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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여, '스펙 전쟁' 아닌 '삽질과의 전쟁'에 나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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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여, '스펙 전쟁' 아닌 '삽질과의 전쟁'에 나서라!"

[홍성태의 '세상 읽기'] 4대강 죽이기와 20대

노무현 전 대통령도 세상을 떠나고, 김대중 전 대통령도 세상을 떠났다. 민주주의와 민족주의, 복지주의라는 선진적 가치를 추구했던 대표적인 두 지도자가 석 달의 시차를 두고 모두 세상을 떠난 것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자신의 후계자로 여겼던 김대중 전 대통령이 그의 돌연한 죽음에 얼마나 상심했는가를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아마도 그 때문에 김대중 전 대통령도 이 여름을 넘기지 못한 것이리라.

작년 여름에 답답한 속을 달래기 위해 <대학>, <논어> 등을 읽었다. 그냥 읽고 넘기지 않고 가슴에 다가왔던 몇 구절을 적어놨다. 먼저 <대학>에서는 이런 구절들을 적어놨다.

"나라를 둔 사람은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된다. 편벽되면 천하의 모욕을 받을 것이다."
"사람을 얻으면 나라를 얻고, 사람을 잃으면 나라를 잃는다."
"사람들이 싫어하는 것을 좋아하고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을 싫어한다. 이것은 사람의 성품에 거스르는 것이어서 재앙이 반드시 몸에 미친다."


<논어>에서는 이런 구절들을 적어놨다. 너무나 유명하고 현재에 적실한 구절들이어서 이렇게 밝히기가 머쓱할 정도이다.

"덕으로써 정치를 하는 것은 비유컨대 북극성이 북극에 자리잡고 있어서 뭇 별이 그것을 중심으로 도는 것과 같다."
"웃사람의 몸가짐이 바르면 명령하지 않아도 백성은 행하고, 그 몸가짐이 바르지 않으면 명령하여도 따르지 않으리라."
"허물을 고치지 않는 것이 바로 허물이다."


구구절절이 가슴에 다가오지 않는가?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은 경찰, 검찰, 기무사, 국가정보원, 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을 내세워서 국민의 자유를 억압하고, 대다수 국민들이 반대하는 '4대강 죽이기'를 기어코 강행해서 엄청난 재정의 왜곡을 야기하고, 결국 이 나라의 '선진화'를 대대적으로 가로막고 있지 않는가? 2000년도 더 전에 쓰여진 중국의 고전들이 지금 이 나라의 어둠을 밝히는 횃불이 되고 있지 않는가?

김대중 전 대통령은 "인생은 아름답고 역사는 발전한다"는 멋진 말을 남겼다. 암살과 사형의 고비를 구사일생으로 넘긴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사람이 남기기 어려운 말이다. 그런 만큼 그의 깊이와 넓이를 느끼게 해 주는 말이기도 하다. 김대중 전 대통령을 조문하며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도 그를 적극 칭찬했다.

그러나 그들은 과연 마음 속으로 그를 칭찬했는가? '미디어 장악법'도, '4대강 죽이기'도 그대로 강행하고 있으면서 이제 '조문정국'이 끝났으니 무조건 국회로 돌아오라고 요구하는 것이 과연 온당한 것인가? 진정 마음 속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을 칭찬하고 있다면, 그가 추구한 민주주의, 민족주의, 복지주의를 적극 이어받아야 할 것이고, 이를 위해 무엇보다 '미디어 장악법'과 '4대강 죽이기'를 즉각 폐기해야 할 것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민주대연합'의 유지를 남겼다고 한다. 그렇다. 민주대연합을 해야 한다. 그러나 무조건적 민주대연합은 이루어질 수 없고, 이루어져서도 안 된다. 민주대연합을 통해 무엇을 할 것인가, 민주대연합의 사회적 목표는 무엇인가, 이에 대한 명확한 합의를 통한 실질적 민주대연합이 이루어져야 한다.

반독재는 물론 대단히 중요하다. 그러나 단순히 반독재만으로는 크게 부족하다. 민주화 20년 또는 민주화 10년의 역사에서 우리가 꼭 배우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은 민주화의 사회적 내용을 가능한 한 명확히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디어 장악법'과 '4대강 죽이기'의 폐기는 그 핵심이 될 수 있다. 전자의 폐기는 민주사회의 기초를 다지는 것이고, 후자의 폐기는 복지사회의 기초를 다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20대의 각성과 실천에 대해 잠시 말하고 싶다. 지난 대선에서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20대의 지지도가 높았다. 치열한 생존 경쟁에 휘말려 있는 불안세대인 20대는 이명박 대통령의 높은 경제 성장에 대한 약속에 매혹되었을 수 있고, 또 성공한 기업인으로서 그의 강력한 이미지에 현혹되었을 수 있다. 그러나 이제는 그 매혹과 현혹에 대해 깊이 성찰해야 할 때가 되었다.

