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과 언론의 뜨거운 관심과 달리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 발탁이 일반 여론에 미치는 체감 효과는 아직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윈지코리아'가 6일 실시해 7일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정운찬 후보자 내정과 관련해 '잘된 인사라고 본다'(42.7%)는 응답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31.8%)는 응답보다 많았다. 그러나 충청권의 경우 '잘된 인사'(34.7%)라는 응답보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38.2%)는 응답이 높아 충청지역민들에게는 낮은 평가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윈지코리아 이근형 대표는 "정치권과 언론에서 보는 것처럼 파괴력이 그다지 크지 않아 긍정적인 평가가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지지도 수준에 그쳤다"고 평가했다. 그는 "총리 지명과정에서 자유선진당 심대평 전 대표 관련 잡음이나 정 후보자의 첫 일성이 정치적으로 민감한 세종시법 수정추진이었다는 점이 야권은 물론 충청권 민심에 악영향을 끼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대통령과 정 후보자 간의 정책적 입장이나 견해차에 대해서도 '큰 차이 없다'는 응답이 47.8%,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응답은 30.4%였다. 이근형 대표는 "정 후보자가 그동안 현정부 주요 정책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취해 왔지만 국민들은 그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하기 어렵고 양자 간의 차이가 사회적으로 크게 이슈화된 바도 없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정 후보자가 총리직 수행 과정에서 이 대통령과 생각이 다를 경우 소신 있게 본인의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절반에 가까운 49.2%가 '다른 목소리를 내기는 힘들 것 같다'고 응답했다. '자기 목소리를 낼 것 같다'는 응답은 39.2%였다.
이에 대해 이근형 대표는 "정 후보자가 자기 목소리를 낼 것이라는 기대가 40%에 육박하는 것은 결코 낮은 수치는 아니다"면서도 "국민의 절반은 청와대와 여권이 정 후보자에게 거는 기대만큼 소신 있는 총리직 수행을 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어 기대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고 했다. 그는 "정 후보자가 향후 대통령을 소신 없이 따라가기만 하고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한 다면 국민의 지지도 얻지 못할 뿐 아니라 차기 지도자로 부각되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후보자의 '정치적 파괴력'에 대해서도 일반 여론은 미지근했다. 차기 대선주자로서 박근혜 전 대표의 대선 가도에 얼마나 영향을 줄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큰 영향 없을 것'(47.5%)이라는 의견이 '큰 영향을 줄 것'(36.5%)보다 많았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지지도는 42.2%로, 이 기관의 지난 조사(7월26일)에 비해 8.6% 상승했다. 부정평가는 48.5%로 지난 조사에 비해 16.6% 하락했다. 긍정 평가가 호남에서 가장 큰 폭의 상승세(15.9%포인트)를 보인 점이 눈에 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이 중도실용 노선과 친서민 강화를 표명한 이후 국정운영에 실질적인 변화가 있었는지를 물은 결과 '변화가 있다'는 응답은 26.0%인 반면, '별 변화가 없다'는 응답은 61.4%로 나타났다.
정당 지지도에선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모두 상승해 한나라당 33.4%, 민주당 27.7%로 조사됐다. 그러나 한나라당의 상승폭이 보다 커 양당의 격차는 지난 조사에 비해 벌어졌다.
이번 조사는 6일 하루 동안 전화조사 방법으로 전국의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95% 신뢰수준에서 오차범위는 ±3.1%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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