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사교육 업체들의 상반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모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전국 가구의 실질소득과 실질소비지출이 감소했지만, 사교육 시장은 오히려 커지고 있는 것.
지난 8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사교육 업체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증시에 상장된 메가스터디, 대교, 웅징씽크빅, 정상제이엘에스 등 18개 사교육 업체의 매출액은 상반기 동안 평균 3.2%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10.7% 증가했다. 또 당기순이익은 평균 13.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매출액이 높은 업체일수록 평균적으로 매출액 등의 증가 추세가 가파랐다. 매출액 100억 원 이상인 12개 사교육 업체의 매출액은 5.9%, 영업이익 15%, 당기순이익 29.1%로 더 크게 증가했다. 또 대교, 웅진씽크빅, 메가스터디, 정상제이엘에스, 청담러닝 등 가장 높은 매출액을 보유한 5개 업체의 평균 매출액은 5.4%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18.4%, 당기순이익은 37.5% 증가했다.
이번 통계는 상장사를 위주로 정리한 것이다. 그러나 실제 자율형사립고, 특성화중 증가, 입학사정관 확대 등으로 늘어난 입시·보습 학원 수요를 감안하면 전반적인 사교육 시장 규모는 대폭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메가스터디 손은진 전무는 "온라인 서비스 이용자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상황"이라며 "여기에다 고3 수험생 숫자가 작년보다 늘어난 것과, 경기 침체 속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온라인 강좌 수요가 늘어난 측면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매출 증가 요인을 분석했다.
그는 정부 정책과의 연관성을 두고서는 "우리 기업에 한해서라면, 현 정부 발표한 정책과는 무관한 것 같다"며 "특목고나 입학사정관제와 관계된 사업은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또 초·중등 영어 전문학원을 운영하는 정상제이엘에스 관계자는 "분원 하나하나 대기 학생이 있을 정도로 계속 실적은 좋았다"며 "입시나 보습이 아닌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생활 영어이기 때문에 정부 정책이 아직까지 큰 영향을 미치진 않았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진보신당 송경원 정책연구위원은 "상반기 동안 실물 경제는 회복되지 않았는데 사교육 업체의 매출이 늘어난 것은, 시장에서 현 정부 정책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현상"이라며 "이명박 정부가 '사교육비 절반'을 내세우며 민생 행보를 한다지만, 사교육 시장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송경원 연구위원은 "더군다나 지난 7월 서울행정법원에서 현행 수강료 상한제 운용 방식이 헌법의 기본원리에 어긋난다며 학원의 손을 들어줬고, 이것이 사교육 업체에게 호재로 작용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라며 "전통적으로 사교육 업체들의 성수기인 하반기에는 매출이 더욱 늘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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