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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식 처방'으론 임기 내내 '전세대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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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MB식 처방'으론 임기 내내 '전세대란' 온다

[기고] 과속개발이 불러온 전세대란, 대출확대가 해결책인가

전세대란이 전세가격의 정상화 과정?

정부의 일각에서는 작금의 전세값 상승은 그 동안 하향화되었던 전세가격의 정상화 과정이라는 말도 나온다. 가을철 본격적인 이사철을 앞두고 심지어 1억 원 이상까지 추가비용을 마련해야 하는 서민들에게는 억장이 무너지는 소리이다. 비수기인 여름에도 벌써 몇 달째 전세값 상승이 가파르고 내년까지 이러한 전세값 상승현상이 지속될 것이라는 대다수의 전망에 비추어 전세대란에 대하여 정부가 너무 안일한 대응자세를 가지고 있다는 불안감을 심어주고 있다.

2006년 고점을 시작으로 하향안정화되어 지역에 따라 30-40%까지 떨어진 집값이 정부의 규제완화, 부동산경기 부양정책에 힘입어 작년부터 수직으로 상승하여 2006년 고점을 넘어서려고 하고 있을 때도 정부는 부동산가격과 부동산시장의 정상화과정이라고 하였는데, 같은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듯하다. 마치 집값을 올려 건설경기, 부동산경기를 활성화하여 경기부양을 하겠다는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이 성공하고 있는 징표라는 자신감을 보이는 듯한 표정이다. 이명박 정부 들어와 내집마련기간이 더 늘어나 서민들의 내집마련의 꿈이 요원해지고 있다는 한숨과는 거리가 있는 대응임에 틀림없다. 이제는 정말 정부방침을 따라 빚을 내서 집을 사야 하는 것인가...서민들의 가슴은 불안하고 또 답답하다.

전세대란의 원인이 주택공급부족?

전세난이라는 말은 주택임대차보호법에서 주택임대차의 최소기간을 2년으로 법정화한 이후 전세교체가 일어나는 짝수년 봄.가을 이사철에 일어나는 현상으로 인식되어 왔다. 그러나, 2007년 상반기에 서울 강북지역에서 일어난 전세난이나 2009년 봄.여름 서울과 과천 등에서 일어나고 있는 전세난은 홀수년, 그것도 비수기인 여름에도 심각하게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매 짝수년의 전세교체기에 발생하는 것과 다른 새로운 전세 이주수요가 대규모로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서울 기성시가지에서의 주택공급이 부족하여 전세대란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므로 재개발.재건축 등을 통해 주택공급을 더욱 촉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정부발표에서도 2009년 서울과 수도권 입주예정물량은 각각 3만1000가구, 15만 가구로 최근 3년간 3만6000가구, 13만2000가구에 비해 크게 부족한 물량은 아니다. 서울 기성시가지에서는 예년에 비하여 5000여 가구 정도 입주물량이 줄어 들었지만 수도권 전체로 보면 2만 가구 정도 공급물량이 늘어났다. 주택공급 부족만이 전세대란의 원인은 아닌 것이다.
▲ 이명박 정부는 전세대란의 원인으로 '공급 부족'을 꼽지만 정부발표에서도 2009년 서울과 수도권 입주예정물량은 각각 3만1000가구, 15만 가구로 최근 3년간 3만6000가구, 13만2000가구에 비해 크게 부족한 물량은 아니다. ⓒ뉴시스

전세대란, 재개발·재건축으로 인한 주택멸실과 이주수요가 원인

그 보다는 올해 서울에서만 재개발로 멸실되는 주택이 3만여 가구, 내년에도 4만여 가구이고 재건축으로 멸실되는 주택도 1만여 가구가 넘어 재건축.재개발로 인한 엄청난 주택멸실율 상승과 그에 따른 전세이주수요를 급증이 전세대란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고 있다. 주로 전세값 급등이 나타나고 있는 곳이 강동, 송파, 강서, 용산, 과천 등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활발히 벌어지고 있는 지역이라는 점도 이를 입증한다. 재건축.재개발사업으로 주택이 멸실되어 이주하는 세대는 이미 자기집이 있는 세대이므로 새로 집을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전세를 구하게 되고 자기 직장이나 자녀의 학교통학 등을 고려하여 주로 재건축.재개발사업이 벌어지는 주변지역에서 전세를 구한다. 그래서 재건축.재개발사업으로 주택멸실이 많이 발생하고 있는 강동,송파,강서,용산,과천 등의 지역에서 전세난이 심화되고 있다. 게다가, 재건축.재개발로 멸실되는 연립주택이나 다세대.다가구 주택은 서민들의 전세주택용으로 활용되었으나 우리의 개발방식은 양호한 연립.다세대.다가구 주택마저 모두 완전 철거하고 새로 아파트를 짓는 방식이어서 개발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주수요에 대처하기가 더욱 어렵다.

