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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형별 인간유형 여기 다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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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형별 인간유형 여기 다모였다!

[난장 스테이지] 뮤지컬 '바람을 불어라'

우리는 종종 이야기한다. 정말 별의별 사람들이 다 있다고. 이것은 다양성을 인정하는 동시에 '다름'으로 인한 놀라움을 표현하는 말이다. 술자리에서 안줏거리로 자주 등장하는 사람들. 그들이 한 곳에 모였다. 특정한 기준 없이 무작위 선발로 모이게 된 남자들이 동고동락하는 군대가 그곳이다. 뮤지컬 '바람을 불어라'에서는 말로만 듣던 혈액형별 인간유형을 한 번에 관찰할 수 있다.

▲ ⓒ프레시안

너무 많이 알아서 피곤한 인생, 일병 김설록
혹시 그대는 B형?


사소한 이야깃거리를 하나의 소설로 완성시켜버리는 사람들이 있다. 뛰어난 언변으로 원인과 결과를 유추하고 홀로 결론을 내린다. 머리가 비상한 것처럼 보이지만 먹고 사는 데는 그다지 유용하지 않다. 흡사 탐정을 꿈꾸는 것 같은 우리 주위의 모든 그들. 여기 김설록도 마찬가지다. 김설록은 한때 사립탐정이 꿈이었을 만큼 셜록홈스와 추리소설을 좋아한다. 꼼꼼함 역시 빠지지 않는다. 그는 모든 사건과 일정을 메모하는 습관이 있다. 몸이 약하지만 성격은 강인하다. 행사 중 다쳐서 의무대에 갔다 온 후 자신의 피스가 없어진 사실을 알게 되고 범인을 찾으려한다. 요란하게 시작되는 그의 탐정놀이는 진행될수록 오리무중이다. 그래도 신념을 버리지 않는다. 김설록은 한 가지 일에 몰두하면 그 외의 일에는 전혀 눈길을 주지 않으며 기어이 끝을 보고야마는 B형과 닮았다.

주위 사람 허탈하게 하는 소신을 가진, 이병 김소신
혹시 그대는 A형?


모든 방면에서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으며 창조적인 일에 빛을 발한다는 A형. 자신이 시작한 일은 무슨 일이 있어도 해결하고자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어 일에 대한 몰입도가 높다는 평이다. 때문에 집착을 하기도 하는 A형, 확실치 않은 일에 '소신'있게 행동하므로 본인뿐 아니라 주위 사람도 피곤하게 하는 김소신이 딱 이다.
김소신의 여자친구가 바람났다. 누구와? 우리는 모른다. 그러나 김소신은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바로 휴가를 나갔던 상병 황상태다. 이유모를 눈초리를 받는 황상태는 항상 뒷머리가 뜨끔하다. 김소신이 '소신'있게 생각을 밝히면 좋으련만 직접적으로 말하는 것도 아니다. '소신' 있으면서도 '소심'하기 때문이다. 혼자 앓고 분노하다가 제풀에 꺾이는 김소신은 혹시 A형이 아닐까. 섣불리 행동하지 않고 상대의 태도를 살피며 시간을 보내는 A형은 남성적이지 않다. 대신 부드럽고 섬세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 강점은 김소신이 황상태의 뒤를 차근차근 밟아가며 탐구하는 과정에서 유감없이 발휘된다.
그러므로 어느 날 이유 없이 가슴이 쓰리다면, 우리는 의심해 봐야한다. 달빛 아래 인형을 만들어놓고 송곳으로 그 가슴을 찌르며 나를 저주하고 있는 A형이 어딘가에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인생 별거 있나, 병장 조말년
혹시 그대는 O형?


매순간을 인생 말년처럼 살아가는 병장 조말년. 적당히 사교적이며 적당히 분위기를 탈 줄 안다. 얼마 안남은 군 생활에 적당히 여유부리며 적당히 부려먹고 적당히 넘어간다. O형의 남자는 실행력이나 행동력이 뛰어난 편으로 알려졌다. 반면 포기도 빠르다. 알고 보면 고민 많은 타입이라 머리 복잡한건 딱 질색이다. 그러니 자는 게 최고다. 모험형 인간으로 꿈을 찾기 위해 어디든 들어가서 잔다. O형의 동그라미처럼 인생을 둥글게 산다. 관심이 없으니 모날 것도 없다. 끝이라고 생각하는 일에 미련 없이 마음을 끊는 조말년, 제대만을 기다리며 꿈으로 하루를 채우는 넉살과 여유가 O형을 닮았다.

저 사호정 동생입니다, 일병 나호정
혹시 그대는 AB형?


이것 참 난감하다. 혼자 사색을 즐긴다는 AB형의 성격을 감안하더라도 나호정은 너무나 홀로 사고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잘 안 들리기 때문이다. 말도 느리고 더듬는다. 이 답답함보다 더 큰 문제가 있으니, 제대로 듣지 못했어도 행동을 한다는 것이다. 한 번 더 이야기해주지 않은 선임들이 야속하다. 그래서 들린 대로 행동한다. 홀로 서러워하면서도 표정 없이 모든 일을 진행하는 나호정은 다른 차원의 세계에서 고독하게 살아간다. 어떠한 일을 하더라도 자신이 단독으로 처리하는 경우가 많다는 AB형의 특징은 어쩔 수 없이 스스로 해결해야하는 나호정을 위해 생긴 혈액형이다.
나호정의 사오정기질로 인해 내무반이 발칵 뒤집혔어도 담대하다. 자신이 한 일을 태연하게 밝힐 뿐이다. 선임들은 할 말도 없다. 한 번 더 설명해주었더라면 그 난리를 치지 않아도 됐을 것이다. 아무렇지 않게 사건의 중심에 개입되었다가 아무렇지 않게 빠져나가는 나호정, 그는 혹시 AB형이 아닐까.

그 누구도 정확성을 장담할 수 없지만 수다거리로 자주 등장하는 혈액형별 성격 유형들. 뮤지컬 '바람을 불어라'에서는 최초 군악대 뮤지컬이라는 새로움과 더불어 개성강한 캐릭터들을 만날 수 있다. 그곳에서 남들은 보고 웃지만 남몰래 공감하며 가슴을 치는 인물을 만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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