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6일 "민주당의 완강한 국회 거부 태도로 인해 제대로 운영되지 못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해 사실상 민주당을 배재한 채 자유선진당과 창조한국당의 결합으로 탄생한 제3의 교섭단체와 원 구성 논의를 추진할 의지를 밝혔다.
장관 인사특위 무산과 원구성 청와대 외압설로 인해 국회운영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내 놓은 홍 원내대표의 돌파 카드인 셈이다.
그는 "민주당이 협상에 안 들어온다고 하고 민주당 최고위원회에서도 거부하는 의사표시가 있다"며 "친박연대와 자유선진당까지 하면 의석이 3분의 2가 넘으니까 상임위 구성해서 민생 현안 법안을 처리해야 하지 않나 하는 불가피성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의견이 분분했다. 한나라당 윤상현 대변인은 회의 분위기에 대해 "강경론과 유화론이 반반이었다"고 밝혔다. 박종근, 안상수 의원이 민주당 배제의 강경론 쪽에, 김영선, 김무성 의원이 조금 더 기다려 보자는 유화론 쪽에 각각 힘을 실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이어 "한나라당은 상임위원장 1석을 교섭단체 구성한 자유선진당과 창조한국당에 양보할 수밖에 없다"고 밝히며 "호남 무소속 의원 5~6명이 민주당에 입당하고 나면 (상임위원장 조정은) 11:6:1(한나라당 : 민주당 : 가칭 '선진과 창조의 모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몫의 상임위원장 자리를 남겨두고 한나라당과 '선진과 창조 모임'의 몫만 할당한 채 '반쪽짜리' 원구성이라도 추진하겠다는 뜻이지만, 이 경우 사실상 단독 원구성과 다를 바 없어 부담스럽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청와대 외압설과 맞물려 이명박 대통령이 정국 파행의 원인이라는 비난 여론이 있어 홍 대표가 이를 강행할 경우 여당 원내사령탑다운 '원내 조율자'로서의 역할과 위상에도 손상이 갈 수밖에 없다.
또한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는 "대통령의 사과와 책임 있는 조치가 선행되지 않으면 국회 의사일정에 협조할 수 없고 원 구성 협상에도 응할 수 없다"고 배수진을 쳐 한나라당도 당분간 상황을 관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해 원 구성 마지노선이 언제냐는 질문에 윤 대변인은 "과거 사례를 보면 15대 국회 당시 8월 14일까지 간 것이 가장 늦었다"고 답해 15일까지는 민주당과의 협상 재개를 위한 노력을 경주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형오 국회의장도 전날 전 의원에게 돌린 서신을 통해 "광복63주년, 정부수립 60주년의 뜻 깊은 오는 8월 15일까지 해결책이 제시되지 않는다면 의장으로서 중대결심을 내릴 수밖에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국회의장이 국회의원을 탓하는 것은 도무지 앞뒤가 안 맞는 이야기"라며 "원 구성 협상이 타결될 때까지 장관임명 유보를 요청하는 것이 국회의 권위와 위상을 지키는 일임을 국회의장은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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