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의 운구가 공식빈소가 마련된 국회에 20일 안치됐다.
유가족과 민주당 의원 및 당직자, 국회대표단이 고인을 맞이했다. 미리 국회광장에 나와 있던 시민들도 민주화를 상징하는 거목의 마지막 발걸음을 좇았다.
20일 오후 4시 신촌 세브란스 병원을 출발한 운구행렬은 30여분 후 국회에 도착했다. 오전 내내 추적추적 내리던 빗줄기는 점차 잦아지더니, 정오를 지나면서 완전히 그치고 햇살이 드러났다.
운구차가 도착하기 전부터 본관 앞에 마련된 빈소 왼편에서 민주당 전현직 의원들이 도열해섰다. 그 뒤로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 일부 의원들과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의원들도 함께 서 고개 숙여 고인을 맞이했다.
운구차가 멈춰선 후 뒤따르던 차량 두 대에서 이희호 여사와 홍일 홍업 홍걸 등 유가족 일행이 나왔다. 미리 자리하고 있던 시민 사이 곳곳에서 조그마한 탄식이 쏟아졌다. 이희호 여사는 입관식 때보다는 마음을 많이 추스른 듯 했으나 남편을 보내기가 여전히 힘겨운 기색이 역력했다.
오후 4시 40분, 운구는 군의장대의 도움을 받아 차량을 완전히 빠져나왔다. 태극기가 뒤덮은 관은 천천히 대형 빈소 바로 뒤 특수 장치에 안치됐다. 온도와 습도가 유지되는 이 장치는 투명 뚜껑이 덮여있지만 일반 조문객들에게 공개되진 않는다.
이어 국회의장, 국회부의장, 상임위원장 등의 차례로 공식분향이 시작됐다. 1997년 2월 대통령직에 취임한 바로 그 자리에서 휴식하고 있는 김 전 대통령의 유해는 23일 오후 2시 영결식을 거쳐 동작동 서울현충원으로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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