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분량 "전율 느낄 수준"
19일 오후 8시 최경환 공보비서관은 "아침에 이희호 여사께 (김 전 대통령이 생전에 쓴) 책자를 받았다. 열어본 순간 전율을 느꼈다"며 "분량이 상당히 많기 때문에 앞으로 공개할 만한 내용을 선정해서 준비하도록 하겠다. 일기라고 보시면 된다"라고 말했다.
최 비서관은 공개시점과 구체적 내용 등에 대해선 "국회에 가서 차분해지면 알려드리겠다"고만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의 빈소는 20일 오후 국회로 옮겨질 예정이다.
앞서 박지원 의원은 "따로 유언은 확인되지 않았다"면서도 "입원 직전까지 일기는 쓰셨다"고 말한 바 있다.
김 전 대통령의 유언이나 유서의 존재 여부가 아직 불명확한 가운데, 그의 꼼꼼한 글쓰기 습관을 감안하면 일기에서 유언에 버금가는 내용을 찾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 때문이다. 김 전 대통령은 일기를 대부분 한자로 쓴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지난 6월 11일 열린 '6.15 남북공동선언 9주년' 특별강연에서 현 정부를 강하게 질타하고 있다. 이 연설은 김 전 대통령의 마지막 연설로 남았다. ⓒ뉴시스 |
입원 직전까지 왕성한 활동
한편 최 비서관은 김 전 대통령의 입원 전 마지막 사흘까지 왕성한 대외활동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입원 사흘 전이던 지난달 10일(금요일), 김 전 대통령은 생애 마지막 TV대담을 했다. 최 비서관은 "금요일 오전에 영국 <BBC>와 한시간 동안 사저 응접실에서 대담을 진행했다"며 "북핵문제와 6자 회담, 북-미 관계 등의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라고 말했다. 대담 후 김 전 대통령은 "쉽지 않은 대담이었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11일(토요일) 김 전 대통령은 월간지 <민족21>과 예정했던 인터뷰를 연기했다. 이 잡지와 인터뷰 전 미리 약속했던 <시사인>, <YTN>과의 인터뷰도 전부 미뤘다. 최 비서관은 "이제껏 인터뷰를 약속했다가 연기한 적은 있어도 취소한 적은 없었다. (처음 취소된 것이라) 아쉽다"라고 했다. <YTN>은 인터뷰를 위해 방송세트까지 준비했었다고 최 비서관은 덧붙였다.
또한 입원 바로 전 날인 일요일 김 전 대통령은 14일로 예정된 유럽연합(EU) 25개국의 상공회의소 책임자 100여 명과 만나기 위해 연설문을 준비했다. 평소 모든 연설문을 직접 챙기던 완벽주의자답게 김 전 대통령은 이날도 오후 들면서 연설문을 직접 구술로 작성했다고 한다.
최 비서관은 "김 전 대통령께서 작성이 끝난 후 임동원 통일부 장관에게 보내서 의견을 물어보라셨다. 그날 밤 9시 전화에서 '임 장관, 내가 썼는데 좀 봐줘요'라고 물었다"며 "임 장관은 다음 날(13일) 아침 수정의견을 보냈고 김 전 대통령은 사저 2층에서 누워서 받았다. 이후 곧바로 번역작업에 들어갔다"라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이 연설문은 김 전 대통령의 마지막 연설문이 됐다. '9.19로 돌아가자'는 제목의 이 연설문은 김대중평화센터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또한 김 전 대통령의 마지막 연설은 지난 6월 '6.15 남북공동선언 9주년 기념식'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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