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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강의 목숨, 용산의 목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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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강의 목숨, 용산의 목숨

[김종배의 it] '인명'을 대하는 이명박 대통령의 자세

이명박 대통령이 말했답니다. 어제 한나라당 소속 상임위원장단과 만나 임진강 야영객 사망사건을 거론하면서 "저쪽(북한)의 생명에 대한 인식이 우리나라와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답니다. 2007년 1월 발생한 남측 모래 운반선과 북측 어선 충돌 사고로 북한 선원 4명이 사망한 사건을 언급하면서 "우리 배와 북한 배가 부딪쳐서 (북한 사람들이) 죽은 일이 있었는데 강력하게 항의를 안 하더라"고 말했답니다. "(야영객이) 한밤중에 왜 강가에서 자느냐고 (북한이) 시비할지도 모르겠다"는 말도 덧붙였답니다. '중앙일보'가 이렇게 전했습니다.

달리 해석할 방법이 없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말엔 북한이 인명을 경시한다는 비판 의식이 깔려있습니다.

동의합니다. 대통령이 이렇게 북한을 '규정'해버리면 남북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올 법 하지만 그래도 동의합니다. 임진강 야영객 사망사건 재발을 막기 위한 근본대책인 남북한 공동 수해방지 시스템 구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될 법 하지만 그래도 동의합니다.

절대적으로 맞습니다. 인명은 소중합니다. 저울에 무게를 다는 행위가 용납되지 않을 정도로 한 사람 한 사람의 목숨은 절대적인 가치를 갖고 있습니다. 경위가 어떻든, 이유가 어떻든 인명을 경시하는 행위는 정당화 될 수 없습니다.
▲ 용산 참사 희생자 영정 앞에 켜진 촛불 ⓒ용산철거민 참사 대책위 홈페이지

그래서 묻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에게 똑같은 가치에 입각해 묻습니다. 용산에서 화마에 휩쓸려 사망한 6명의 목숨은 어떨까요? 이들의 사망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이들의 사망을 어떻게 치유해야 할까요?

유족이 울부짖습니다. 검은 상복을 입고 영정을 껴안은 지 수백일이 지나도록 꿈쩍 않는 정부를 보며 울부짖습니다. 대통령이 힘들면 총리라도 와서 영혼을 달래고 유족을 위로해달라는 애원을 차갑게 외면하는 정부를 보며 절망합니다.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말에 따르면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왜 화염병을 들었느냐'는 시비는 둘째 문제입니다. 이들이 화염병을 들어 참사가 벌어졌는지, 아니 경찰이 무리하게 진압해서 참사가 발생했는지는 아직 가려지지 않았습니다. 1심 판결조차 내려지지 않았습니다. 지금까지 나온 건 행정부 즉 검찰의 일방적인 판단뿐입니다. 이런 일방적인 판단에 기대 자국민의 비참한 죽음을 외면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정부의 첫번째 존재 이유는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데 있습니다.

보여줘야 합니다. '이쪽의 생명에 대한 인식이 북한과 다르다'면 몸소 보여줘야 합니다. 외면하지도 말고, 시비 걸지도 말아야 합니다. 소중한 인명을 죽음으로 내몬 원인을 냉정하게 따지는 일과는 별도로 소중한 인명이 스러진 사실 자체를 아린 마음으로 인정해야 하고, 따뜻한 마음으로 위로해야 합니다.

* 이 글은 뉴스블로그'미디어토씨(www.mediatossi.com)'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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