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성일 미즈메디 이사장의 15일 충격적인 고백 이후 그간 '황우석 신격화'에 앞장 서 온 대부분의 국내 언론들은 충격 속에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YTN〉, 노성일 위원장 발언 한 시간 반 지나서야 보도**
〈한겨레신문〉 인터넷 판의 15일 저녁 6시 44분경 최초 보도와 곧 이은 〈프레시안〉의 보도 이후 〈네이버〉, 〈다음〉 등 포털사이트들은 '2005년 논문에 줄기세포가 없다'는 뉴스를 톱 화면에 배치했다. 이어 〈오마이뉴스〉, 〈조선일보〉 등이 유사한 내용을 보도하고 나섰다.
그러는 동안 MBC 〈PD수첩〉팀 보도의 취재윤리 문제를 제기하면서 '황우석 감싸기'의 선두에 서 온 YTN은 이날 타 매체들이 노성일 이사장의 발언을 최초 보도한 이후 약 한 시간 반이 지난 저녁 8시 31분께에야 관련 내용을 소개했다.
그 한시간 반 동안 〈YTN〉은 " '오락가락' 섀튼, 이젠 신뢰 않는다" 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섀튼 교수가 납득할 수 없는 행보를 보이면서 그 신뢰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는 황교수 팀 관계자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이 기사는 안규리 교수와 함께 피츠버그를 방문해 김선종 연구원을 단독 인터뷰했다는 김진두 기자에 의해 보도됐다.
***〈연합뉴스〉, '늑장 보도' 뒤 돌연 '정부 때리기' 나서**
〈연합뉴스〉도 저녁 8시 23분이 되어서야 첫 보도를 내보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연합뉴스〉는 이날 밤 10시 33분 '정부, 파국까지 뭐 했나'는 기사를 통해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연구 성과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면서 과학기술부와 보건복지부, 특허청 등 범정부적으로 추진해 온 과학기술 육성정책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며 돌연 정부를 비판하고 나섰다.
이에 앞서 최민희 민언련 사무총장은 지난 13일 '황우석 신드롬과 PD수첩, 그리고 언론보도의 문제'에 관한 토론회에서 "연합은 3차례의 큰 '물타기'와 7차례의 허위보도를 통해 왜곡된 여론을 조성한 바 있다"며 〈연합뉴스〉의 보도태도에 대해 비판했다.
***15일 당일에도 '황 교수팀 받아쓰기' 나선 보수언론**
〈사진1〉
한편 노성일 이사장의 고백 이후 주요 신문들은 황급히 기사와 사설을 다시 작성하고 판갈이를 하느라 거의 '패닉 상태'에 빠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언론들의 이런 혼란상은 '황우석 신격화'에 앞장섰던 스스로가 자초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황교수 팀의 연구에 대한 의혹이 연이어 검증을 피할 수 없는 상황에 빠졌던 지난 11일에도 언론들은 '받아쓰기'에 여념이 없었던 것이 단적이 예다. 윤태일 전 YTN 기조실장, 한희원 인권위 인권침해조사국장 등이 깊숙이 관여해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이른바 '황우석 죽이기' 보도자료를 대부분의 언론들은 일방적으로 '중계'했다.
특히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등은 이례적으로 황교수 팀이 배포한 '황우석 죽이기' 보도자료 전문을 인터넷 판에 싣기도 했다. 또한 이들은 노성일 이사장의 '충격고백'이 발표된 15일 당일에도 윤태일 전 YTN기조실장의 " 'PD수첩' 제보자가 누군지 알고 있다"는 발언을 주요하게 보도하며 제보자를 압박하고 나섰다.
***"일부 언론 방향 급선회해 '하이에나적 경향 보일 것"**
언론의 이러한 행태에 대해 민언련 최민희 사무총장은 "우리 주류 언론과 일부 방송의 경우 허위왜곡보도, 추측보도, 정치적 목적의 물타기 보도, 경마식.떼거리식 보도, 편파보도, 희망형추측 보도 등 그간 우리 언론이 보여준 모든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고 지적하며 "이 기회를 틈타 〈PD수첩〉과 〈프레시안〉등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노력한 언론을 죽이려 했던 〈조선일보〉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최 사무총장은 이어 "일부 언론들은 방향을 급선회해 '하이에나적 경향'을 보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온갖 어려움을 무릅쓰고 진실규명에 앞장 섰던 〈프레시안〉, 〈PD수첩〉, 〈한겨레신문〉등에 경의를 표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경진 대구가톨릭대 교수는 "보수언론의 일방적 '황교수 신격화'를 비판해 왔지만 속이 후련하기보단 허탈하다"면서 "오늘을 한국 과학계의 국치일로 선언해도 좋다"는 이왕재 서울의대 연구부학장의 발언에 빗대 "오늘을 한국 주류언론의 국치일로 선언해도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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