이미 우리는 지금과 같은 전세대란을 2007년 상반기에도 경험한 바 있다. 2차 뉴타운지구 11곳 중 3분의1 정도가 사업계획승인을 받고 이주를 시작하였는데도 갑작스럽게 1만5000여 가구의 주택멸실이 일어나고 주변지역으로 이주수요가 폭증하여 4000만 원 하던 전세보증금이 8000만 원이 되는 등 전세값 폭증현상이 발생했다. 이때는 강남지역의 재건축사업은 주춤하고 있던 상황이어서 주로 강북지역을 중심으로 전세난이 심각하였으나 지금은 강남지역의 재건축사업도 활발히 추진되어 이 지역에서도 주택멸실이 높아져 이주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러한 과속개발. 동시다발적 개발의 폐단을 절감하고 자신도 50여개의 뉴타운 개발지구를 추가지정하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당선되었지만, 과감하게 더 이상 뉴타운 추가지구 지정을 중단하고 재개발사업에 대하여 단계적.순차적 개발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었다. 이를 위해 뉴타운.재개발사업에 대한 자문위원회를 구성하기도 했다.

이때 이미 이런 추세를 그대로 방치하면 2009년, 2020년이 되면 10만 가구의 주택멸실과 이주수요 폭증으로 전세대란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고되고 있었다. 하지만, 서울시의 구체적인 고민과 대안모색은 뒤로 하고 이명박 정부는 경제위기를 건설경기 활성화를 통하여 극복한다는 방향 하에 수도권 도심에서 재건축.재개발 규제완화를 통해 200만 호의 주택을 공급한다는 2008년 9월 소위 '9.19대책'을 발표했다. 수도권에서 뉴타운 지구를 2배 더 지정하고 재개발.재건축의 절차를 더욱 단축해 개발의 속도를 더욱 빠르게 하고 소형주택. 임대주택 의무건설비율 등의 규제도 모두 폐지한다는 것이었다. 그 당시 서울시의 진단과는 정반대의 정책을 발표한 것이다. 이때부터 불과 2년 후에 닥칠 작금의 전세대란에 대비하여 서울시와 이명박 정부는 구체적 대안을 내지 못하고 서로 엇박자의 행정을 보였다. 국회에서 재건축에서의 소형아파트 의무비율 폐지에도 불구하고 서울시에서는 소형주택 의무비율을 유지하겠다고 하고, 뉴타운 추가지정을 놓고 정부.여당과 서울시가 갈등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결국, 예견되는 전세대란에 대한 대책없이 재개발.재건축사업을 속도를 내어 주택멸실이 빠르게 증가하자 전세대란은 점점 현실화되고 있다. 2010년에는 더 많은 주택멸실이 예견되고 있어 전세대란은 더 가속화될 우려도 있다.

빚 얻어 오른 전세값 감당하라는 게 정부 대안?

정부가 대안으로 내놓고 있는 전세자금 대출확대는 전세대란의 해결용이 아니다. 전세값이 오르면 정부가 대출자금 지원해 줄테니 걱정하지 마라는 대응 밖에 되지 않는다. 가계빚이 700조 원을 넘어 다음 금융위기 폭탄이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일고 있다. 또 경제위기로 가계소득은 줄어들고 있는데, 대출지원을 해 줄테니 빚 얻어 오른 전세값 지불하라는 것은 당장 급한불을 끄는 미봉책에 불과하다.

