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비정규직 노동조합 조합원이었던 노동자가 자신의 형 집에서 목을 매 자살했다.
22일 현대차 아산사내하청지회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송성훈)에 따르면, 지난 20일 오전 9시 20분경에 10월까지 노조 조합원으로서 대의원 활동을 했던 양평석(28) 씨가 충남 당진에 있는 자신의 형 천석(29) 씨 집 창고에서 목을 매 숨진 상태로 가족들에 의해 발견됐다. 고인의 시신은 당진에 있는 한 장례식장에 안치됐다.
고인은 지난해 2월 현대차 아산공장의 하청업체인 대흥기업에 입사한 뒤 지난 6월 현대차 비정규노조 아산지회에 가입해 대의원으로 활동했다. 그는 그 뒤인 9월 경 노조를 돌연 탈퇴했고, 10월 말경에 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측은 고인의 자살이 노조활동을 한다는 이유로 끊임없이 사측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하다가 견디지 못하고 노조를 탈퇴한 뒤 동료들에 대한 미안함과 자괴감에 시달리다 자살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노조의 한 관계자는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고 양평석 씨는 지난 9월경 사측 관리자와 면담을 한 직후 노조측에 탈퇴서를 제출했다"며 "면담 과정에서 '노조활동을 하면 고소고발당하고 감옥 간다'는 등의 협박을 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고 양평석 씨는 노조 탈퇴 이후 심각한 심적 갈등을 겪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의 또다른 관계자는 "노조를 탈퇴한 뒤 그는 지나치다고 느껴질 정도로 '힘들다', '괴롭다', '미안하다' 등의 말을 자주 했다"며 "정신적으로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고인은 노조 탈퇴 이후 대인기피증과 공황증세를 보여 입원치료 및 통원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민주노총 충남본부, 금속노조 충남지부, 민주노동당 아산위원회 등과 함께 이날 저녁 8시부터 긴급 대책회의를 갖고 고인의 사망에 대한 조직적 대응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또한 자체적으로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고인의 자살 배경에 대한 조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고 양평석 씨의 자살은 올해 현대차 사업장에서 두 번째로 일어난 비정규직 노동자의 자살이다. 앞서 지난 9월에는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비정규직 노동자 류기혁 씨가 자살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