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조문단을 불렀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최측근인 김기남 노동당 비서를 단장으로 하는 조문단을 1박 2일 일정으로 불러들였다.
더 할 나위 없는 기회다. 꽉 막힌 남북관계를 풀 수 있는 결정적 계기다. 잡아야 한다. 어떻게든 부여잡아야 한다.
일각에서는 고개를 갸우뚱한다. 북측이 정부가 아니라 김대중평화센터를 통해 조문단 파견 사실을 알려 온 점에 주목하면서 북측이 남측 정부를 무시하려고 하는 것 아니냐고 회의한다. 이른바 '통민봉관' 전략 아니냐고 의심한다.
일각에서는 의미를 축소한다. 북측의 조문단 파견을 햇볕정책의 창시자이자 남북정상회담의 주역에 대한 예우를 갖추기 위한 것으로 한정한다. 북측이 조문정치를 펼 의사는 없는 것으로 간주한다.
반론도 있다. 2001년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사망했을 때도 북측이 현대그룹을 통해 조문 계획을 통보한 점을 들어, 그리고 단순 조문 목적이라면 1박을 안 해도 되는 점을 들어 북측도 이번 조문을 남북관계 개선의 계기로 활용하려고 한다고 분석한다.
아무래도 좋다. 조문단 이전에 이미 시그널을 보냈다. 북측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을 통해 관계개선의 시그널을 보냈다. 남북당국간 협상이 필요한 합의안에 동의했다. 남은 건, 그리고 중요한 건 북측의 의도가 아니라 남측의 의지다.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
6자회담 의장인 우다웨이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 2박3일간의 일정으로 평양을 방문해 북측 관계자들을 만났다. 논의 내용을 알 수 없지만 6자회담 재개방안이 논의됐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흐름이 이렇다. 한반도 좌우에서 물밑대화가 오간다. 관계개선의 물꼬를 틀지도 모를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한반도 남북은 여전히 얼어붙어 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남북관계 개선의 계기가 될 합의안을 들고 왔지만 당국간 대화와 협상은 여전히 막혀있다.
뚫어야 한다. 한반도 정세 급변에 대응하기 위해서도, 현정은 회장의 방북이 결실을 맺기 위해서도, 종국적으로 남북관계 화해무드를 조성하기 위해서도 정부가 나서야 한다.
여지는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말했다. 이산가족 상봉과 금강산 관광재개와 같은 방안에 고개 끄덕이며 말했다. "정주영 회장과 정몽헌 회장이 남북관계의 새로운 길을 연 개척자"라며 두 선대 회장에 대한 추억을 회고했다.
이렇게 풀이할 수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대남 정책 기조를 선회하는 명분으로 현대그룹 두 선대 회장의 '공적'을 활용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적용할 수 있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공적'을 명분 삼아 북측의 대남 정책 기조 변화를 유도할 수 있다. 우리도 적극 나설테니 당신들도 고인의 유지를 받들라고 촉구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활용해야 한다. 고위급으로 구성된 북측 조문단을 남북관계 개선의 창구로 활용해야 한다. 1박의 시간동안 물밑에서라도 협상을 시도해야 한다.
자주 오는 기회가 아니다. 쉽게 잡히는 분위기가 아니다. 잡아야 한다. 고인이 이명박 정부에게 남긴 귀중한 유산을 소중히 부여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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