▲ 이명박 정부가 '삽질'에 쏟아붓는 돈을 20대를 위해서 쓴다면 곧바로 '반값 등록금' 공약을 실행할 수 있다. ⓒ프레시안(조형·사진=손문상)
'4대강 죽이기'는 그야말로 '혈세 먹는 하마'이다. 엄청난 재정을 흡수해서 토건족에게 퍼주는 것이 '4대강 죽이기'의 경제적 본질이다. 20대가 절실히 필요로 하는 교육, 복지, 문화의 예산은 오히려 크게 줄어들고 있다. '4대강 죽이기'에 퍼붓는 재정을 정말 20대를 위해 쓴다면, 예컨대 '반값 등록금 공약'을 즉각 실현할 수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 공약을 한나라당의 공약이라며 자기와는 무관한 듯이 말하고 있다.

20대는 지금도 불안 세대이지만 앞으로도 계속 그럴 가능성이 높다. 막대한 재정을 '4대강 죽이기'가 아니라 20대가 정말로 필요로 하는 교육, 복지, 문화에 퍼부어야 한다. '스펙 전쟁'에 휘말려 있다 보니 현재의 정책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어려운지 모르겠으나 '4대강 죽이기'는 20대의 현재와 미래를 모두 암울한 나락 속으로 빠뜨리는 정책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무모한 토건경제 확대 정책은 결국 토건공황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금 20대는 '4대강 죽이기'로 말미암아 '반값 등록금'을 누리지 못할 뿐만 아니라 30대가 되어서는 토건공황이 초래한 경제위기로 큰 고통을 당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4대강 죽이기'는 20대에게 가장 오랫동안 고통을 줄 것이기 때문에 20대가 적극 나서서 이 잘못된 정책을 막아야 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역설한 '실천하는 양심이 되지 않으면 악의 편에 서는 것이다'는 말은 20대에게도 해당되는 것이다. 20대가 '4대강 죽이기'를 막는 활동에 적극 나서지 않는다면, 20대는 결국 '4대강 죽이기'라는 '악의 편'에 서는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 불안 세대 20대는 더욱 괴롭고 커다란 불안 속으로 빠지고 말 것이다.

'4대강 죽이기'를 그냥 '4대강 죽이기' 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큰 오해이다. 그것은 이 사회의 발전을 위해, 따라서 20대를 위해 써야 할 엄청난 혈세를 엉뚱한 곳에서 써서 이 사회의 발전을 가로막고, 따라서 20대의 발전을 가로막는 것이기 때문이다. 20대는 매혹되기 쉽고 현혹되기 쉬운 시절이다. 그러나 그 이면은 불안과 고통이다. 불안세대 20대가 불안과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현실의 정책에 깊은 관심을 기울이고 잘못된 정책을 바로잡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

'스펙 전쟁'에서 이기는 것만으로는 '4대강 죽이기'와 같은 거대한 구조적 문제가 강요하는 암울한 불안과 고통에서 벗어날 수 없다. 만일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이 바라는 대로 '미디어 장악법'이 확립된다면, '4대강 죽이기'는 온통 초록색으로 치장하고 구국의 사업으로 미화될 것이다.

일찍이 프란시스 베이컨은 '아는 것이 힘'이라는 말로 찬란한 계몽주의의 시대를 알렸지만, 오늘날 우리가 아는 것의 상당 부분은 미디어에 의해 주어지는 것이며, 이 점에서 '미디어 장악법'은 대단히 무서운 법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므로 불안세대 20대가 '4대강 죽이기'의 불안과 공포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미디어 장악법'의 문제에 대해서, 나아가 거짓을 진실로 선전하는 현재의 이상한 미디어의 문제에 대해서도 잘 알고 저항해야 한다. 20대가 '스펙 전쟁'에만 빠져 있는 사회에 미래는 없다.

20대는 역동의 시절이다. 가수 이효리 씨가 최근에 "20대는 KTX 같다"는 말을 한 모양이다. 나는 한술 더 떠서 "20대는 제트기 같다"고 말하고 싶다. 20대에 배우고 익힌 것으로 40~50년을 살아야 한다. '스펙 전쟁'에나 빠져 있기엔 20대는 너무나 귀중하고 소중하다. 20대 개인에게만 그런 것이 아니라 사회 전체에게도 그렇다.

'4대강 죽이기'를 폐기하고 거기에 소요되는 막대한 혈세를 20대에게 투자하도록 해야 한다. 불안세대 20대를 불안과 공포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이 '진정한 선진화'의 길이다. 우리에게는 그렇게 할 수 있는 경제적 능력이 충분하다. 이 사회의 발전을 위해 20대가 적극 나서서 자신의 권리를 실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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