도심의 원룸형 주택, 다세대주택 공급확대 정책은 필요한 정책이지만, 원룸형 주택은 가족 함께 거주하고 있는 세대에게는 해결책이 될 수 없다. 또 원룸형 주택과 다세대주택 공급확대를 위해 진입도로, 주차공간 확보 의무를 완화한다는 것은 80-90년대 건설한 다세대.연립주택지역이 주차난, 도로난 등 난개발로 바로 슬럼화되어 다시 재개발의 대상이 되어 버렸던 교훈을 망각하는 것이다. 오히려, 현재의 뉴타운지구내 존치구역을 확대하여 존치구역내 노후.불량도가 상대적으로 양호한 다세대주택을 정부가 대량매입 후 리모델링하여 도심형 임대주택으로 활용하는 것이 저렴한 재정으로 단기간내 해결이 가능한 정책이 될 수 있다.

주거용건물이 아닌 오피스텔을 주거용으로 전용하는 행위를 형사처벌까지 해 왔던 정부가 다시 오피스텔을 주거용으로 사용하도록 하겠다고 한다. 정책 일관성도 문제이지만 왜 그런 규제를 해 왔는가에 대한 교훈을 잊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문이 든다. 상업용 건물로 건축허가를 받아 건축되는 오피스텔은 주택법의 적용을 받지 않아 분양가상한제, 전매제한 등의 규제를 받지 않아 투기대상 부동산으로 주변집값 상승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뿐만 아니라 도시계획 등의 규제도 받지 않아 교통난, 도로난 등 많은 부작용을 일으킨 바 있다. 뒤늦게 300세대 이상의 경우 주택법의 규제를 받게 된 주상복합건물의 예처럼 상업용 건물을 주거용으로 전용하는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한 대비책을 세우고 30여년간 유지해 온 오피스텔에 대한 정책전환을 하는 것인지 의문이다.
▲ 주거용건물이 아닌 오피스텔을 주거용으로 전용하는 행위를 형사처벌까지 해 왔던 정부가 전세대란의 대책으로 오피스텔을 주거용으로 사용하도록 하겠다고 한다. ⓒ프레시안

전세대란에 대한 대책 I : 단계적.순차적 개발과 공공임대주택 확대

첫째, 재건축.재개발에서 나타나고 있는 과속개발, 동시다발적 개발의 폐단을 급히 시정해야 한다. 주택멸실율과 이주수요, 이에 따른 전세대란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개발속도를 내기 위하여 규제완화, 절차간소화, 밀어붙이기만 난무하는 개발방식에서 적어도 각 구별로 주택멸실율과 이주수요 등을 감안한 단계적, 순차적 개발허가가 나도록 해야 하다.

이미 개발허가가 난 곳에서도 본격적인 주택멸실과 착공시기는 더 늦추도록 해야 한다. 특히, 뉴타운 재개발의 경우 더 이상 미루지 말고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에 예고되어 있는 순환재개발방식을 적극 도입하여 개발과정에서 이주수요를 흡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10개 지구로 분할되어 있는 뉴타운지구의 경우 한꺼번에 개발에 돌입하는 것이 아니라 1,2지구를 개발하면서 임대주택을 건설하고, 3,4지구를 개발할 때 멸실되는 주택의 이주자들을 위 1,2지구 개발에서 건설한 임대주택에 입주하게 한 후 3,4지구 개발이 끝났을 때 이주자들이 돌아가면 그 때 임대주택을 분양하는 식으로 5,6지구와 7,8지구를 그와 같은 방식으로 순차적으로 개발하는 것이다.

둘째, 비교적 노후,불량도가 양호한 연립주택.다세대주택 등은 존치지구로 묶어 남겨 둠으로써 개발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주수요를 이러한 전통적인 전세용 주택에서 흡수할 수 있도록 한다. 영국의 런던이나 일본의 동경의 경우, 60-70년대를 거치며 현재 우리가 하고 있는 것과 같이 기존 주택을 전부 철거하고 그 위에 아파트를 짓는 도시재정비 방식을 폐지하고 정부와 지방정부가 도로.학교.문화시설.공원 등의 기반시설을 재정을 투입하여 재정비하고 그 과정에서 멸실되는 주택을 위해서만 그 주변지역에 용적율을 높여 공동주택을 건설하고 기존주택들은 개축.리모델링 등의 방식으로 개량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도시재정비를 추진하고 있다.

