고 하향평준화라는 말을 쓴다면 '혹세무민'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이번 통계 자료를 계기로 교육계의 오랜 쟁점인 평준화·비평준화 논쟁이 종식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권 의원은 "평준화 교육의 효과는 핀란드 등 많은 교육 선진국에서 이미 입증된바 있다"며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평준화를 '하향평준화'로 매도하며 불필요한 논쟁이 벌어져왔지만 과도한 경쟁은 비인권적 경쟁을 부추김은 물론, 교육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 평준화 지역의 성적 향상도가 비평준화 지역보다 월등히 높다는 분석 결과도 제시됐다. 평준화 지역에서는 1학년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평균 이하의 점수를 받았다가 수능에서 평균 이상의 점수를 받은 학생이 17.5%인 반면, 비평준화 지역에선 13.3%에 불과했다. ⓒ권영길의원실 |
▲ 권영길 의원은 "이번 자료는 평준화 지역에서 성적이 오른 학생이 더 많고, 성적이 떨어진 학생이 더 적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권영길의원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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