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쨌든 <국가대표>가 지난주에 이어 3주째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지켰다. 주말 3일간 서울에서 9만 명, 전국 30만 명을 동원했다. 지난주 주말관객수에 비해 절반도 안 되는 수치다. <해운대> 역시 마찬가지. 서울에서 6만 명, 전국 20만 명을 조금 밑도는 관객을 동원했다. 이로써 <국가대표>는 무시무시한 뒷심을 발휘하는 영화가 됐으며 <해운대>는 통상 다섯 번째로 천만 관객을 넘은 한국영화가 됐다.
▲ 블랙 |
신작 중에서는 그나마 <블랙>이 선전했다. 이병헌의 헐리웃 진출작으로 관심을 모았던 <지.아이.조 : 전쟁의 서막>을 제치고 3위에 올랐다. 개봉 신작 중 가장 좋은 성적이다. <해운대>와 <국가대표>가 양분한 극장가의 틈새시장을 가장 성공적으로 공략한 영화가 샤넬을 전면에 내세운 <코코 샤넬>이 아니라 국내에선 다소 생소한 인도영화인 <블랙>이란 점에서 조금 의외의 놀라움이 있다. 하지만 중급 규모치고는 그리 적지 않은 322개 스크린에서 개봉한 것을 고려해 보면 배급사로서는 그리 만족할 만한 수치는 아닐 듯하다. <블랙>은 주말 3일간 서울에서 4만 7천 명, 전국에서 11만 명을 동원했다. 누적관객수는 16만 5천 명.
<코코 샤넬>과 <나의 로맨틱 가이드>는 각각 5위와 9위에 올랐다. 여성관객을 타겟으로 한 영화들임에도 좀처럼 여성관객들이 움직여주질 않았다. 순위에 비해 동원한 관객수는 소박(!)한 편이다. <코코 샤넬>은 전국에서 5만 명을 넘겼으며 <나의 로맨틱 가이드>는 2만 명을 겨우 넘겼다. 아마도 <코코 샤넬>에서 여성관객들이 기대한 것은 패션 거장의 젊은 시절 로맨스보다는 20대 특유의 미숙함과 서툼, 거기에 가난과 난관을 이겨내고 최고의 거장 자리에 등극하는 과정이지 않았을까. 그 점에서 <코코 샤넬>은 아쉬움이 큰 영화였다. 다만 두 영화는 서울에서 상대적으로 살짝 높은 지지를 받았다. 서울 박스오피스 순위에서는 <코코 샤넬>이 <지.아이.조>를, <나의 로맨틱 가이드>가 <아이스 에이지 3>와 <퍼펙트 겟어웨이>를 소폭으로 제쳤다.
순위에는 없는 영화 중 새로 개봉한 김소영 감독의 <나무 없는 산>은 전국 36개 스크린에서 개봉해 주말간 전국 1,400여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누적관객수는 2천 2백여 명. 백두대간의 씨네큐브 마지막 개봉작인 <디스 이즈 잉글랜드>는 개봉 3주차를 맞은 지난 주말 7,800명을 조금 넘겼다. 이렇게 좋은 영화들이 정식으로 극장에 개봉해서도 관객들을 제대로 만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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