기존주택을 전부 철거해 서울이란 도시에서는 주택은 대부분 아파트로 획일화되어 되는, 세계적으로 찾아보기 힘든 파행적인 도시를 만드는 것이 과연 바랍직한 것인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완전철거 방식과 이러한 존치지구에서 기존주택을 멋스럽게 개량.하도록 지원하는 방식의 개발로 도시전체의 계획에 맞추어 조화되게 도시재정비 플랜이 짜여져야 한다.

셋째, 정부가 보유하는 공공임대주택의 재고량을 지속적으로 확대해야 한다. 유럽의 선진국에서 우리와 같은 전세대란, 집값대란이 일어나지 않는 것은 전체 재고주택의 20%(우리와 같이 좁은 국토에 인구밀집을 경험하고 있는 네덜란드는 40%를 넘는다)이상이 정부가 보유하는 장기임대주택이기 때문이다. 민간임대료나 주택가격에 완충작용을 하는 주택이 풍부하기 때문에 일시에 전세수요나 매매수요가 쏠려 '대란'이 일어나는 것을 방지한다. 젊은 세대는 평생 집을 마련하는데 자신의 소득을 전부 소진하기 인생전략을 택할 것인가, 정부보유 공공임대주택에서 거주하면서 자신의 소득을 자신이 개발.여가 등에 사용할 것인가의 인생전략을 선택할 수 있다.

한국에서 공공임대주택정책을 처음 시행한 것은 노태우 정부이었는데, 주택문제로 민란이 우려된다는 발상에서 소득분위 1분위의 극빈층만을 공공임대주택의 대상으로 하여 영구임대주택을 건설하다 보니 우리 국민의 뇌리 속에 공공임대주택은 혐오시설이라는 씻기 어려운 나쁜 이미지를 만들었다.

김영삼 정부는 영구임대주택 비판 분위기 속에서 5년, 10년 후에 분양하는 임대주택이 아닌 후분양 주택만을 공급해 지금 김영삼 정부 때 건설한 공공임대주택은 거의 남아 있지 않다. 오히려, 영세한 민간건설사가 정부의 재원지원과 택지공급지원을 받아 건설한 이러한 후분양형 공공임대아파트가 부도가 나서면 최근까지도 우리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든 부도임대아파트 문제를 양산하게 됐다.

김대중 정부는 다시 공공임대주택 건설계획을 수립해 자신의 정치브랜드에 맞추어 국민임대주택이라 했는데, 최초 2만호 건설에서 시작하여 김대중 정부의 부동산경기 활성화정책으로 집값상승이 심화되자 10만호, 20만호, 끝내 50만호 건설계획까지 나오게 됐다.

노무현 대통령은 선거공약으로 자신이 임기중 50만호 건설, 2016년까지의 100만호 건설공약을 내걸게 되었다. 그러나, 100만호가 건설돼도 전체재고주택의 10%가 안돼 유럽 선진국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친다. 노무현 정부 말기에는 50만호 장기전세주택(서울시 시프트와 같은 것) 50만호, 10년 장기임대 50만호를 합하여 총200만호의 장기임대주택건설계획이 발표됐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에 들어와 보금자리주택으로 브랜드를 바꾸고 임대주택보다는 분양주택에 초점이 맞추어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영구임대주택이 부활하고 국민임대주택 건설실적은 계속 하락하여 노무현 정부 말인 2007년 14만6000가구가 건설되었으나 2008년에는 20.54%나 되는 1만6000가구가 줄어들었고, 2009년 올해는 임대주택 공급 목표량도 10만 6000가구로, 지난 해 건설실적에 비해 8.62%나 더 줄어들 전망이다. 더욱이, 정부보유 공공임대주택으로서의 기능이 떨어지는 5년, 10년 분양전환 임대주택을 늘리고 국민임대주택 건설계획을 축소하는 것은 지난 10여년간 추진되어 온 주거복지정책을 후퇴시키는 것이다.

넷째, 무엇보다도 도심에서 공공임대주택이나 전세용의 소형주택 확보가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재개발.재건축 과정에서 소형주택, 임대주택이 많이 건설되도록 소형주택, 임대주택 의무건설비율 정책이 강화되어야 한다. 40평-60평의 중대형 아파트를 1세대 늘리게 되면 20-30평형의 소형아파트 2-3세대가 줄게 되고 12-18평형의 임대아파트 3-4세대가 줄게 된다.

