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강북 집값 격차 다시 2배로…"더 벌어질 수도"

강남구 3.3㎡당 335만 원 오른 반면 비강남권은 수십만 원씩 하락

올들어 서울 강남 재건축 아파트 등을 중심으로 강남 집값이 폭등하면서 강남·북간 아파트값 격차가 다시 2배 수준으로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집값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얘기다.

10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9일 현재 강남 3개구(강남·서초·송파구) 아파트의 3.3㎡(1평)당 매매값은 2915만 원으로 비강남권 22개구(1446만 원)에 비해 2.0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북간 집값 격차는 노무현 정부가 지난 2006년 5월 15일 버블세븐 지역을 발표할 당시 최고 2.52배를 기록한 바 있다. 이후 노무현 정부가 투기 억제책을 쓰면서 2년 8개월간 좁혀졌다. 지난해 9월 미국발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강남권의 집값이 폭락하면서 지난해 12월말 3.3㎡당 매매값이 강남권은 2611만 원, 비강남권은 1402만 원을 기록해 1.86배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의 계속된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의 영향으로 여유자금이 다시 강남 부동산으로 몰리면서 집값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올들어 강남권은 304만 원 상승한 반면 비강남권은 44만 원 올랐다.

지역별로는 강남구가 지난해 말 3067만 원에서 현재 3402만 원으로 335만 원 올라 가장 많이 상승했다. 이어 ▲강동구 317만 원(1747만 원→2064만 원) ▲송파구 306만 원(2242만 원→2548만 원) ▲서초구 259만 원(2485만 원→2744만 원) ▲양천구 177만 원(1727만 원→1904만 원) 순으로 강남 등 버블지역이 상승세를 주도했다.

반면 상당수 비강남권은 오히려 하락했다. 동작구가 -25만 원(1527만 원→1502만 원)으로 가장 많이 떨어졌고, 이어 ▲강북구 -14만 원(1145만 원→1131만 원) ▲성북구 -8만 원(1247만 원→1239만 원) ▲용산구 -6만 원(2480만 원→2474만 원) ▲도봉구 -3만 원(1127만 원→1124만 원) 등 순이다.

이같은 집값 양극화 현상은 더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부동산써브 리서치센터 공재걸 연구원은 "올 들어 남고북저 현상이 다시 나타나고 있다"며 "이러한 현상은 올 들어 정부의 규제완화에 따라 강남권 아파트가 상승세를 나타냈기 때문으로, 최근 정부가 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를 했지만 기존 규제지역인 강남권에는 영향이 없고 수도권만 타격을 받기 때문에 강남북간 양극화 현상은 더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다만 부동산가 상승이 장기간 계속될 경우에는 강남권의 상승세가 비강남지역에도 영향을 미쳐 집값이 상향 평준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