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24일 예술의전당 4층 연습실에서 국립발레단 단원들의 발레 '차이코프스키' 연습이 있었다. 발레 '차이코프스키'는 음악가 차이코프스키의 청년 시절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복잡했던 그의 내면의 심리를 섬세하게 다뤘다. 오는 9월 10일 첫 공연을 시작으로 13일까지 총 5회 공연되는 발레 '차이코프스키'는 명품 발레라는 명성에 걸맞게 연습도 실전만큼이나 진지했다.
위 사진은 백조의 이미지를 대변하는 발레리나들의 모습이다. 이 작품에서 백조는 차이코프스키의 내면에 존재하는 선한 이미지를 상징한다. 발레 '차이코프스키'에서 백조는 검은 새로 표현되는 차이코프스키의 어두운 내면과 끊임없이 대립한다. 이것은 생전의 차이코프스키가 얼마나 큰 고통과 번민으로 괴로워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차이코프스키는 살아 있을 때 한 번 결혼했다. 그는 '재능도 없고 머리도 나쁜' 여자 안토니나 밀루코바와 사랑 없는 결혼을 결심한다. 사랑을 주진 않았지만 그녀에게서 마음의 위안과 보호를 찾았던 차이코프스키는 언제나 남들의 눈에 정상적인 모습으로 비춰지길 원했다.
연습은 11시부터 6시까지 이어졌다. 오전에 단원들은 바를 잡고 가볍게 몸을 푼 뒤 1시부터 본격적인 리허설에 들어갔다. 리허설은 언제나 긴장의 연속이다. 엄격하게 진행되는 리허설 속 오누이처럼 담소를 나누고 있는 발레리나와 발레리노의 모습이 있어 담아봤다. 치마를 잡고 웃는 어린 발레리나의 표정이 귀엽다.
트레이너를 담당하고 있는 올가 칼리코바. 러시아에서 온 외국인 선생님이다. 단원들의 동작뿐 아니라 위치, 감정 표현까지 섬세하게 지도해주는 꼼꼼함이 엿보인다. 창작의 고통에 몸부림치고, 공상과 현실의 혼돈 속에서 휘청거렸던 차이코프스키는 그녀와 그녀의 손끝으로 단련된 단원들을 통해 아름답게 무대 위에 재탄생된다. 발레 '차이코프스키'는 오는 9월 10일부터 13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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