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에게 인종 차별 발언으로 모욕감을 준 남성이 검찰에 기소됐다. 인천지방검찰청 부천지청 형사2부는 지난달 31일 모욕죄 혐의로 박모 씨를 약식기소했다.
박 씨는 지난 7월 10일, 시내버스에서 보노짓 후세인(28) 성공회대 연구교수에게 "더러워", "냄새나는 XX야" 등의 욕설을 했으며, 동행하던 한국인 여성에게도 모욕적인 언사를 했다. (☞ 관련 기사 : '버스 모욕' 印 교수-'살해 협박' <반두비> 주인공)
김주선 부천지청 차장검사는 6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국내 법은 이런 상황에 대해 내국인과 외국인의 차별을 두고 있지 않다"며 "`법 앞의 평등' 정신에 따라 공정하게 처리했으며 한국인이든 외국인이든 마찬가지로 다룬다"고 말했다.
일부 선진국과 달리 국내에는 인종 차별과 관련한 행위를 처벌하는 법규가 없다. 노무현 정부 당시 인종 차별 금지를 포함한 포괄적 차별금지법 도입이 논의됐으나, 반대 여론 등으로 인해 무산됐다.
후세인 교수는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이번 기소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본다"며 "이 같은 일을 공식적인 기록을 통해 한국인들에게 알릴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후세인 교수는 "사실 나의 경험은 특별한게 아니라 한국에 온 이주민들은 흔하게 겪는 일"이라며 "그러나 이제껏 한번도 검찰이 기소하거나 법적인 처리가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사건을 본 다른 이주노동자들도 법에 따른 대처 방안을 활용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7월, 후세인 교수의 사건이 알려진 이후 아시아의친구들, 이주노동자노동조합 등 사회단체들이 모여 결성한 '성·인종차별대책위원회'의 이대훈 아레나 사무처장은 "당사자도 당사자이지만 경찰서에서 피해자들이 조사받을 때 받았던 차별적 대우 역시 심각했다"며 "국가기관이 책임져야 할 예방적 조치와 의무를 전혀 이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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