도심의 재정비지구는 영세한 가옥주,세입자가 밀집하여 주거하는 지역이기 때문에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은 재개발사업의 경우에는 중대형주택이 전체주택의 20%를 넘지 못하도록 하여 소형주택 건설을 강화하고 임대주택의 경우에도 전체주택의 17%, 세입자의 30% 이상의 임대주택을 건설하도록 의무화하고 있으나, 뉴타운사업의 경우에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강북을 강남을 대체하는 고급도시로 개발한다는 명분으로 소형주택 의무비율을 완화하여 중대형주택을 40%까지 건설할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뉴타운 사업지구에서는 소형주택과 임대주택이 줄어들게 되고 심지어 전체주택수가 개발후 오히려 줄어들어 도심에서 주택공급을 늘리기 위하여 뉴타운사업을 촉진한다는 명분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

장위뉴타운 경우 개발이 끝나면 개발전 2만8284가구에서 2만3846가구로 오히려 4538가구가 줄어들고, 북아현뉴타운 2318가구, 신림뉴타운 1593가구가 각각 줄어들고 상계뉴타운과 돈의문 뉴타운의 경우에는 불과 10가구, 90가구만 늘어날 뿐이다. 이러다 보니 시범사업과 2차 뉴타운 사업 시행결과 개발전 16만2429세대에서 개발 후 16만7852세대로 공급확대 가구수는 5423세대에 불과하다.

정부 발표는 뉴타운사업(광역재정비) 사업으로 현재 35만 가구 공급확대 예정이고 9.19.대책으로 25만 가구를 추가확대 공급한다고 하지만, 실제는 순증가량이 아니고 이미 철거된 주택까지 포함한 수치로 순공급증가량은 미미한 수치에 불과하다. 장위뉴타운 경우 세입자의 경우는 1만1000여 세대가 이 지역을 떠나야 할 정도이다. 이렇게, 중대형 위주로 주택이 공급되다 보니 원주민들의 소득수준으로 입주한 소형주택이나 임대주택은 턱없이 부족하고 분양가격이나 임대료도 비싸 원주민들은 대부분은 도시외곽으로 밀려나가 원주민 정착율이 20%에 불과한 실정이다. 지금까지 드러난 이러한 뉴타운 사업에 따른 소형주택. 임대주택이 줄어드는 폐단을 시정하여 도심에서 소형주택. 임대주택을 늘리도록 해야 한다. 뉴타운개발에서는 중대형 고급주택 위주로 개발하고 그 주변에 원룸형과 기숙사형의 주택으로 전세주택 수요를 충당한다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정책이며 원룸형이나 기숙사형 주택은 가족 함께 거주하는 세대에게는 주거의 대안이 될 수 없는 정책이다.

전세대란의 대책 II : 계약갱신, 임대차등록, 공정임대료 등 주택임대차 제도개선

장기적으로는 조금만 수급불안이 와도 급등,대란 등의 사회적문제를 일으키는 전세문제에 대처할 수 있는 전세제도 개선책도 마련해야 한다.

첫째, 2년의 주택임대차기간이 종료하고 동일한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에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임대차계약이 갱신되는 비율이 더 높으나 지금처럼 전세값이 급등하는 시기에는 임대인이 그 주택을 다시 임대용으로 사용할 것이면서도 전세값을 올려 받을 목적으로 임대차계약을 갱신하지 않는 경우가 많이 발생한다. 경제적 약자인 주택임차인에게 주택임대차계약을 한번 더 갱신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은 주택임대차시장의 안정화를 위해서도 바랍직하다.

그래서, 2년의 주택임대차기간이 종료한 후에도 주택임차인이 2년의 기간 범내에서(총기간은 4년) 임대인에게 주택임대차계약의 갱신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고 임대차가 갱신되는 경우에는 전세보증금이나 임대료의 상승을 5%의 범위내에서 제한하는 입법이 도입되어야 한다.

