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가계의 총자산 지니계수가 0.7이 넘은 것은 부의 불균형이 극도로 심하다는 얘기다. 이는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이 국회예산정책처(NABO)에 의뢰한 '가계자산에 대한 지니계수 추정과 소득지니계수와 비교'에서 드러났다. 가계의 자산보유에 대한 지니계수를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자산 보유의 불평등성이 계량적으로 확인됐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있다.
우리나라는 소득불균형이 OECD 국가 중 7번째를 기록할 정도로 소득 양극화 현상이 심하다. (삼성경제연구소, 9월1일 보고서) 더 나아가 자산불균형은 소득불균형에 비해 두배 가까이 심한 것으로 확인돼 경제적 양극화가 어느 정도로 심각한 문제인지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하위 30% 보유 자산 '0'에 가까워"
국회 예산정책처는 한국노동연구원에서 발표하는 '한국노동패널'을 통해 자산 지니계수를 추정했다. 한국노동패널 조사는 총 5069가구를 대상으로 가계소득 뿐 아니라 금융자산(은행 및 비은행예금, 신탁, 주식, 저축성보험, 계, 사적대출, 기타)과 부동산 자산(주거용 주택 및 그 외 비주거용 부동산자산)을 수집했다.
이 자료를 바탕으로 총자산 지니계수를 계산한 결과 0.7069. 이정희 의원은 이 보고서에 첨부된 '가계보유 총자산에 대한 로렌츠 곡선과 지니계수' 그래프를 근거로 "하위 30% 가구의 소유 자산은 '0'에 가까운 것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 주:1) 가로축은 보유 총자산이 적은 가계부터 순서대로 배열하여 누적백분율로 표기 2) 세로축은 가계 보유 총자산의 누적백분율 |
따라서 자산 보유를 10분위로 나눈 뒤 상위 10%와 하위 10%를 비교한 자산 10분위 배율을 구할 경우, 자산 불평등성은 더 큰 것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부동산가 올라가면 자산 불평등 더 심화"
문제는 최근 부동산가 상승으로 자산 불평등성은 더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 국회 예산정책처는 "우리나라 가계의 총자산소유의 불평등은 소득의 불평등에 비해 더욱 심각하다"면서 "부동산 가격 상승시 자산 지니계수는 더 상승할 것"이라고 밝혔다.
예산정책처는 "부동산 가격의 상승 시 총자산 보유 규모가 많은 가계와 총자산 보유가 적은 가계의 보유자산규모의 차가 벌어져 보유자산 불평등이 높아질 것"이라면서 "특히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게 되면 보유 부동산 자산의 상승에 따른 자본이득의 차이를 발생시키는 데 그치지 않고 소득이 적은 가계의 주거비용(임대비용 등)을 증가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예산정책처는 이어 "이는 저소득층의 저축을 더욱 어렵게 하여 저소득층 생활수준을 악화시키고 (임대소득 등을 통해) 저소득층으로부터 고소득층으로의 소득이전효과로 소득지니계수의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정희 의원은 "최근 부동산 가격 상승에 대해 정부가 제대로 대처하지 않는다면 자산 지니계수는 더 상승할 것"이라면서 "강력한 대출규제는 물론, 종부세와 양도세 완화 등과 같은 정부 정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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