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전세값은 가을 본격적인 이사철을 앞두고 세입자들이 몰리면서 집주인들의 콧대는 높아질대로 높아진 상태다. "웬만한 가격이 아니고선 계약을 서두르지 않는 분위기"라고 시장 관계자들은 전한다.
또 강남에서 밀려난 세입자들이 강북으로, 강북에서 밀려난 이들이 수도권으로 몰리면서 강남에서 시작된 전세값 폭등 현상이 수도권 전역으로 번지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는 여전히 "공급 확대"만이 해결책이라는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전세값 폭등의 원인이 주택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면서 보금자리주택 등 공급확대책만이 내놓고 있다. 하지만 공급 확대는 2-3년 후의 장기적인 대응책은 될지언정 지금 당장 벌어지고 있는 전세값 폭등에는 맞는 해결책이 아니다. 더욱이 공급확대책은 단기적으로는 오히려 투기 수요를 부추길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의 진정성에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다.
서울 전세가, 지난주보다 상승률 2배
▲ 수도권의 전세값 상승폭이 점점 가팔라지고 있다. 가을 본격적인 이사철을 앞두고 무주택자들은 불안이 커져간다. 이런 전세값 상승은 집값 상승으로 이어지는 추세다. ⓒ뉴시스 |
지역별로는 송파구(0.64%), 강동구(0.54%), 서초구(0.35%), 강남구(0.35%) 등 강남권 상승세가 가팔랐다. 이어 노원구(0.24%), 동작구(0.21%), 성북구(0.20%), 도봉구(0.20%), 서대문구(0.20%), 중구(0.20%), 용산구(0.19%), 강북구(0.19%), 양천구(0.17%) 등도 올랐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리센츠 125㎡가 3000만 원 오른 4억8000만~5억 원, 풍납동 한강극동 145㎡가 2000만 원 오른 2억7000만~2억9000만 원. 서초구도 서초동 진흥 171㎡가 5500만 원 오른 3억8000만~4억2000만 원, 우면동 대림 155㎡가 4000만 원 오른 4억~4억5000만 원을 기록했다.
<부동산뱅크>의 조사도 비슷하다. 금주 서울의 전세값은 중형(0.31%)과 소형(0.25%)이 강세를 보이면서 0.27% 올랐다. 서울의 전세가는 28주 연속 올라 올 초 대비 4.45%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금주에는 금천구가 1.22%로 가장 많이 올랐다. 성북도 0.60%로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 전세값 폭등 불똥 수도권으로 번져 …경기, 2년10개월 만에 최고 오름폭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의 전세값 상승도 심상치 않다. <닥터 아파트> 조사에 따르면, 금주 경기 및 신도시 아파트 전세가 변동률은 각각 0.24%, 0.11% 올랐으며, 인천은 0.08% 상승했다.
지역별로는 하남시(1.00%), 남양주시(0.78%), 구리시(0.70%) 등 서울 인접지역이 크게 올랐다. 하남시는 서울 강동구, 송파구 등에서 전세를 구하지 못한 세입자가 꾸준히 유입되면서 큰 폭으로 올랐다. 그러나 이 곳도 전세물건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 이어 파주시(0.55%), 화성시(0.38%), 의왕시(0.38%), 고양시(0.35%), 파주신도시(0.33%), 산본신도시(0.29%), 평촌신도시(0.28%), 양주시(0.26%), 용인시(0.25%), 인천 서구(0.21%) 등이 상승했다.
<부동산뱅크>에 따르면, 신도시 중 중동의 전세가가 0.82%로 가장 많이 올랐고, 이어 일산(0.70%), 평촌(0.36%), 산본(0.26%), 분당(0.18%) 순으로 많이 올랐다. 그린타운금호 161㎡(1억 7000만→2억 원), 미리내동성 99㎡(1억 2000만→1억 3500만 원), 꿈건영 109㎡(1억 2750만→1억 3750만 원) 등이 상승대열에 합류했다.
경기도는 과천시, 의왕시, 남양주시 일대 전셋값이 주간 1.00% 이상의 폭등세를 기록했다.
수도권 집값 변동률, 올들어 최고치
이런 전세값 폭등은 집값도 부채질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천만원 오른 전세값을 감당하느니 차라리 은행 대출을 받아 내집을 마련하자는 이들이 늘어난 것이 집값 상승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
<닥터아파트> 조사에 따르면, 금주 수도권 매매가 변동률이 올 들어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본격적인 가을 이사철이 다가오면 상승세가 더 커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팽배해 매도 호가가 연일 오르고 있다.
금주 서울의 매매가 변동률은 0.19%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강동구(0.58%), 송파구(0.48%), 서초구(0.27%), 강남구(0.27%) 등 강남권 아파트가 상승을 주도했다. 이밖에 강북구(0.22%), 도봉구(0.19%), 노원구(0.09%), 중구(0.08%), 은평구(0.07%), 서대문구(0.07%) 등이 뒤를 이었다.
송파구는 전세가 급등에 따른 매매가 상승 불안감이 매수세를 자극해 거래로 연결됐다. 잠실동 주공5단지 119㎡가 4000만 원 상승한 14억8000만~15억 원. 서초구는 반포동, 잠원동 일대가 올랐다. 잠원동 우성 158㎡가 7500만 원 올라 13억5000만~14억5000만 원. 우면동 동양고속 99㎡는 6000만 원 상승한 6억~6억3000만 원이다.
금주 경기 및 신도시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은 각각 0.08%, 0.04%며 인천은 0.05%다. 지역별로는 하남시(0.44%)가 가장 많이 올랐다. 이어 구리시(0.24%), 안양시(0.14%), 성남시(0.14%), 평촌신도시(0.12%), 화성시(0.12%), 수원시(0.11%), 용인시(0.10%), 인천 부평구(0.10%), 양주시(0.08%), 광명시(0.08%), 남양주시(0.08%), 과천시(0.07%) 등이 올랐다.
재정차관 "추가 대출규제도 국지적으로만"
이처럼 부동산 시장이 과열 상황임에도 정부는 비교적 여유로운 모습이다. 허경욱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28일 SBS 라디오 <SBS전망대>에 출연해 "주택 문제는 수요와 공급으로 푸는 게 정답"이라면서 "집 없는 서민이 300만 명에 육박한 상황에서 민간 부문의 주택 공급이 많이 줄어든 상황이라 보금자리 주택을 대폭 확대하는 방안을 발표했다"고 말했다.
그는 "수도권과 '강남 3구'를 중심으로 일부 집값이 오르고 있지만, 서민 집값과 강남 3구등 고소득층 집은 구분해야 한다"면서 "현재 국지적인 집값 동향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으며, 추가 대출규제를 하더라도 전국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닌 국지적인 대책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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