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이 열화우라늄탄을 대량으로 보유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평화활동가인 이시우 씨는 19일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과 가진 인터뷰와 인터넷신문 〈통일뉴스〉 기고문을 통해 주한미군이 수원기지에 136만181발, 청주기지에 93만3669발, 오산기지에 47만4576발 등 모두 276만 발이 넘는 열화우라늄탄을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오키나와에 주둔 중인 주일미군이 보유한 열화우라늄탄 33만 발의 8배가 넘는 양이다.
이 씨는 자신이 미국 친우봉사회 하와이지부와 교류하는 과정에서 이 단체가 2003년에 미군 태평양사령부를 상대로 정보공개를 청구해 확보해 놓은 자료를 입수해 확인해본 결과 주한미군의 이같은 열화우라늄탄 보유현황을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
***"1991년 걸프전 때 백혈병, 기형아 출산 야기"**
열화우라늄탄은 일종의 방사능 무기로 지난 1991년 걸프전에서 사용됐고, 당시 참전 군인과 이라크 주민 사이에서 발생했던 백혈병과 기형아 출산 등의 원인으로 지목된 바 있다.
이 무기는 원전연료 제조 과정에서 생기는 열화우라늄(감손우라늄)을 사용해 전차나 탱크 등의 두꺼운 장갑을 뚫을 수 있도록 만들어진 폭탄이다. 열화우라늄은 천연 우라늄을 정제하고 난 뒤 생기는 찌꺼기를 말한다.
또한 이 무기는 핵무기로 분류되지는 않지만 핵 분열성 물질인 '우라늄235'를 포함하고 있어 공격목표와 충돌하는 순간 인체에 치명적일 수 있는 미세한 방사능 먼지를 내뿜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시우 씨는 "미국 측은 열화우라늄탄에서 나오는 방사능은 그 양이 자연에 존재하는 방사능의 양에도 훨씬 못 미치기 때문에 인체에 무해하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그러나 열화우라늄탄이 탱크에 맞아 가루로 부서지면서 기화되면 방사능 물질로서의 위험성을 드러낸다"고 주장했다.
열화우라늄탄의 위험성에 대한 과학자들의 의견은 서로 엇갈리고 있으나, 환경단체 등에서는 이 무기가 1991년 걸프전에 처음으로 사용된 이후 그 위험성에 대해 꾸준히 의혹을 제기해왔다. 유엔도 이 무기를 사용금지 대상 무기로 분류해 놓고 있다.
***"습기로 인한 부식으로 방사능 유출 위험"**
이시우 씨는 주한미군이 보유 중인 열화우라늄탄 중 상당수가 관리소홀로 인해 부식되거나 해서 방사능 유출의 가능성을 안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씨는 "한국에 보관되고 있는 열화우라늄탄은 1978~1979년에 생산된 것들이 가장 많다"며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습기로 인한 문제가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이 씨는 탄약고 내의 습기로 인해 부식현상이 발생할 경우 열화우라늄탄은 화학반응을 일으켜 공기를 오염시킬 가능성이 높으며, 탄약을 보관하는 컨테이너가 부식돼 구멍이 뚫린 사례까지 보고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씨는 열화우라늄탄의 위험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이 개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SOFA 협정에 따르면, 미군이 어떤 물질을 들여와도 한국 정부는 관여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반입되는 무기를 미군과 함께 조사하는 것은 물론이고 무기가 반입됐다는 사실을 통보받는 것도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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