다만, 임대인에게도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임차인의 이러한 갱신요구에 대항할 수 있어야 하므로, 주택의 개축.재건축, 임대료 연체, 임대인이 직접사용할 필요성 등의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임대인이 갱신을 거절할 수 있는 거절권을 부여하는 것이 법의 형평의 이념에 부합하고 임대인의 재산권이 과도하게 제한된다는 위헌시비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불투명한 공시제도를 개선하고 전세수요자에게 전세가격 등의 정보를 전달하여 지역적 전세값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임대차에 대하여도 임대차등록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과거 많은 등기소를 설립하고 많은 공무원과 장부를 비치하던 시대와 달리 전산화된 전자문서가 등기부를 대신하는 행정전산화시대에서는 많은 비용을 들이지 않고 제도를 도입할 수 있을 것이다. 전세 등 임대차에 대하여는 동사무소에 하는 전입신고가 공시제도의 역할을 하고 있으나 이러한 전입신고의 내용은 전세가격이나 임대료 등을 공시하는 제도가 아니고 일반인이 언제나 그 장부를 열람.복사할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매우 불완전한 공시제도다. 세계 어느나라에서도 이러한 행정문서를 권리관계의 공시제도로 이용하고 있는 예는 없다.

1980년초 정치.경제적 위기 상황에서 아무런 보호장치가 없던 주택임대차에 대하여 시급하게 보호장치를 마련하다 보니 전입신고 제도를 공시제도로 활용하여 전입신고를 하면 주택임차인에게 주택매수인이나 근저당권자 등 다른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있는 대항력을 준 것인데, 주택임대차 시장개혁을 위해서도 장기적으로 공시제도를 선진화할 필요가 있다.

셋째, 위와 같은 임대차등록제를 통해 확보되는 각 지역별 임대료가격의 정보를 바탕으로 현재의 부동산 공시가격과 유사한 지역별 공정임대료를 책정하여 주택임대차가 이런 공정임대료, 공정보증금가격의 수준에서 체결되도록 유도하여 전세값, 임대료 안정을 도모할 수 있어야 한다. 서구 유럽에서도 정부가 보유하는 공공임대주택의 재고량이 충분히 확보되어 더 이상의 집값상승, 임대료 상승의 혼란이 일어나지 않게 된 1970년대 이전까지는 정부가 개입하여 임대료 가격을 일정수준 이하 수준에서 정해지도록 하는 공정임대료 제도를 시행한 바 있다.

예를 들어, 영국의 경우 임대료사정관이 개입하여 공정임대료(Fair Rent)의 수준에서 주택임대차계약이 체결되도록 유도하는 정책을 오랜기간 시행했다. 우리의 경우도 정부가 계획하였던 국민임대 100만호, 장기전세임대 50만호 건설계획이 완료되는 10년-15년의 기간동안 한시적으로 이러한 공정임대료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보여진다. 임대인이 공정임대료 수준에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는 경우에는 임대소득세를 감면혜택을 주는(정부도 새롭게 주택전세에 대하여도 임대소득세 부과제도를 도입하려 하고 있다) 인센티브 정책도 필요하다. 주택분쟁조정위원회를 설치해 공정임대료를 둘러싼 분쟁을 신속히 해결하도록 하는 등 작금의 전세대란과 같이 주기적 또는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전세대란의 시기에 전세값 급등현상에 대비하는 분쟁조정제도도 도입할 필요가 있다.

집값 안정이 만병통치약이다

세계적으로 2000년대 초반에 과잉유동성에 의하여 형성된 부동산 거품이 꺼지고 경제위기 국면을 지나면서 집값의 하향안정화 추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사태에서 알 수 있듯이 미국의 집값이 30% 정도 하락하였고 영국, 호주 등 집값상승현상이 있었던 나라마다 집값이 하락하고 있고, 일본도 2008년 초 도심에서 시작된 집값 하락 현상이 확산되어 20-30%의 집값하락이 있었다. 한국도 예외는 될 수 없어 2005년-2006년 최고점을 찍었던 집값은 버블이 가장 심했던 강남, 분당, 용인 등의 소위 버블세븐 지역을 중심으로 고점대비 30 % 정도까지 하락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의 부동산경기활성화 정책과 한강르네상스, 재건축.재개발사업 등 각종 개발사업지역을 중심으로 다시 상승하여 2006년의 최고점까지 올랐다.

유엔의 주거기구가 주거권이 침해되지 않는 수준의 적정 집값으로 권고하고 있는 기준은 소득대비 집값비율(PIR : Price to Income Ratio)이 3-4배 정도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도시가구근로자의 평균소득이 월330만 원 연 4000만 원 정도이니 이러한 평균적인 도시가구근로자를 기준으로 보면 대략 1억2000만 원에서 1억6000만 원이 적정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수도권의 집값은 도시근로자 평균소득의 8-10배에 달하는 3-4억 원 정도이다. 특히, 분양가상한제의 본격적인 시행이 예견되었던 2007년부터 주거목적으로 집을 구입하려던 실수요자는 저렴한 분양주택과 집값하락에 대한 기대로 대기수요화하고 있었는데, 이러한 기대와 달리 집값이 올라 더욱 더 대기수요를 낳았다. 물론, 이러한 전세대란이 계속된다면 차라리 집을 사겠다는 수요가 발생하여 이러한 대기수요가 일시에 집을 구매하려는 수요로 나설 경우 집값상승의 촉매제가 될 우려도 크다. 2006년 하반기의 폭발적인 집값상승은 이러한 전세값 상승으로 인한 불안심리가 빚을 내서라도 집을 사겠다는 수요로 전변되어 발생한 측면도 있었다.

이명박 정부는 부동산경기 활성화가 경기부양에 미치는 파급력이 큰 점을 염두에 두고 집값상승에 제동을 거는 정책전환시기를 계속 미루고 있다. 하지만 이미 집값상승, 부동산버블의 위험성이 목전에 다가오고 있으므로 시급히 부동산정책을 규제완화, 투기조장의 정책에서 집값안정, 투기억제의 방향으로 선회해야 한다. 시중유동자금이 800조 원이 넘고 주택담보대출이 330조 원을 넘어 과잉유동성이 부동산으로 방향을 잡고 계속 유입되면서 버블이 만들어지고 있는데, 정부 관료들 내부에서 DTI(Debt To Income) 금융규제를 한다 만다 하며 정책에 엇박자를 보일 때가 아니다.

전세값 급등에 놀란 서민들이 빚을 내서 주택구입에 나서게 될 경우 2005년-2006년 시기와 같은 일시적 집값폭등 현상도 재현될 수 있다. 그 당시 빚을 내서 집을 샀던 서민들이 이자율 상승에 따른 부담가중으로 소비가 크게 위축되고 집값하락시기에는 상투잡고 집을 산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에 시달리게 되었던 교훈을 잘 되새겨야 한다.

이제, 더 이상 미루지 말고 적어도 소득주준, 즉 상환능력에 따라 대출규모를 제한하는 DTI 대출규제를 수도권으로 확대하는 금융정책, 임대소득세. 종부세 등 주택보유세 강화하는 세제정책, 분양가상한제를 유지하고, 전매제한 강화 등 주택공급정책의 각 방면에서 집값안정과 투기억제의 방향으로 주택정책을 선회하여야 한다.

전세대란-집값상승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정부의 주택정책과 국가의 미래

최근 2년 사이 세계적으로 주택가격의 거품이 제거되며 주택가격이 20-30 % 하락해 왔는데 한국만 부동산가격이 계속 유지되거나 오히려 상승하는 현상을 보여왔다. 정부는 애써 부동산가격의 정상화라고 하지만, 국민의 소득 대비 주택가격의 비율에서 PIR에서 알 수 있듯이 적어도 수도권 지역의 주택가격에는 상당한 버블이 존재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상식적으로 판단해 보아도 국민소득이 우리의 2배가 되는 일본 동경의 땅값 보다 서울 강남의 땅값이 더 높을 수 있겠는가.

한때 일본의 땅을 다 팔면 미국 전부를 2번 살 수도 있다는 얘기가 있었지만 그것은 일본경제의 자랑이 아니라 일본경제의 악몽이 되었음을 우리는 일본의 1990년대 잃어버린 10년의 경제침체에서 교훈을 알 수 있다.

선진국들이 경제위기 상황에서 고통 속에서 부동산가격조정을 마쳤는데, 한국만 부동산버블가격을 계속 유지하거나 더 버블을 만들게 될 경우 향후 2-3년 후 경기회복시기에 선진국은 부동산가격이 안정되어 안정된 임대료, 안정된 주거비를 바탕으로 한 안정된 임금, 물가안정 등을 무기로 제조업투자 활성화 등 국가경쟁력을 제고하게 될 때 한국경제는 계속 부동산 가격거품에 시달리다 국가경쟁력을 상실하게 되지 않을까 심각하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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